[도드람컵] 지난 시즌은 잊어라, 우리가 알던 황민경이 돌아왔다

의정부/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8-30 20: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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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황민경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현대건설 주장 황민경에게 2020-2021시즌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발바닥 부상으로 고전하며 페이스 조절에 완전히 실패했다. 팀 성적과 자신의 기록 모두 좋지 않았다.

황민경은 29경기에 출전해 134점, 공격 성공률 25.54%, 리시브 효율 31.09%를 기록했다. 커리어 통틀어 커리어 로우급 기록이었다. 팀 역시 최하위에 머물렀다.

비시즌 <더스파이크>와 만난 바 있는 황민경은 "지난 시즌을 생각하면 동료들에게도 그렇고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준비하면서 생각한 결과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와 힘들었던 시즌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황민경은 비시즌 고된 훈련을 했다. 발바닥 재활에도 최선을 다하고, 웨이트 훈련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또한 새로 부임한 강성형 감독도 황민경에게 믿음을 줬다. 황민경은 감독의 든든한 믿음과 열띤 훈련으로 100%의 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황민경은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렸다. 조별예선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양 팀 최다인 18점에 공격 성공률 48%, 리시브 효율 33%를 기록했다. 2차전 IBK기업은행전에서도 15점, 공격 성공률 35%으로 팀 공격에 힘을 줬다.

조순위결정전 KGC인삼공사전에서도 11점으로 제 몫을 했으며, 준결승 도로공사전에서는 13점, 공격 성공률 40.74%로 전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제자가 다시 살아난 모습을 보니 수장 강성형 감독도 흐뭇하다. 조순위결정전 KGC인삼공사전을 앞두고는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좋은 컨디션이다. 그동안 부상이 있었다. 비시즌 웨이트나 체력에 많은 신경을 썼다. 기술 훈련도 중요했지만, 웨이트적으로 많이 준비를 했다. 몸이 가볍고 좋아진 느낌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또한 결승전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말 그대로 작년에는 부상 때문에 실력 발휘를 못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비시즌 웨이트 훈련, 보강 운동을 꾸준히 했다. 아픈 부위를 호소하거나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주장으로서 매 경기 가장 크게 소리를 지르며 팀원들을 독려하는 황민경. 결승전에서도 황민경은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나타나 힘이 되어줬다.  

 


1세트, 공격 성공률 21%(득점 3점)로 저조했지만 리시브 효율 60%를 기록했다. 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고예림의 뒤를 잘 커버해 줬다. 2세트에도 4점을 기록했다. 순도 높은 공격 성공률이 눈에 띄었다. 1세트보다 약 35%로 오른 57%였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도 황민경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양 팀 최다인 17개의 디그를 잡아내며 팀에 많은 반격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황민경은 11점, 공격 성공률 34.4%, 리시브 효율 42.86%를 기록했다. 팀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황민경은 시상식에서 팀을 대표해 주장 자격으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 자주 볼 수 없었던 환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황민경은 컵대회 5경기에 출전해 68점, 공격 성공률 38%, 세트당 디그 4.222개를 기록했다. 단기전의 성격을 띠는 컵대회 활약만을 보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인 황민경의 활약은 분명 긍정적이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고 서서히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컵대회 MVP 정지윤이 윙스파이커 포지션에 합류한다. 두 자리를 놓고 정지윤, 고예림과 경쟁을 해야 되는 입장이지만, 이번 대회 활약으로 확실하게 강성형 감독에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또한 윙스파이커 포지션에서 적응기를 거쳐야 할 정지윤에게 큰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 여러 자리에서 산전수전을 거쳐왔던 황민경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정지윤에게 황민경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주장으로서, 또는 언니로서 정지윤을 비롯한 동생들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몸 상태, 활약이라면 강성형 감독의 믿음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는 포메이션 교체로 인해 주전 자리에서도 밀려나는 어려움을 겪었던 황민경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지난 시즌은 잊어라. 우리가 알던 황민경이 다시 돌아왔다.



사진_의정부/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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