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순위 추첨에서 나온 반전부터 역대 최저 지명률까지, 여러 이야깃거리를 남긴 2020-2021시즌 신인드래프트였다.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0-2021 KOVO(한국배구연맹)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이날 드래프트는 이전과 다른 환경 속에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날 신인드래프트는 비대면으로 열렸다. 여자부 6개 구단 감독과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고교 선수들은 모두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했다. 현장에는 순위 추첨을 위해 온 여자부 6개 구단 사무국장과 진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자리했다.
순위 추첨에서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순위 추첨에서 가장 먼저 구슬이 나온 건 GS칼텍스였다. 4%에 불과한 1순위 당첨 확률을 뚫고 얻은 행운이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KGC인삼공사 역시 한 계단 올라오는 행운을 누렸다. 한국도로공사는 가장 많은 구슬을 넣었음에도(35개) 순위 추첨에서 웃지 못했다. 도로공사 구슬은 4순위 추첨에서야 등장했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얻은 GS칼텍스는 제천여고 김지원(173.1cm, S)을 지명했다. 이 선택 역시 드래프트 전 예상과는 다른 지명이었다.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거론된 자원은 남성여고 이선우(184cm, WS)였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세터 보강을 선택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우리 팀에는 날개 자원이 많아서 세터와 미들블로커에 비중을 많이 뒀다”라고 밝혔다.
김지원에게 놓인 길은 쉽지만은 않다. 이미 GS칼텍스에는 안혜진과 이원정, 이현까지 세 명의 세터가 있다. 이런 와중에 10월 16일에야 팀에 합류할 수 있어 함께 훈련할 시간도 부족하다. 차 감독은 “일단 2~3라운드까지는 상황에 따라 투입될 수도 있지만 팀 적응이 먼저다. 밸런스를 잘 잡아간다면 3라운드 이후 혹은 시즌 후반에 투입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지원이 1순위로 지명된 후 2, 3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은 1순위 후보로 거론되던 두 선수, 이선우와 최정민(179.1cm, WS)을 각각 지명했다. 1순위 후보로도 거론되던 두 선수였기에 두 팀은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두 선수 모두 주 포지션은 윙스파이커이기에 기회를 받기까지 리시브가 관건일 예정이다.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은 “공격은 좋지만 수비나 리시브가 인상적이진 않았다. 팀에서 훈련을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은 여러 윙스파이커뿐만 아니라 미들블로커 기용도 고려 중이라고 밝히며 “리시브에 아쉬움은 있지만 팀에서 훈련하면서 같이 활용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3순위 지명까지 끝나고 차례를 맞은 도로공사는 곧장 선택을 내리지 않았다. 잠시 논의를 거치고 돌아온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제천여고 김정아(171.2cm, WS)를 선택했다. 예상보다 밀린 지명 순번과 여기서 오는 고민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편 올해 여자부 신인드래프트는 저조한 지명률로 슬픈 마무리를 맞았다. 39명의 지원자 중 13명만이 선택을 받아 33.3%로 역대 최저 지명률을 기록했다.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세 팀이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2라운드 4순위에 이르러 IBK기업은행이 강릉여고 김수빈을 호명하면서 2라운드 첫 지명을 알렸다. IBK기업은행에 이어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도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지만 이어진 3라운드에는 다시 두 선수 이름이 불렸다. 4라운드에는 모든 팀이 지명권을 포기했고 수련선수로 선택된 선수도 두 명뿐이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선수층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앞선 두 번의 신인드래프트와 비교해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가 많았고 결국 이는 드래프트 결과로도 이어졌다. ‘최저 지명률’이라는 반갑지는 않은 타이틀로 막을 내린 여자부 신인드래프트였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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