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를 향한 정관장의 의지가 대단하다. 7연승 중이었던 현대건설마저 꺾고 상승세를 유지했다.
정관장이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23, 22-25, 25-22, 20-25, 15-10)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봄배구를 향한 선수들의 의지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끈질긴 수비 이후 빠르게 반격을 마무리하는 플레이와 넓은 시야를 활용해 적재적소에 공을 떨구는 플레이가 평소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쌍포는 56점을 합작하며 화력을 뿜어냈고 이소영도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5-6라운드 전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정관장이다.
현대건설은 연승 행진이 7에서 끊겼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36점을 터뜨렸고 양효진도 12점을 보탰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의 지원이 부족했다. 정지윤과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 3세트에 선발로 나선 김주향까지도 확실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3세트에는 중요한 순간마다 범실로 흐름을 잃은 것도 아쉬웠다. 4세트에 교체로 나서 좋은 활약을 보인 고예림 정도가 위안거리였다.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교체 후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가운데 갈길이 바빠진 현대건설은 정관장에 발목을 잡히며 고비를 맞게 됐다.
1세트 정관장 25 : 23 현대건설 – 정관장의 불타는 공격력
[주요 기록]
정관장 지아: 7점, 공격 성공률 70%
정관장 메가: 서브 득점 1개 포함 6점, 공격 성공률 71.43%
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정관장의 범실에 힘입어 먼저 리드를 잡았다. 4-3에서 메가의 서브 범실과 박은진의 공격 범실이 이어졌다. 7-5에서는 이다현의 디그를 양효진이 빠른 2단 처리를 통해 득점으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정관장은 정호영과 메가의 화력을 앞세워 계속 뒤를 쫓았지만 연속 득점을 올리지는 못하면서 현대건설의 리드가 이어졌고, 양효진이 14-11에서 이소영의 시간차를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점수 차는 4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정관장이 세트 중반 힘을 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이소영이 빠른 판단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15-16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이후 16-17에서 지아가 이소영의 디그와 양효진-김다인의 불안한 호흡으로 찾아온 두 차례의 반격 기회를 모두 살리며 역전을 견인했다. 20-19에서는 메가의 서브 득점과 긴 랠리를 끝내는 지아의 반격까지 터진 정관장은 20점대 이후 확실히 주도권을 쥐는 듯 했지만, 현대건설이 21-24에서 양효진과 위파위의 득점으로 최후의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정호영이 24-23에서 위파위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세트 정관장 22 : 25 현대건설 – 성난 현대건설의 반격
[주요 기록]
현대건설 김다인: 0-0에서 2연속 서브 득점
현대건설 모마: 7점, 공격 성공률 70%
1세트를 아쉽게 패한 현대건설은 2세트가 시작하자마자 김다인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포문을 연 뒤, 정지윤의 다이렉트 공격과 메가의 공격 범실까지 엮어 5-1로 치고 나갔다. 흐름이 좋지 않자 염혜선은 지아를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시간차 패턴으로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지아를 제외한 다른 쪽에서의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의 리드는 계속됐고, 15-11에서 이다현의 B속공이 터지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현대건설이 선착했다.
정관장은 1세트 때처럼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힘을 냈다. 12-16에서 메가의 백어택은 득점으로 연결된 반면 모마의 백어택은 범실이 되며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메가의 서브 범실과 위파위의 반격으로 다시 점수 차가 벌어지자 고희진 감독은 이선우와 김채나를 투입하는 더블 스위치를 시도했다. 이선우는 투입 후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대건설은 흔들리지 않고 전진했다. 19-15에서 이다현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20점 고지를 밟았다. 정관장이 메가와 지아를 앞세워 막판까지 맹추격을 이어갔지만, 24-22에서 모마가 백어택을 터뜨리며 현대건설이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정관장 25 : 22 현대건설 – 중요할 때 쏟아진 현대건설의 범실
[주요 기록]
범실: 정관장 9개 – 현대건설 6개
3세트 들어 강성형 감독이 정지윤 대신 김주향을 선발로 기용하며 변화를 준 가운데, 양 팀이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정력은 정관장이 조금 앞섰지만 범실도 정관장이 더 많이 저지르는 흐름이었다. 현대건설이 먼저 근소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정관장의 범실 덕이었다. 9-9에서는 염혜선의 서브 범실이, 11-9에서는 메가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그러나 현대건설 역시 13-12에서 모마가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범실로 리드를 잃었고, 곧바로 정관장이 지아의 반격 득점과 메가의 블로킹, 김주향의 공격 범실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끝난 뒤 현대건설은 다시 정관장과의 격차를 없앴다. 이번에도 시작은 범실이었다. 16-18에서 박혜민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양효진이 이소영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또 현대건설에서 치명적인 범실이 나왔다. 19-20에서 양효진이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점수 차가 다시 2점 차로 벌어졌다. 23-23에서 모마의 서브 범실마저 나온 현대건설은 지아에게 반격을 허용하며 3세트를 정관장에 내줬다.
4세트 정관장 20 : 25 현대건설 – 특급 조커 고예림
[주요 기록]
현대건설 고예림: 교체 출전, 2점
4세트 초반은 현대건설의 흐름이 조금 더 좋았다. 6-6에서 염혜선의 네트터치가 나왔고, 이후 길어진 랠리에서 지아의 3단 처리가 네트를 넘기지 못하면서 어부지리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그러자 정관장은 모마의 페인트를 가로막는 이소영의 블로킹으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10-10에서 메가가 빠른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팀의 난전은 계속됐다. 염혜선이 11-10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자, 정지윤 대신 코트에 나선 고예림이 11-12에서 똑같이 서브 득점을 갚아줬다. 14-13에서는 정호영과 이다현이 중앙에서 득점을 주고받기도 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현대건설이 15-14에서 모마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먼저 도달했다. 이후 현대건설은 꾸준히 사이드 아웃을 만들며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그 중에서도 위파위의 연속 디그에 이은 고예림의 오픈 공격이 터진 18-17에서의 플레이가 백미였다. 고예림은 20-17에서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만점 활약을 이어갔고, 고예림의 활약에 힘입은 현대건설은 24-20에서 양효진의 득점이 터지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정관장 15 : 10 현대건설 – 이소영과 메가가 휘어잡은 흐름
[주요 기록]
정관장 이소영: 1-1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2연속 득점
정관장 메가: 3-2에서 3연속 득점
5세트 초반부터 정관장에 행운이 따랐다. 1-1에서 이소영의 부정확한 2단 연결이 그대로 네트를 넘어가 현대건설 코트 구석에 떨어졌다. 이소영은 행운의 득점 직후에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세트 초반을 지배했다. 이후에는 메가가 바톤을 넘겨받았다. 3-2에서 대각과 직선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3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위기를 맞은 현대건설은 2-6에서 모마의 대각 공격과 서브 득점으로 추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4-7에서 김다인의 정지윤을 향하는 패스가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정지윤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정관장이 4점을 앞선 채 양 팀이 코트를 바꿨다. 현대건설은 5-9에서 김다인과 이다현이 속공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치명적인 범실까지 나오며 크게 흔들렸고, 정관장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점수를 쌓아갔다. 결국 14-10에서 지아의 퀵오픈이 터지며 정관장이 3연승을 완성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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