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3점을 챙긴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외국인 선수 선택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이 1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16, 25-19, 25-17)으로 완파했다. 임동혁이 64.52%의 공격 성공률로 22점을 터뜨리며 팀을 이끌었다. 블로킹에서 14-6으로 압승한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2023년 11월 29일 이후 74일 만에 리그 선두에 등극했다.
승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들이 블로킹과 수비에서 매우 잘 해줬다. 코트 안에서 쉽게 떨어지는 공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승리의 요인이다. 서브도 범실은 조금 많았지만 코트 안에 들어갈 때는 우리에게 상당한 이점을 제공했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그는 “임동혁이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김민재도 그간의 노력을 코트 위에서 보여줬다. 베테랑 선수들도 시즌이 갈수록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인지하고 수행하고 있다”며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74일 만에 꼭대기에 올라선 소감을 묻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솔직히 날짜를 세보진 않았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제부터는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고, 상대는 그걸 저지하려고 할 것이다. 어떠한 것도 공짜로 얻을 순 없는 법”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임을 전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리시브와 수비를 모두 오은렬에게 맡겼다. 수비 전담 리베로 정성민이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탓이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은렬은 수비 상황에서도 아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정성민의 경우 정확한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곧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끝으로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과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짧은 코멘트를 남겼다. 그는 “내일(12일) 공식 발표가 날 것이다. 그 전에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선택 기준을 포함한 여러 이야기는 모두 내일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한국전력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완패를 당했다. 한 세트도 20점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로 화력이 부족했고, 수비와 연결에서의 세밀함도 크게 떨어졌다. 5라운드 들어 부침을 겪고 있는 하승우와 임성진은 이번 경기에서도 부진을 이어가며 권영민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지게 만들었다.
권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의 여파가 좀 있었던 것 같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로 인해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대한항공이 워낙 잘하기도 했다”고 경기를 짧게 돌아봤다. 그는 “리시브가 괜찮을 때도 공격 성공률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차이가 벌어졌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좀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무기력한 경기의 원인을 짚었다.
하승우와 임성진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권 감독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임성진은 리시브를 하는 선수고, 하승우는 볼을 분배하는 선수다. 우리 팀에서 공을 가장 많이 만지는 선수라는 뜻이다. 두 선수가 부담감도 느끼고 있고, 체력적인 어려움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 상황을 이겨낸다면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두 선수를 믿고 쓰면서 컨디션을 회복시키는 것이 내 임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박철우의 활약은 반가웠다. 공수 양면에서 부진한 서재덕 대신 아포짓으로 나서 56.25%의 공격 성공률로 9점을 올렸다. 권 감독은 “항상 열심히 준비하고 앞장서는 선수다. 늘 연습을 함께 해왔기에 교체 투입을 할 때도 전혀 걱정이 없었고, 이번 경기처럼만 해준다면 앞으로도 충분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박철우를 칭찬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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