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세 번째 별. 대한항공 코트 위엔 6명이 아닌 19명의 선수가 함께 했다.
대한항공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풀세트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원팀’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 대한항공. 세 번째 별을 가슴에 달기까지 코트 안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전부 제 몫을 해줬다.
‘더블 해머.’ 대한항공이 올 시즌 초반 정지석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과 임동혁 두 명의 아포짓을 한 코트에 세웠다.
두 개의 파괴력 있는 해머를 활용해서 시즌 초반을 보내다가, 이후 정지석이 돌아오면서 한 명만이 경기에 나섰다. 자신이 흔들리더라도 뒤에서 도와줄 든든한 백업이 있다는 건 안정감을 줬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도 3세트 링컨이 잠시 주춤하자 곧바로 임동혁이 코트를 밟았다. 비록 코트에 있는 시간은 짧았으나 임동혁은 본인이 경기를 뛰는 동안 공격 득점을 올리면서 토종 아포짓의 위엄을 보여줬다. 여기엔 4세트를 마무리 짓는 블로킹 득점까지 올렸다.
그 덕에 링컨은 잠시 동안 웜업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1개, 서브 6개를 포함해 34점을 퍼부었다. 특히 5세트 때 보여준 서브 득점은 경기 분위기를 완벽히 뒤집으면서 승리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오른쪽 날개에는 임동혁이라는 든든한 백업이 있다면, 세터에는 유광우라는 베테랑 선수가 존재했다. 3차전 스타팅으로 나선 한선수가 1세트 불안했다. 세트 플레이가 오른쪽에 치우쳤고, 상대에게 세트 플레이가 자주 노출됐다.
그러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망설임 없이 바로 유광우로 교체했다. 수장의 용병술은 적중이었다. 유광우는 여러 활로를 활용하면서 득점을 올렸다.
다시 코트로 들어온 한선수 역시 여러 활로를 활용해 공격수들에게 공을 전달했다. 오른쪽이 풀리지 않다면 왼쪽과 중앙을 활용하면서 상대 블로커들을 괴롭혔다. 특히 5세트 듀스 상황에서 보여준 조재영과의 속공은 상대의 허를 찔렀다.
정규리그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원포인트 서버로 나온 임재영의 존재감도 상당했다. 정규리그 동안 서브 9득점에 머물렀던 임재영은 챔피언결정전에도 자신의 강심장을 보여줬다.
1차전에 서브 1득점을 올렸고, 이후 구단 SNS에서 “2차전에는 서브에이스 2개를 올리겠다”라고 약속했다. 임재영의 약속은 현실로 이뤄졌다. 비록 2차전에 팀은 패했지만 서브에이스 2개를 올리면서 8초의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두터운 뎁스는 곧 강한 팀이라는 걸 보여준다. 대한항공은 주전 선수들뿐만 아니라 백업까지 실력 있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미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온 신인 선수들의 활약은 경기력으로 증명됐다.
주전들이 앞을 이끌어나갔다면, 뒤에선 백업이 든든하게 받쳐줬다. 19명의 선수들이 팀의 V3를 함께 만들었다.
사진_인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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