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와 윙스파이커 곽승석이 함께 한 12년은 팀의 우승DNA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며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한항공의 ‘원클럽맨’이자 12년 동안 함께 한 한선수-곽승석이 팀 중심을 잡았다.
한선수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 지명을 받았고, 곽승석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한선수가 2013-2014시즌 1경기를 뛰고 군 입대를 했고, 2015-2016시즌 복귀했다. 대한항공에서 10년 넘은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한선수와 곽승석이다. 두 선수의 안정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농익고 있다.
대한항공은 꾸준히 4위 안에 들며 상위권에 머물렀다. 2010-2011시즌에는 첫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고, 해당 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2016-2017시즌부터 또다시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2017-2018시즌 첫 별을 새겼다. 직전 시즌 V2를 달성했다.
올 시즌도 대한항공은 선두 질주를 선보였다. 시즌 초반 자리를 비웠던 정지석이 12월 초인 3라운드 팀에 합류를 했고, 1라운드 6위에 그쳤던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이 시작됐다. 시즌 막판 KB손해보험이 선두 도약을 노렸지만 6라운드 맞대결에서 대한항공이 승리를 거두면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늘 우승권에 위치했던 대한항공이다. 이에 한선수는 올 시즌 도중 “시즌이 갈수록 힘든 것 같다”면서 “앞에 놓인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곽승석도 “시즌이 갈수록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것 같아서 힘들다. 모든 선수들이 서로 얘기를 많이 해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고, 버티는 게 중요하다. 끝까지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말 그대로 버텼다. 곽승석은 올 시즌에도 정지석이 시즌 초반 빠진 상황에서 리베로와 함께 수비에 치중했다. 유광우는 곽승석에 대해 “희생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선수도 시즌 도중 손가락 부상이 있었지만 이내 제 자리를 찾았다. 한선수는 곽승석이 후위에 있는 상황에서 곽승석 백어택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스피드배구를 선보였다. 곽승석은 “선수 형이 준비 안 된 공격수에게 공을 올려준다. 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한선수와 곽승석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곽승석은 1차전 공수 양면으로 맹활약했다. 3차전에도 2세트 긴 랠리 끝에 직접 랠리 매듭을 지으며 13-10을 만들었고, 4세트 서브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11-5 리드를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이 5세트 케이타 공격에 의존한 상황에서 곽승석의 수비도 빛났다.
3차전에는 한선수와 동갑내기인 또 다른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4세트에 다시 한선수가 나섰고, 반격 상황에서 빠른 토스로 팀 공격을 살리며 4세트 리드를 이끌었다. 마지막까지 한선수가 코트를 지켰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한테는 두 명의 베테랑 세터가 있다. 다른 스타일이다. 리그 통틀어 제일 강한 세터들이고 누가 들어가도 제 몫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에 한선수가 들어가서 왜 본인이 주장인지를 잘 보여줬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있기에 위기를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대한항공의 V3 원동력 중 하나다.
사진_인천/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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