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에게 매운 고춧가루를 뿌린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승리 공을 세자르 감독에게 돌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IBK기업은행은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흥국생명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2, 25-19, 24-26, 25-20)로 이기며 매운 고춧가루를 선사했다.
승장으로 인터뷰실을 들어온 김호철 감독은 “흥국생명을 겨냥한 맞춤 배구가 딱 맞아떨어졌다. 레프트 공격이 항상 고정적으로 빠르게 갔다면 이번엔 이동시켰다. 또한 상대방 공격에 블로킹 높이를 맞췄고, 수비가 잘됐다”라고 이번 경기에서 잘된 부분을 꼽았다.
직전 KGC인삼공사 경기를 무기력하게 내준 이후 180도 달라진 경기력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이번 경기를 보러온 세자르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덕분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자아냈다.
뒤이어 “지난 경기, 집에서 정말 못했다. 무성의한 경기력을 보여줘서 선수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다. 연습보다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준 게 자극제로 다가왔다”라고 구체적으로 전했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처음으로 이겼을 뿐만 아니라 승점 3점을 따냈다. 김 감독은 “선수 모두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이기는 팀은 계속 이기면 기운 덕분에 연습도 잘할 수 있다. 많이 지면 분위기를 추스르고 정신력을 다시 만들어 주는 게 힘들다. 내가 아닌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하고 좋은 경기를 해줘서 고맙다”라고 칭찬과 함께 고마움을 늘어놨다.
이젠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은 기복이 심하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한편 흥국생명은 1위 자리 도전은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22점, 김연경 18점, 김미연이 11점을 올렸지만 상대 블로커에 15번이나 가로막히며 많이 차단됐다.
김대경 감독대행은 “현대건설 경기 끝나고 기간이 있었지만 많은 체력 소진이 있었다. 여파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1, 2세트를 내주는 동안 20점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김 대행은 “IBK기업은행이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초반 움직임이 둔해서 리듬을 바꾸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표)승주에게 목적타를 했는데 잘 버텼다. 공격이 완벽하게 들어온 것도 있지만 노력하게 들어온 것도 있었다. 분위기를 가지고 올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격 상황에서 연결이 불안했고, 상대에게 공을 넘기기에 급급했다. 김대경 감독대행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김 대행은 “연습할 때부터 강조했지만 아쉽다. 움직임이 느슨해지고 느려지면서 서로 얼굴을 쳐다보는 게 많았다. 적극성이 떨어졌다. 타이밍을 놓치면서 정확하게 올라오는 공이 적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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