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이야기 만든 한국도로공사, 구세주는 전새얀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2-07 16: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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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화성/이정원 기자] 한국도로공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구세주는 전새얀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7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3-2(25-21, 22-25, 23-25, 25-22, 15-5)로 승리하며 3위 탈환에 성공했다.

사실 어느 누구도 한국도로공사의 승리를 점치는 이는 없었다. 경기 후반 한국도로공사는 그 어느 때보다 힘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과 후반 완전 다른 팀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1세트에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켈시가 9점, 박정아가 4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2세트부터 IBK기업은행의 공격에 크게 당황했다. 특히 라자레바의 공격을 전혀 막지 못했다. 2~3세트 라자레바에게만 24점을 허용했다. 상대 외인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허용하고, 중요한 순간마다 공격 범실이 나오니 승부를 리드할 수 없었다.

4세트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도로공사는 계속해서 흔들리며 4세트 한때 3-10까지 밀렸다. 7-17까지 벌어지는 순간도 있었다. 켈시가 고군분투하고, 박정아가 옆에서 힘을 줬으나 라자레바의 화력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3위 자리는커녕 앞으로의 봄배구 싸움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종민 감독도 못해도 최소 승점 1점은 획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4세트에서 패하며 승점 1점도 못 거두고 김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4세트 힘을 냈다.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갔다. 한 점, 한 점 기록하다 보니 어느덧 17-20까지 따라잡았다. 그리고 김종민 감독은 문정원 대신 공격력이 있는 전새얀을 투입했다. 그리고 이는 곧 신의 한수가 된다.

전새얀은 17-20에서 육서영의 퀵오픈을 막아내고, 상대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 틈을 공략해 연속해서 밀어 넣기 득점을 올렸다. 

전새얀이라는 활력소 덕분에 한국도로공사는 힘을 얻었다. 켈시가 공격에서 힘을 다시 얻었고 선수들의 조직력도 톱니바퀴처럼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도로공사는 4세트를 뒤집고,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5세트에는 말이 안 되는 세트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전새얀을 시작으로 켈시가 연이어 공격 득점을 올리며 9-0까지 앞서갔다. 전새얀은 이 과정에서 블로킹 득점도 추가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4세트 충격을 이겨내지 못했고, 라자레바는 무너졌다. 한국도로공사는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가며 재밌는 경기를 했다. 결국 5세트 결과 15-5, 한국도로공사는 이 말도 안 되는 승부의 주인공이 되었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넘어가는 경기였다. 7-17에서 분위기도 포기한 상태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전새얀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상대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한다. 한 번씩 기대도 하고, 보고 있다. 앞으로 욕심을 가지고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수라고 본다. 항상 힘든 상황에서 새얀이가 분위기 바꿔주는 역할을 잘 하더라. 그 역할을 기대하고 넣었는데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전새얀은 이날 4세트 막판 3점 포함 8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한국도로공사는 기적의 승리를 챙기며 기분 좋게 김천으로 내려갔다.


사진_화성/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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