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새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이 ‘메이저리그(MLB) 전설’이자 아버지인 랜디 존슨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다.
윌로우는 지난 1월 말 한국 땅을 밟고 V-리그 무대에 올랐다. 1998년생의 191cm 왼손잡이 아포짓 윌로우는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28.57%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17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44.44%였다.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지난 2일 GS칼텍스전에서는 30.33%의 공격 비중을 가져가며 19점을 터뜨렸다. 공격 성공률은 45.95%로 더 높았다.
윌로우에게 가장 기대하는 점은 팀의 공격 균형이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에 이어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윌로우가 제 몫을 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윌로우도 “김연경, 레이나 때문에 블로커 1명만 붙는다. 대각 공격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때문에 대각 공격을 때리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윌로우의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열정이 있는 선수다. 팀에 합류하면서 에너지 면에서도 좋아졌다.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기대하는 것은 더 높지만 잘해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윌로우의 타점이 높은 편은 아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V-리그 IBK기업은행, 튀르키예 리그 튀르키예 항공 소속으로 뛴 매디슨 킹던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타점, 점프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보다 공격을 얼마나 다양하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높은 타점으로 스트레이트를 때리면 다 수비가 된다”면서 “메디는 작은 신장에도 한국에서 기록을 남긴 선수다”고 힘줘 말했다. 메디는 V-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57점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2013-14시즌 흥국생명 소속이었던 바실레바와 나란히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튀르키예 항공에서 아본단자 감독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타점보다는 공격수의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윌로우는 3번의 트라이아웃 신청 끝에 한국 V-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아시아 리그에 관심이 높았던 윌로우는 마침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랜디 존슨의 딸로도 이목이 집중됐다.
윌로우는 “아버지는 늘 두 가지 얘기를 해주신다. 첫 번째는 몸 관리다. 몸 관리가 곧 커리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매일 좋은 태도를 갖고 임하라는 얘기를 해주신다”고 밝혔다.
랜디 존슨은 2000년대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빅 유닛’이다. 207cm 왼손 투수로 시속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렸다. 19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 유니폼을 입고 2009년 현역 은퇴를 했다. 이 가운데 통상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고, 통산 4875개의 삼진을 잡았다. 사이영상은 5차례 수상했고, 올스타에는 10번 선정되기도 했다.
윌로우는 2020년 오레곤대학교를 졸업한 후 2020-21시즌 튀르키예 닐루페르에 입단하기도 했다. 이후 2020-21, 2022-23, 2023-24시즌 미국 애슬레츠 언리미티드(AU) 프로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21년 윌로우가 AU 리그에서 뛰자 미국에서도 ‘랜디 존슨의 딸’ 윌로우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당시 ‘MLB’에서는 “빅유닛 딸은 배구 스타다. 윌로우의 왼손 스파이크를 보면 누군가를 생각나게 한다”고 했고, ‘뉴욕타임즈’는 “아버지와 딸 모두 신장이 크고, 치명적인 왼팔을 휘두르고 있다. 또 경쟁을 할 때 불 같은 면모를 드러낸다”면서 “윌로우가 아버지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닮아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랜디 존슨은 배구를 한 적은 없기에 딸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할 수는 없지만, 몸 관리를 강조했다. 랜디 존슨 역시 매 이닝을 던질 때마다 몇 시간 더 강화 훈련을 했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랜디 존슨도 당시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빵과 버터는 왼쪽 어깨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잘 관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윌로우 역시 아버지를 향한 애정이 크다. 랜디 존슨의 상징인 51번을 달고 V-리그 코트 위에 오르고 있다. 윌로우의 왼쪽 어깨에 흥국생명의 운명이 달려있다.
사진_KOVO, 윌로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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