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프로감독 7년을 되돌아보다

김종건 / 기사승인 : 2022-11-24 15: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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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은 복이 많은 사람이다. 많은 배구인에게 꿈의 팀인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으로 7년째 재직 중이다. V-리그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울 인기 팀, 구단의 지원도 풍족하다.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받고 선수층도 탄탄하다. 배구인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선수 생활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사령탑으로 올라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처럼 영원한 것은 없다. 지난 2년간 현대캐피탈과 최태웅 감독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그를 향하던 뜨거운 찬사는 조금씩 사그라들고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위기의 상황에서 현대캐피탈과 최태웅 감독은 다시 반전의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9월 26일~30일 충북 단양에서 열린 ‘단양군 Pre-season 프로배구 초청매치’ 때 최태웅 감독을 만났다. 새 시즌 준비와 최근 관심을 끌었던 발언의 뒷얘기, 한국배구의 국제 경쟁력 등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더스파이크> 창간 7주년 인터뷰를 맞아 덕담 대신 쓴소리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시즌이 코앞이다. 초청매치 경기에선 현대캐피탈만의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동감한다. 상대와 플레이가 비슷해졌다. 왜 그런지 이번 대회를 마치고 스태프와 문제점을 찾아보려고 한다.”

감독이 판단하는 문제점 진단은.
“일단 젊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고정화돼 있다. 창의성이 떨어진다. 이들이 현대캐피탈의 플레이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예전에는 문성민이 속공을 하고 모든 선수가 코트에서 즐기면서 노는 듯한 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점점 지니까 이기려고만 한다. 그래서 더욱 경직화되고 플레이가 남들처럼 되면서 고정화됐다고 본다.”

해결책은.
“일단은 승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감독인 내가 먼저 선수들이 즐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조급해하지 않으면 된다. 서두르지 않고 시야를 넓게 보고 풀어나가야 한다. 이제는 성적을 내야 할 시기이기에 압박도 많을 것이다. 덤덤하게 받아들일 준비도 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남의 팀을 어떻게 잡느냐보다 우리 팀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반적으로 우리 팀이 하는 배구를 모든 선수가 이해해야 한다. 지금은 선배들과 젊은 선수들의 이해도가 다른 것 같다. 생각의 공유가 더 필요하다. 창의성은 선참들에게 더 있다. 그것이 자신감에서 나온 것인지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는 파악 중이다. 전술적으로는 파다르(2018-2019시즌 외국인 선수)가 떠난 이후 우리 팀의 서브가 약해졌다. 상대는 우리보다 훨씬 더 편하게 플레이를 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브를 보강해야 한다. 요즘 배구의 트렌드가 강한 서브다. ”

모든 것을 결과로 말하는 감독이라는 자리다. 여유를 가지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 텐데,
“분명 우리 젊은 선수들은 성장했다. 다만 아직 우리만의 색깔을 찾지 못했다. 시간이 걸린다. 지난 2년간의 패배로 이기는 것이 목표가 돼 버렸다. 나는 선수들에게 승리의 맛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선수들에게는 그것이 승리를 목표로 여겨졌던 모양이다. 시행착오다.” 


최태웅 감독
한국배구의 풀지 못한 과제를
솔직하게 말하다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배구는 실패했다’는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기사 내용에 많이 공감은 하지만 여러 곳에서 비난도 받았을 것 같다.
“전제조건이 빠졌다. 우리가 세계적인 추세인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면서 장신화를 시도했는데 그 성과가 아직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럴 바에는 신체조건이 나빠도 힘든 훈련을 견디는 선수들의 기본기를 더 갖춰야 한다는 맥락이었다. 동해안 전지 훈련 때 기사를 봤는데 ‘한국배구의 실패’라는 제목을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네트를 놓고 하는 배구의 특성상 키는 우리의 숙명이다. 그래도 국제배구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신화는 꼭 이뤄야 한다. 국제대회만 다녀오면 지도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장신화다. 특히 신장이 2m가 넘는 상대 공격수를 막아줄 미들블로커가 필요하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것을 해줄 선수가 없다. 그 해법은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기본기를 갖춘 장신의 선수를 찾아내고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훈련 밖에는 없다. 지도자들이 유망주를 찾아내서 그들만을 위한 체계적인 방법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지도자들이 어떤 훈련을 시킬 것인지, 이들이 기본기를 제대로 다지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부터 갖춰야 한다. 지금 모든 프로팀의 감독이 기본기를 말한다. 하지만 각자가 말하는 기본기가 다 다르다. 일단은 용어 정리부터 필요하다.”

아마추어 배구의 현실을 지적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배구가 좋아 클럽에서 시작했다가 학교의 엘리트 선수로 넘어오는 사례가 꽤 많다고 한다. 좋은 현상인데 이들 유망주가 엘리트 팀에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기본기 훈련을 버티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운동의 기본은 반복 훈련이고 근육을 기억시키는 것이다. 그런 기본기를 익히는 과정이 힘드니까 중도에 포기한다. 아마추어 지도자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주말, 야간 훈련도 시키지 못하도록 하니까 선수들이 기본기를 제대로 배울 시간조차 부족하다. 그러니까 프로팀에서 다시 기본기 훈련을 받는다. 어릴 때 힘든 기본기 훈련을 잘 버티는 사람만이 프로팀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계속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일단 프로에 온 선수들의 기본기가 갖춰지면 팀에 필요한 조직력을 다지고 데이터를 활용한 플레이 등으로 응용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배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스피드 배구와 기본기,
깊이 있는 팀이란


깊이가 있는 팀이라는 표현도 재미있게 들렸다. 외인 농사 잘하면 우승에 근접하는 V-리그의 시스템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말이다.
“기본기와 연결되는 말이다. 기본기가 갖춰지면 잔잔한 범실이 줄어든다. 감독들이 흔히 말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범실이다. 그러면 당연히 연결의 기술이 좋아진다. 다른 부분에서 범실이 줄어들면 서브를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우리의 서브가 강해지면 상대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고 우리는 정확한 플레이로 쉽게 득점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기초적인 기술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세계선수권대회 토너먼트를 보면 우승권의 팀들은 거의 범실이 없었다. 그토록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도.
“결국 인프라의 문제다. 그들도 물론 배구가 좋아서 시작했을 텐데 배구로 자신의 인생이 좋아질 것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기술개발을 위해 스스로 노력했을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선수들이 자신만의 기술을 완벽하게 갖추기 위해 노력하니까 팀 전체적으로 범실이 없고 플레이가 매끄러운 팀이 된다. 우리는 신체조건이 따라주지 못해 그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까지 섞어서 해야 하니까 더 힘들고 어렵다.”

배구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의 차이는 코트에서 움직이는 공이 스피드와 정확성인데

“잘하는 팀은 공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거의 코트 안에서 논다. 반면 우리는 여기저기로 정신없이 공이 왔다 갔다 한다. 내가 처음 감독이 됐을 때는 지도자 경험이 없어서 스피드만 지나치게 강조했다.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기본기를 갖춰야 더욱 플레이가 빨라진다. 요즘 공격적인 배구가 추세인데 이것도 깊게 파고들어 보면 결국은 선수들의 기본기다. 모든 지도자가 기본기를 외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최태웅 감독이 돌이켜 본
7년 전 감독 생활 첫해

 

감독 생활 7년을 돌이켜보려고 한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가 중요한데 지도자 데뷔 시즌(2015-2016시즌)에 가장 신경 쓴 것은.
“언어 선택의 중요성이었다. 준비과정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건넸다. 부정적인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안돼’라는 단어를 계속 쓰지 않았다. ‘하지 마’라는 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입을 닫는데 힘들었다.

그래도 유명한 어록을 많이 남기는 등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명확했는데.
“그때는 내가 잠시 미쳐서 그랬다.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다.”

선수 생활을 마치자마자 코치를 거치지 않고 감독이 됐다. 경험이 없어서 힘들지는 않았나.
“힘들기보다는 겁이 덜컥 났다. ‘이거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주위에 물어볼 수도 없었다. 자랑하는 것 같아 얘기하기도 그랬다. 감독으로 처음 KOVO컵을 지휘했는데 정말 별 볼일 없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사령탑 첫해 순간순간 모든 선택을 내리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기자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팀 프런트가 나를 계속 배구만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줬다. 당시는 그날 오전 훈련이 끝나면 저녁에 영상을 보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뭔가 새로운 것을 한다는 기쁨에 미쳐 있을 때였다. 그런 편안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구단과 스태프에 거듭 감사할 따름이다.”

감독 데뷔 시즌은 정말 센세이션했다. 현대캐피탈 역사상 가장 완벽한 팀처럼 보였다.
“‘누구나 다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해’라는 심정으로 업 템포 배구를 시도했다. 주변에서도 ‘젊은 감독이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잘 해봐’라는 긍정적인 응원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그렇다면 끝까지 한번 가보자’고 덤벼들었다. 덕분에 시즌 막판 18연승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있어서 그 시즌은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

그토록 완벽하게 보였던 팀인데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에게 졌다.
“챔피언결정전 패배는 내 경험 부족이었다. 선수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잘해온 선수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했는데 계속 이기다 보니 패배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내 마음의 준비가 부족했다. 지지 않던 팀이 큰 경기에서 지니까 내가 더 당황했다. 뼈아프게 배웠다. ”

 

 

많은 일이 벌어졌던
7년 감독 생활의 기억


감독 2번째 시즌(2016-207시즌)에는 결국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가 열심히 해줬지만, 외국인 선수 대니의 정신력이 선수들의 투지를 올렸다. 경기 도중 2번이나 발목이 돌아간 외국인 선수가 빠지지 않으면서 모두의 전투력이 상승했다. 나도 이전 시즌에는 없던 마음의 평온함이 느껴졌다. 속으로 ‘이렇게 해도 되나’ 할 정도로 차분했다. 팀의 기둥인 문성민이 모든 것을 발휘하면서 우승을 안긴 완벽한 순간이었다. 팀으로서도 10년 만의 우승이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

3번째 시즌은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 3위 대한항공에 패했다.
“큰 문제 없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했고 다른 팀보다 준비도 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세터 노재욱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팀도 그렇지만 선수 자신도 크게 아쉬웠을 것이다.”

4번째 시즌은 전광인을 영입했고 파다르까지 가세해 우승을 차지했다.
“힘으로 배구를 했던 시즌이다. 잔광인 문성민 파다르 신영석이 강한 서브를 때리면서 상대를 힘으로 눌렀다. 챔피언결정전은 세터 이승원의 인간승리였다. 오래 고생하다가 마침내 환골탈태해서 ‘이제 됐다 싶었던’ 우승이었다. 하지만 파다르가 다른 리그로 떠나면서 우리 팀이 준비해온 계획이 꼬여버린 것은 아쉽다. 팀이 탄탄대로에 접어들 수 있었는데. ”

그 이후 세대교체와 리빌딩을 결정했다. 보통은 구단이 선택하는데 의외다. 기껏 애써놓고 다음 사람에게 잘 차린 밥상만 안길 수 있기에 감독은 리빌딩을 싫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문성민이 다치고 파다르가 떠난 뒤 오래 정상에 머무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봤다. 그 이후 2년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힘든 과정을 겪으며 좋은 자원을 모았다. 이제 젊은 선수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이다. 이들이 한 번 터지만 끝도 없이 올라갈 것이다. 다른 사람이 그 열매를 가져가더라도 운명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지금은 물 위의 백조처럼 엄청나게 발버둥을 치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선수들이 더 승리를 원할 것이다. 문성민과 전광인이 지난 2시즌의 성적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문성민이 헹가래를 받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좋을 것이다. ”

선수와 감독 사이,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를 말하다


한 팀에서 7년째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나쁜 점도 생긴다. 지휘 방법도 달라져야 할 텐데.
“처음에는 강했지만, 점점 부드러워지려고 노력한다. 물론 선수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배구 현장을 떠나면 선수들과 다른 지도자들의 멘토가 되는 꿈을 꾸는데 그런 기분으로 가까이 다가서려고 노력한다. 아직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진정으로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려면 존댓말이 없어져야 한다’고 농담처럼 말한다. ”

한 팀에 오래 있으면 점점 단점만 보이고 그것이 쌓여서 노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감독은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직업인데 어떻게 푸나.
“결혼생활과 비슷하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상대의 단점이 먼저 보인다. 더 잘되기 위해서는 그 부분을 지적하고 보완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긍정적인 얘기보다는 부정적인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언어 선택이 중요하다.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없다. 가능하면 빨리 풀려고 노력은 한다. 영상을 보면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으면 기분이 전환된다.”

 


한국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허상일까
실현 가능한 목표일까


요즘 한국배구의 떨어진 경쟁력에 모두가 걱정한다. 평소 이 문제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현장의 얘기도 들을 텐데 해결 방법은 무엇이라 보는가.
“클럽에서 활동하는 유소년들이 조금 더 일찍 외국의 클럽에서 훈련하면서 기량을 늘리고 시야를 넓히는 조기유학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유망주들이 일찍 새로운 배구를 접해야 변화가 빨라질 것이다. 배구가 좋아서 시작한 유망주들을 잘 설득해서 엘리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과 전환 시스템도 잘 갖춰줬으면 한다. 엘리트 배구를 시작하다가 도중에 힘들어서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이 부르면 모든 선수는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방법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선수들이 아프다고 빠지는데 진단서를 내더라도 대표팀에서 그 선수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을 핑계 대고 대표팀에서 빠지는 사례를 막는다. 지금은 협회가 다친 대표선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데 선수들 스스로 대표팀에 가야 성장하고 선수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돈보다는 훨씬 고차원적인 사명감과 동기부여가 요구된다. ”

갈수록 올림픽 출전은 어려워지고 세계랭킹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에 어느 감독에게 들은 얘기인데 일본 팀하고 연습경기를 추진했는데 그쪽에서 우리와 경기를 안 해준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언제부터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배구인들이 먼저 많이 반성해야 한다.”

지난 6월 외국인 지도자 초청 기술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 세미나에서 무엇을 느꼈나.
“내용보다는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 우선 좋았다. 강연을 한 그 사람의 수준을 논하기에 앞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감독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런 사람의 얘기를 어디에서 듣겠는가. 인상이 깊었다. 프랑스 감독은 대표선수들을 훈련하면서 열흘간 밖에 내보내지도 않았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이런 사례를 예로 들며 요구할 수도 있다. 선수 때 기억인데 어느 국제대회에서 프랑스 대표팀의 감독이 선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TV 코드를 모두 뽑아간 적도 있었다. 우리도 신치용 감독 때 힘들게 훈련했지만, 우리만 꼭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런 얘기와 사례를 들으면 내가 나중에 써먹을 자료와 지식이 된다.”

<더스파이크>가 11월호로 창간 7주년이다. 의례적인 덕담보다는 독자로서 쓴소리나 원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말해주면 좋겠다.
“그동안 잘해왔는데 특별히 쓴소리는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독자로서 해외 지도자나 선수들의 인터뷰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들이 한국배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상대가 우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기사가 있다면 다른 어떤 내용보다 가장 먼저 펼쳐볼 것이다. 평소 듣지 못하는 얘기를 듣고 싶다. ”

 

 

글. 김종건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DB, KOVO, 현대캐피탈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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