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출신 김대환, 성균관대 신입생으로…"첫 U리그 우승 이끌고파" [대학샛별]

송현일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9 15: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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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에 예사롭지 않은 신입생 세터가 등장했다. 190cm 큰 키에 날카로운 서브까지. 게다가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다. 1학년임에도 벌써 팀의 야전사령관으로 낙점됐을 만큼 기량 자체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그러나 주변의 이 같은 칭찬에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손을 젓는 이 남자의 이름은 김대환. 사실은 프로배구 우리카드 출신 '중고 새내기'다.

김대환은 2023년 고교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 무대 도전장을 던졌다. 3라운드 2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돼 남들보다 일찍 꿈에 그리던 프로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른 기회는 오히려 독이 됐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한 김대환은 일 년 가까이 팀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결국 지난해 우리카드를 떠나게 됐다.

"프로에 갔다고 다가 아니더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기회를 잡으면 탈이 날 수도 있다는 걸 절감했다. 기량이 미달인 선수들은 팀 훈련에 참여하는 것조차 어렵다. 얼리 드래프트 신청 전 조금 더 냉정하게 나 자신을 돌아봤으면 어땠을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프로에 있는 동안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잡혔다. 이를 바탕으로 성균관대에서 부족한 점을 채워 언젠가 다시 한번 프로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영생고부터 김대환을 지도해 온 신동연 성균관대 감독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

"(김)대환이가 아무래도 이미 한 번 프로에 다녀왔다 보니 '이번에 실패하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을 스스로 할 거다. 그런데 대환이는 아직 한창 기량이 늘 때고 선수로서 가진 게 많은 편이니 차분하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운동했으면 좋겠다."

2005년생인 김대환은 한국 나이로 이제 고작 21살이다. 실패 대신 경험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시기다. 프로에선 늘 혼자인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을 굳게 믿어 주는 지도자와 동료들이 있다. 물론 거저 얻은 신뢰는 아니다. '한 수 위' 실력으로 주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특히 소속팀 에이스 임정식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대환이와 같이 뛰면 공격수 입장에선 정말 편하다. 키가 웬만한 공격수보다 커 리시브를 어느 정도 띄워 놓기만 하면 혼자 알아서 연결해 준다. 이래서 다들 장신 세터 장신 세터 하는구나 싶었다. 또 서브도 좋아서 대환이가 1번 자리에 들어가면 동료들도 마음이 가볍다."

성균관대에 있는 동안 김대환의 목표는 뚜렷하다. 일단 팀의 창단 첫 U리그 우승을 이끄는 게 우선이다. 이 학교 출신인 임성진(한국전력) 등 아직 누구도 못 이룬 성균관대의 숙원 과제다. 또 장기적으로는 다시 프로에서 날아오를 날을 꿈꾼다.

"프로에 있는 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계속 배구를 하고 싶었다. 좋은 기회로 신동연 감독님이 있는 성균관대에 와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운동량도 오히려 프로 때보다 훨씬 많다. 꼭 팀을 위해 U리그 정상에 오르고 싶고, 또 내게 만약 한 번 더 프로로 향할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그땐 꽉 잡고 놓치지 않겠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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