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듯하면서도 자신감이 있다. 공격수치곤 단신(187cm)이지만 존재감은 최대(最大)다. "제2의 곽승석이 목표"라는 이 사내의 이름은 박우영(한양대·1년). 송병일 한양대 코치 겸 SBS 스포츠 해설위원이 꼽은 "차기 에이스"다.
데뷔전부터 남달랐다. 박우영은 3일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끝난 우석대와 2025 KUSF 대학배구 U리그 안방 개막전에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1점(공격 성공률 60%)을 기록, 팀의 세트 스코어 3-0 대승에 앞장섰다.
박우영은 이날 신입생으로 선발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천안고 전국체육대회 우승 주역인 그가 팀 합류 첫해부터 주전 경쟁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것이다. 하지만 송 코치와 김종일 천안고 감독 등 그의 전현 지도자들 사이에선 "이상할 것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박우영은 지난해 이미 일부 프로 구단의 '러브 콜'을 받은 바 있다. 또 최근 성균관대와 연습 경기 때도 복수의 프로 팀 코치 앞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눈에 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국가대표 세터 출신이기도 한 송 코치는 "(박우영이) 이번에 뽑은 신입생 중 가장 기량 완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박우영은 함안중·천안고 동기인 김관우(대한항공)와 더불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미들블로커 출신 김 감독이 가장 아끼는 제자로 꼽힌다. 둘은 함안중 때부터 김 감독 밑에서 손발을 맞춘 사이다. 김 감독은 '박우영이 대학 무대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럴 줄 믿고 있었다. 나이답지 않게 굉장히 영리하고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박우영은 없었다. 아웃사이드 히터가 주 포지션인 박우영은 중학생 때까지 키가 자라지 않아 배구를 그만두려 했다. 김 감독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일단 수비 전문 선수로 성장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키가 확 큰 것이다. 이 덕분에 박우영은 천안고 시절 현재와 같은 만능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항상 김종일 감독님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는 박우영은 "한양대 같은 명문에서 잘하는 형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쁘다"며 "한양대가 나를 뽑은 걸 후회하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1학년이지만 경기를 뛰는 데 부담은 없다. 늘 재밌게 하고 있다. 막내로서 팀의 U리그 2연패에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팀 성적을 좋게 만들면 U리그 신인왕도 함께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수원/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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