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중부대 김광일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배구는 포지션마다 역할이 명확히 갈리기 때문에 매 신인드래프트에서 팀마다 노리는 포지션도 다르다. 여기서는 포지션에 따른 신인드래프트 선수층을 알아본다.
특수 포지션을 향한 팀들의 니즈(Needs)
올해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일부 팀은 리베로, 세터 등과 같은 특수 포지션 확보를 원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미들블로커 보강이 시급하긴 하나 아쉽게도 올해 신인드래프트는 미들블로커진이 풍족하진 않다. 한양대 박찬웅(196.1cm, 4학년)과 박창성(200.7cm, 4학년, MB/OPP), 조선대 문지훈(194cm, 4학년), 미들블로커 자원으로 분류한다면 속초고 함동준(195cm) 정도가 괜찮은 후보군으로 꼽힌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리베로 보강이 시급하다. 삼성화재는 로스터에 리베로가 이지석 한 명이었던 상황에서 임동호를 긴급 수혈했다. KB손해보험은 곽동혁과 김진수를 보유했지만 정민수의 공백이 느껴질 만한 상황이다.
리베로 중에는 단연 박경민(170cm)이 가장 주목할 만한 자원이다. 현장에서 박경민 경기를 지켜본 프로팀 관계자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 정도 재능을 가진 리베로 유망주는 흔히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다.
박경민 다음으로 고려할만한 리베로로는 홍익대 김도훈(182.7cm, 4학년)과 성균관대 이지율(179cm, 4학년) 등이 있다. 김도훈은 올해 주전으로 올라서면서 준수한 리시브를 보여주고 있다. 이지율은 이전보다 기량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 리베로 체제에서 리시브를 받고 있기에 좀 더 가치가 올라갔다. 명지대 정다운(186.2cm, 4학년)도 리베로로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여기에 경기대 박지훈(182cm)과 경희대 이성호(177cm, 3학년) 성지고 이준승(169.8cm)도 얼리 드래프트로 추가된 리베로 자원이다.
특수 포지션으로 매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안에서 꼬박꼬박 한 명씩은 지명되는 세터 가운데 상위 순번 지명이 거론되는 선수는 중부대 세터 김광일(186.1cm, 4학년)이다. 중부대 대학배구 챔피언결정전 2연패 주역이기도 한 김광일은 세터로서 기본기가 좋고 안정감도 갖추고 있다. 세터로서 지니는 또 다른 강점은 정신력이다. 경기 중에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잘 없고 흔들리더라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김광일의 강점이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세터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1라운드 내 지명이 예상된다.
올해 참가하는 또 다른 세터 자원으로는 목포대 박건휘(186.8cm, 4학년)와 조선대 유재안(178.4cm, 4학년), 충남대 윤준혁(179.2cm, 4학년)과 성균관대 정승현(179.3cm, 4학년) 등이 있다. 그중 정승현은 올해 주전으로 두 번째 시즌을 보내며 이전보다 기복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인하대 홍기선(187cm)이 얼리 드래프트 자원으로 추가됐다.
꾸준히 자원이 유입되는 WS
수요 확실한 MB 현황은?
윙스파이커는 신인드래프트 선수층이 어떤지와는 별개로 꾸준히 자원이 유입되는 포지션이다. 바로 지난해에는 신인왕 정성규와 함께 좋지 않은 과정 속에 한국전력을 떠났지만 구본승 역시 팀에 많은 보탬이 됐다. 2018-2019시즌에도 신인왕을 수상한 건 윙스파이커 황경민이었다. 이처럼 윙스파이커는 당해 신인드래프트 뎁스와와 별개로 팀이 활용할 만한 자원이 합류하고 있다.
4학년 중 자주 언급되는 선수는 경기대 임재영(190.5cm)과 중부대 여민수(185.3cm)다. 임재영은 2019년 처음 주전으로 올라섰고 올해는 선배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공격에서 주포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지만 올해는 윙스파이커로 포지션을 바꿨다. 신장이 크진 않지만 뛰어난 탄력과 빠른 스윙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공격력은 좋은 편이다.
여민수 역시 공격력이 눈에 띄는 선수다. 2학년 때 신장호(삼성화재) 부상 공백을 메우며 빼어난 공격력을 선보인 여민수는 2019년에도 팀 공격 핵심으로 자리했다. 역시 신장은 작지만 굉장히 빠른 스윙과 기술로 상대를 공략한다. 강력한 서브 역시 매력적인 선수다.
임재영과 여민수는 강력한 서브와 뛰어난 공격력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선수는 단점도 비슷하다. 윙스파이커로서 신장이 크지 않고 리시브 검증이 필요하다. 모두 팀에서 윙스파이커로 나서지만 리시브는 많이 받지 않는다. 특히 여민수는 올해는 거의 리시브를 면제받고 있다. 공격력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프로 무대에서 윙스파이커로 꾸준히 기회를 받기 위해서는 리시브가 필수다. 특히 두 선수는 신장도 크지 않기에 리시브 능력이 더 요구된다. 한 프로팀 관계자는 여민수를 두고 “공격력이 좋긴 하지만 작은 신장 선수가 리시브가 되지 않으면 곤란하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더불어 작은 신장에서 오는 전위 상황 블로킹 약점 등을 언급하며 그런 약점을 상쇄할 정도의 다른 능력을 보여줘야 하지만 그것도 쉽진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윙스파이커 자원으로는 여민수의 중부대 동기인 윤길재(190.4cm)와 최찬울(187cm)이 있다. 윤길재는 올해 라인업상으로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지만 팀 전략에 따라 리시브를 받기도 한다. 실상 프로 무대에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긴 어렵기에 윙스파이커로 나서야 한다. 최찬울은 본래 2019년 리베로로 나설 계획이었지만 중부대가 리시브 불안을 겪으면서 윙스파이커로 옮겼고 리베로에는 송민근(168cm, 2학년)이 투입됐다. 이후 최찬울은 쭉 이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윙스파이커로서는 중부대 시절 2인 리시브 라인을 이룰 정도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가 강점이다. 공격력은 중부대에서 3옵션으로는 제 몫을 해주고 있으나 프로 무대 기준으로는 조금 떨어진다. 이 외에 충남대 김헌수(186.5cm, 4학년)도 윙스파이커 자원이지만 상대적으로 밀리는 팀 전력과 함께 크게 두드러지지는 못했다.
여전히 많은 남자팀이 미들블로커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지만 올해 미들블로커진은 뎁스가 좋지 않다. 한양대 박찬웅, 박창성이 그나마 언급되는 선수며 조선대 문지훈이 지난해부터 기록상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 해당한다. 충남대 김대윤(194cm, 4학년)은 지난해 시즌 중간부터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고 있지만 이전에는 미들블로커로 나섰다.
박찬웅은 미들블로커로서 신장 대비 블로킹에 강점이 있고(2018년 정규리그 블로킹 1위) 속공 처리 능력이 좋다. 박창성은 2m에 달하는 신장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한양대에서는 미들블로커로 뛴 시간이 많지 않고 고성대회에서 미들블로커로 나섰지만 무안대회에서는 다시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를 오가며 뛰었다. 한 프로팀 관계자는 미들블로커로 뛸 때 경기력이 확실히 더 낫다고 평가했으나 또 다른 관계자는 미들블로커로 움직임이 아직 좀 느리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미들블로커로 오랜 시간 뛰지 않았다는 걸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사진=더스파이크_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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