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날아오를 준비 OK? 이민규가 돌아왔다

이가현 / 기사승인 : 2023-03-03 14: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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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 V-리그가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봄 배구를 위해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는 OK금융그룹에는 반가운 지원군이 등장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세터 이민규다. 그가 보여주는 빠르고 안정적인 세트플레이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기에 그의 합류는 누구보다 팀에 큰 활기를 넣었다. 홈구장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더욱 힘이 난다는 이 남자. 온몸에 주황 피가 흐르는 이민규를 <더스파이크>가 만났다.
 


이민규는 경기대 시절부터 한국배구의 세터 계보를 이어갈 재목으로 꼽혀왔다. 기대만큼 V-리그에서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바로 부상이다. 악재가 겹치면서 힘들고 지루한 재활의 시간도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어떤 순간에도 후회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건 배구 얘기가 나오면 그의 입가엔 미소가 끊기지 않았다.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코트에 복귀했다.

 

Q. 오랜만에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2017년에 인터뷰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빠르다는 게 몸소 느껴지네요.

Q. 사회복무요원으로 지낸 시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입대가 결정되자 석진욱 감독님은 빨리 수술하라고 하셨어요. 나는 수술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시간에 여유가 있겠다 싶었는데 아니었죠. 지금은 ‘그때 조금 더 빨리 수술했다면’이라는 생각을 종종 해요. 빨리했다면 재활도 훨씬 더 빨랐을 테니까요. 몸이 완전히 올라오지 못한 상태로 복귀하게 되어 더 아쉽습니다.


Q. 군에 있으면서 가장 깨달은 부분이 있었다면.

2년의 시간이 굉장히 짧더라고요. 그 안에서 내가 배구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니까 빠르다가도 느리게 느껴지고 그랬습니다(웃음). 그리고 편찮으신 분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에게는 일상이었던 부분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Q. 석진욱 감독은 “송명근과 이민규가 군에 있을 때 휴가를 아꼈다가 시즌 초부터 함께 훈련했다”고 했는데 당시 상황이 궁금해요.
군 생활 내내 병원에 가는 하루를 제외하면 휴가를 쓰지 않았어요. 당시에 나는 ‘재활’, ‘배구’ 두 가지 이외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웃음). 애초에 주말은 쉬는 날이기도 했고, 휴가를 아껴서 빨리 팀에 합류하고 싶었거든요(웃음). 그 생각이 명근이랑 일치했어요. 팀에 빨리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아꼈던 휴가를 마지막에 사용했고 휴가 기간에 훈련을 같이했습니다.


Q. 전역 후에 바로 팀에 합류했어요. 석진욱 감독과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는지.
“할 수 있다”라고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항상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사실 전역 전에 내가 “뛸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말씀드렸고, 경기에 투입을 원했어요. 그래서 감독님도 내 말에 “믿는다”라고 했거든요(웃음). 나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어요. 생각보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었죠. 그래도 앞으로 더 좋아지는 모습만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싶습니다.


Q. 입대 전과 다르게 이제는 경기장이 팬으로 가득해졌어요.

정말 느낌이 달라요. 입대 전에는 코로나19로 관중들이 조금씩만 들어왔어요. 확실히 팬이 있는 게 경기하는 느낌도 나고, 힘도 더 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전율이 있달까요(웃음).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죠.


Q. 시즌 합류 전 체이서 매치를 통해 처음 선을 보였는데.
체이서 매치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나처럼 제대를 앞둔 선수들이 경기력을 점검할 수도 있고, 팬들 앞에서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에겐 기회가 되니까요. 팬들 앞에서 경기를 보일 수 있다는 것. 그게 모두가 꿈꾸던 순간이잖아요. 나 또한 체이서 매치에서 팬들의 환호를 먼저 느껴본 게 시즌 합류에 큰 도움이 됐어요. 정말 오랜만에 긴장돼서 적응이 안 됐거든요(웃음).


Q. 사회복무요원으로 지내는 때의 하루가 궁금한데. 훈련은 어떻게 하는지도.
지체 장애나 정신적 질환이 있는 분들과 함께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9시에 등원을 하세요. 등원하고 나서 수업을 하면 옆에서 같이 색칠도 하고 만들기도 해요. 점심시간 이후에도 비슷해요. 볼일 보는 것도 도와드리고, 모든 생활을 함께합니다. 이후엔 하원 준비를 해요. 준비가 생각보다 오래 걸려요(웃음). 이후에 버스에 함께 탑승해서 하원을 마치면 나의 일과도 끝이 납니다. 훈련은 생각하지도 못해요. 나는 재활이 먼저였죠. 퇴근 후에 시간이 없어서 프로틴을 간단하게 먹고 재활센터에 가서 운동하고 집에 오면 오후 9시 정도예요. 그때 저녁밥을 먹고 조금 쉬는 일과를 반복했습니다.


Q. 제대 이후 치른 첫 경기의 소감은.
제대 후에 합류해서 더욱 뜻깊었어요. 내가 경기를 뛴다는 게 신기했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순간을 맞이해서 좋았는데, 결과가 아쉬웠죠.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야겠다고만 생각했는데... 하여튼 재미있었어요. 응원 많이 해주셨는데 죄송했습니다.


Q. 2년간 밖에서 바라본 V-리그는 어땠는지.
팬의 입장에서 많이 봤어요. 치열한 순위 싸움이 밖에서 보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한 치 앞을 모르니까요. 그래서 빨리 코트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죠. 또 매일 배구를 챙겨봤어요. 재활센터에 가면 오후 7시 정도에요. 항상 TV에 배구 경기가 나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위해 재활센터 선생님들이 TV를 틀어준 것 같아요. TV로 배구 경기를 보면서 우리 팀의 플레이나,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익혔어요. 코트 위 선수들이 포효하고 코트를 누비는 모습이 동기부여가 됐고 열기가 가득한 V-리그가 정말 많이 그리웠습니다.


Q. 군 생활 동안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재활 말고는 생각을 안 했어요. 다른 부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배구 말고 다른 부분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군에서 지내는 시간이 되자 배구에 빠져 살았어요. 수술을 늦게 해서 재활 시간이 조금 부족했거든요.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은 몸 상태로 복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친구와 함께 뛴다는 것. 그것은 그에게 크나큰 힘이 됐다. 이민규가 좋은 사람이기에 주변에 행복을 전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배구도 결혼도 진심인 이민규. 그의 진심은 이러했다.


Q. 송명근과는 콤비 플레이에 자부심이 있다고 했는데.
(송)명근이랑은 정말 오래 맞춰봐서 자신 있어요. 물론 지금은 오랜만에 합을 맞추니까 세세한 부분에서는 오차가 있기도 하죠. 그러나 큰 플레이에선 흔들림이 없어요. 이제는 우리 팀만의 색깔을 위해 우리 둘이 다양한 플레이를 시도하려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내가 믿고 올릴 수 있는 선수가 팀에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Q. 송희채, 이민규, 송명근을 경기대 3총사라고 불렀는데.

맞아요. 세 명이 진짜 많이 붙어 다녔죠. 프로 역시 같은 팀으로 처음 입단해서 정말 좋았어요. 그때도 서로 많이 의지했고, 지금도 그래요. 물론 지금은 송희채가 다른 팀에 있지만, 우리 둘 모두가 승부욕이 넘쳐요. 그래서 경기 전후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지만, 경기에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죠. 그래서 (송)희채는 우리 팀을 만날 때만 못했으면 좋겠어요(웃음). 내가 이기고 싶으니까요. 우리랑 할 때 빼고 훨훨 나는 희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웃음).


Q. 3명 가운데 유일하게 미혼인데 결혼 생각은 없는지.
있어요. 정말 있는데 이게 쉽지 않더라고요. 결혼을 혼자 하는 건 아니니까요. 마음처럼 안되니까 점이라도 보러 갈까 했어요(웃음). 어렸을 때는 막연히 26~27살에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도 이때 하셨어요. 그런데 내 뜻대로 안 되네요(웃음). 어느새 눈을 떠보니 32살이네요.


Q. 섬수들은 코트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전혀 다른 사람도 많은데 코트 밖에서의 성격은.
송명근, 송희채와 다르게 나는 정말 차분해요. 둘은 활발한데 나는 조용하고 전형적인 MBTI I입니다(웃음). 지금은 파이팅을 많이 외치고, 노력하면서 많이 밝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계획적이에요. ISTJ인데 비율이 80% 이렇게 나와요. 완전 극과 극이에요.


Q. 대학 생활 동안에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내가 대학 때 술을 진짜 못 마셨어요. 반병만 먹어도 취했죠. 술 먹고 자는 것이 주사여서 툭하면 잠들었거든요. 그때마다 (송)명근과 (송)희채는 더 마시고 싶어도 나 때문에 같이 숙소에 들어왔어요. 한 번도 날 놓고 놀러 간 적이 없어요. 내 기억엔 한 번도요(웃음).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맙습니다.


Q. 프로 입단 이후 기억나는 특별한 에피소드는.
내가 주량이 반병이었는데, 프로 입단 후에 두 병 반까지 늘었어요. 당시 김세진 감독님이셨어요. 신생팀이어서 우리가 많이 졌거든요. 그래서 속마음을 얘기하려 하고 단합을 정말 중요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술도 많이 마셨어요. 그런데 그만큼 체력 운동도 정말 많이 했어요. 근육이 계속 늘어서 술이 잘 들어간 걸까요.(웃음) 지금은 두 병 반 정도까지 마실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이 늘었죠(웃음).


Q. 요즘 휴식은 어떻게 보내나요.
거의 집에 있어요. 아버지가 “좀 나가라”라고 많이 하세요. (이민욱도 집에만 있는지.) 지금은 시즌 중이라 스케줄이 조금 다르지만 민욱이도 집에만 있어요(웃음).


Q. 좋아하는 별명이 있나요.
별명이 많이 없어요. 내가 어렸을 때, 볼이 통통했어요. 그래서 만두라고 많이 불렸어요. 내 고양이 이름도 만두예요. 이거 약간 TMI인가요(웃음).


Q. 배구 선수가 아닌 인간 이민규의 행복을 위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욕심을 버리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커피를 마셔도 점점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지잖아요. 내가 커피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소유 당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 욕심을 버리려고 합니다.


Q. 세터 포지션 외에 해보고 싶은 포지션이 있다면.
세터가 제일 좋아요. 다른 선수들은 세터를 해보고 싶다고 많이 하죠. 나는 아웃사이드 히터를 해보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요. 리시브 비중이 높은데 공격도 하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한번 해보고 싶네요(웃음). 잘할지는 모르겠어요.


Q. 2017년 인터뷰를 찾아봤더니 “예전에는 블로킹을 빼주는 게 세터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것도 매력이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깔끔함인 것 같아요. 세터로서 볼을 올려줬을 때 깔끔한 게 있어요. 그런 게 굉장히 멋있더라고요”라고 했어요.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금도 깔끔한 게 매력이에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인데, 공격수에게 맞는 공, 내가 생각하는 좋은 공이 올라갔을 때 그 매력이 있어요. 정의하면 그게 ‘깔끔함’입니다.


Q. 만일 배구를 안 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전에 어머니와 이야기해본 적이 있거든요. 어머니는 내가 “배구 하길 정말 잘했다”라고 하세요. 왜냐고 물어보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놀기만 했을 것’ 같대요. 진짜 그런가요(웃음)? 그래서 맨날 놀고먹는 백수일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작 나는 배구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없고요(웃음).


Q. 동생 이민욱도 같은 포지션인데 서로 많이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면.
둘이 배구 얘기를 많이 안 하려고 해요. 세터는 공을 배분하는 포지션이잖아요. 자신만의 색이 있고 그게 세터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것저것 말하는 것도 월권이 될 수 있죠. 단 배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선 가끔 이야기합니다. 둘이 같이 살긴 하는데 각자 방에서 잘 안 나와요(웃음).


Q.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과거를 생각 안 하려고 해요. 과거를 생각하면 후회하게 될까 봐요. 미래지향적인 사람이랄까요. 그래서 앞으로를 생각하려 하는데.. 딱 생각나는 순간은 2018-2019시즌 이후 수술했던 때요. 당시에 재활하고 나서 막연히 ‘이 정도면 뛰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다른 팀 감독님들께서 “아직 더 재활해야 한다”라고 많이 말씀하셨거든요. 어린 마음에 ‘내가 안 뛰는 게 상대 팀으로서 좋으니까 뛰지 말라고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라 인생, 배구 선배로서 해주신 귀중한 조언이었어요. 이후에 경기를 뛸수록 조금씩 통증을 느끼면서 그 말이 확 와닿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재활 때 더욱 심혈을 기울였습니다(웃음). 무엇이든 윗사람 말을 잘 듣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OK금융그룹에 계속 몸담고 있는데, 배구 생활 중에 지우고 싶은 1년이 있다면.
2차례 연속 우승하고 난 다음 연도에요. 프로에 입단해서 2년 만에 우승도 하고 2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거든요. 그런데 다음 시즌에 주전 선수 4명이 수술을 했어요. 나도 재활을 마치고 막 복귀한 시점이었는데, 모두가 아프고 어려웠던 순간이었죠. 결과도 안 좋다 보니 팬분들한테 너무 죄송했고 힘들었어요. 그걸 극복하려고 진짜 운동을 많이 했거든요. 훈련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다시 돌아가라면 못할 것 같네요(웃음).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내 안에 OK 피가 흐른다.
안산 상록수 체육관에서 더욱 흥이 난다!


Q. 팀이 부진하다가 5라운드 안산 홈경기에서 첫 승리를 함께 했어요.
나는 역시 OK금융그룹에 무언가 있나 봐요. 홈 경기장인 안산 상록수 체육관에 오면 힘이 더 나요. 응원가 때문인가(웃음). 확실히 홈에서의 응원이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돌아온 첫 홈에서 승리해서 기뻤고 그 기세를 이어가고 싶네요.


Q. 어느덧 베테랑입니다. 자신의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 팀의 팀의 유망주는.
개인적으로는 (박)승수가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 기대가 큽니다. 어린 나이지만 우리 팀에서 승수가 해줘야 할 역할이 커요. 그래서 비시즌에 더 많이 맞춰보고 개인적인 훈련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잘 준비하면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군 전역 이후 등번호 6번을 달고 있는데.

6번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번호에 의미를 부여했어요. 어렸을 때 최태웅 감독이 롤 모델이었어요. 당시 6번을 달고 있었죠. 감독님이 은퇴하고 6번이 비었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내꺼다. 이건 내가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쭉 쓰고 있네요.


Q. 배구 선수 이민규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요.
이건 부모님께서 많이 말씀하셨는데 경기할 때 내가 인상을 쓰나 봐요. 그래서 나보고 “네가 찡그리면 널 보는 팬들도 기분이 좋지 않잖아. 네가 웃어야지”라고 하셨어요. 이게 맞는 말이더라고요. 그래서 밝게 웃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나를 보는 사람들이 내가 웃어야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요.


Q. 이번 시즌 목표가 있다면.

팀에 바로 합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고 감사해요. 팀에 더 많이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입니다. 배구라는 종목이 순위를 예측할 수 없잖아요.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웃음). 당연히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어요. 상대가 못해서 이기는 경기 말고 우리가 잘해서 이기는 경기요.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이 질문에 항상 특별한 말을 하고 싶은데 떠오르진 않아요. 그냥 내 속마음을 말하고 싶어요. 항상 감사하죠. 팬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인내가 필요한 재활의 오랜 시간 동안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길고 아팠던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배구를 향한 진심’ 아니었을까. 배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이민규의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졌길 간절히 바란다. 돌아온 이민규와 함께 OK금융그룹은 다시 한번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려 한다. 이제 그의 앞길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인 그의 신념이 배구 길에 이어지길 <더스파이크>도 소망한다.

 

 

​글. 이가현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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