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후반기 들어 비로소 웃기 시작했다.
GS칼텍스는 후반기 첫 경기인 흥국생명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14연패 악몽에서 벗어났다. 흥국생명전 승리를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승점을 쌓았다. 정관장, 한국도로공사와 5세트 혈투 끝에 패했지만 승점 1점씩 추가했다. 마침내 지난 19일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시즌 3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현재 GS칼텍스는 3승19패(승점 13)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6위 한국도로공사(승점 20)과 승점 차를 좁혔다.
이번 시즌 구단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를 안은 GS칼텍스.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주장 유서연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동료들과 함께 코트에 서지도 못했다. 후반기 들어 컨디션을 끌어 올린 유서연이 공수 양면으로 중심을 잡으며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의 짐도 덜었다.
유서연은 19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이번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인 16점을 터뜨렸다. 공격 점유율은 28.3%로 끌어 올렸고, 공격 효율도 30%로 준수했다. 리시브 효율은 무려 63.64%였다. 후반기 시작 후 3경기 연속 50점에 가까운 득점을 기록한 실바는 이날 25점을 터뜨렸다. 공격 점유율은 45.28%로 낮아졌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결국 아웃사이드 히터 득점 지원이 돼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훈련도 많이 하고 있다. 단순하게 사이드 공격뿐만 아니라 이동하면서 시간차도 때린다. 움직이면서 공격하게끔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유서연은 “여기 많이 들어오고 싶었는데 이번 시즌 처음이다. 더 자주 들어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최근 3경기에서 실바의 점유율, 성공률이 올라갔던 것에 대해 선수들끼리도 얘기를 하고, 감독님도 얘기를 해주셨다. 연습할 때부터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득점이 나와야할 것 같다고 중점적으로 준비했던 것이 잘 나왔던 것 같다”면서 “국내 선수들의 책임감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유서연의 책임감이 가장 큰 시즌이다. 그는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돌아왔는데 나아졌다고 해도 조심하고 있다”며 “연패가 길어질 때는 경기를 나갈 때마다 침체된 분위기가 있어서 구단에서도 심리 교육을 들을 수 있게 해줬다. 선수들끼리도 안일하게 한 점, 한 점을 주는 것을 바꿔보려고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도해도 어려운 것이 주장 역할인 것 같다. 계속 시즌을 치르면서 후배이고 싶다, 동생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끌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코트에서는 실바도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묵묵히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실바를 향해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다”고 말하기도 했다.
14연패에서 벗어나는 순간 선수단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서연 역시 그 눈물을 잊을 수 없다. 유서연은 “경기 끝나고 많은 얘기를 나누진 않았는데 서로 눈을 보면서 한 명이 우니깐 다 따라서 울었던 것 같다. 어린 선수들도 많다보니 극복하는 힘이 부족하지 않았나 느꼈다. 이를 깨버리는 순간 선수들끼리 울컥하고 엄청 좋아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끝으로 유서연은 “이번 시즌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긴 연패도 처음이고 프로 와서도 이런 부상이 처음이었다. 어떻게 재활을 하고 극복하는지를 배웠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이렇게 1승을 하는 것이 힘들구나를 느꼈다. 얻어가는 것이 많은 시즌이다”고 전했다.
GS칼텍스는 새 아시아쿼터 투이 트란(등록명 뚜이)과 함께 후반기 출발이 좋다. GS칼텍스가 희망을 발견한 셈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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