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3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도전한다. 코트 위의 야전사령관 황택의 역시 3년 전 기억이 또렷하다.
KB손해보험은 2024-25시즌 정규리그 2위를 탈환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시즌 초반 고전했던 KB손해보험은 군 전역한 세터 황택의,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 복귀와 함께 팀 전력을 끌어 올렸다. 이 가운데 새 외국인 감독 선임 논란이 있었고, 홈 경기장도 이전해야 하는 변수가 있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 1월 새 사령탑으로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과 손을 잡았고, 아시아쿼터 선수까지 교체했다. 바레인 출신의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이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 셈이다.
결국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을 제치고 2위 도약에 성공했다. 24승12패(승점 69) 기록, 2위로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아폰소 감독은 KB손해보험 지휘봉을 잡고 15승3패, 승률 83%를 찍었다. 이번 시즌에 구단 최다 연승인 9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2021-22시즌 노우모리 케이타와 함께 구단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정규리그에서 당시 구단 최고 성적이었던 2위를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지만 준우승의 아쉬움을 남겼다.
2021-22시즌 정규리그에서 19승17패(승점 62) 기록, 3위 우리카드(17승19패, 승점 59)를 따돌리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당시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 시즌을 축소 운영한 바 있다. 챔피언결정전도 5전3선승제가 아닌 3전2선승제로 열린 것. KB손해보험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1차전과 3차전에서 패하면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6년 프로에 입단한 ‘원 클럽맨’ 황택의가 출전한 첫 봄배구 역시 2021-22시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봄배구에 나선다. 앞서 황택의는 “봄배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항상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에 가면 기분이 좋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막판 가장 좋은 기세를 드러냈다. 팀 완성도 면에서도 KB손해보험이 우위를 점했다. 황택의는 “그 때와 비교한다면 잘 모르겠다. 승률만 보면 지금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한 경기, 한 경기 타격이 크다.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할 것이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하위권에만 머물렀던 KB손해보험은 2020-21시즌에는 무려 10년 만에 봄배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단판으로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에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1년 뒤에는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꺾고 구단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2차전 승리로 의미있는 1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다.
‘원 팀’을 강조하는 아폰소 감독의 지휘 하에 KB손해보험이 또 다시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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