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랄 데 없는 신구 조화
‘든든한 선배’ 신영석과 서재덕, 4시즌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베테랑 공격수 타이스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후배들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2022년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공수 양면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 국내 최고의 미들블로커 신영석의 짝꿍으로 자리를 굳힌 박찬웅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다. 그만큼 자신감도 올랐다.
살림꾼 역할을 했던 이시몬이 군 복무로 빠져나갔고, 순천 컵대회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한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은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됐다. 대신 그동안 팀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세터를 보강했다. 하승우가 공격수들을 어떻게 살려줄지가 시즌 성패의 큰 변수다. 프로 3년 차 임성진, 박찬웅이 기복을 줄여준다면 한국전력의 신구 조화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1+1 계약을 거부하고 재임 기간 1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초보 사령탑’ 권영민 감독의 배짱과 젊은 선수들의 투지가 결합한다면 2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은 헛된 꿈이 아니다.
세터진 변화는 ‘양날의 검’
한국전력은 순천 KOVO컵의 최대 수확인 김지한을 내주고 세터 하승우를 영입할 정도로 세터 보강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레전드 세터 출신 권영민 감독은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세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혈을 감수했다. 트레이드는 V-리그 개막까지 두 달을 남겨놓고 성사됐다. 시즌이 코앞인 상황에서 야전사령관의 교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하승우는 우리카드에서 주전 세터로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고, 2020-202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경험했다. 빠르고 과감한 패스가 장점이다. 언제든 속공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배짱도 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 경기 운영서 아쉬움은 있었다.
권영민 감독은 하승우에게 스스로 판단해서 용감하게 하라고 말한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둥지를 옮기고 새 지도자를 만난 하승우가 어떤 식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낼지가 관건이다. 다행히 중앙에는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있고 타이스와 서재덕은 나쁜 연결도 득점으로 만드는 결정력이 있다.
ACE 서재덕
2021년 6월 군 전역 이후 두 번째 V-리그를 맞이한다. 올해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로 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를 선발했다. 아포짓을 찾지 않았던 것은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모두 소화가 가능한 서재덕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는 왼손잡이 공격수다. 다양한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변칙 플레이도 가능하다. 서재덕이 부진하면 언제든지 불을 꺼줄 ‘특급 소방수’ 박철우도 있다. 2명의 왼손 아포짓을 둔 팀은 많지 않다. 팀에 더 헌신하고 싶다는 서재덕은 봄 배구, 특히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의지가 강하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챔프전 진출과 팀의 첫 우승을 꿈꾸는 서재덕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우리 팀 외인을 소개합니다
타이스 덜 호스트(네덜란드)
신장 205cm의 타이스가 4시즌 만에 V-리그 무대에 복귀한다. 이제는 삼성화재가 아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뛴다. 그는 2016년부터 3시즌 동안 삼성화재 소속으로 맹활약했다. 첫 두 시즌에는 연속 베스트 7에 선정되며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라는 평가도 받았다.
배구 강국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답게 ‘받고 때리기’에 능하다. 또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즐길 줄도 안다. 서브는 약점이 있지만 공수 능력을 두루 갖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한국전력은 네트 여러 곳에서 변화무쌍한 공격을 시도할 다양한 카드는 갖췄다.
KEY PLAYER 임성진
2021-2022시즌 올스타전의 파격적인 세리머니를 계기로 환골탈태했다. 그동안 코트에서 의기소침했던 임성진이 마침내 포효하기 시작했다. 대표팀에서의 경험으로 자신감도 붙었다. 서재덕-타이스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뤄야 하는 임성진은 수비에서의 책임감이 더 커졌다. ‘수원 왕자’ 임성진이 새로운 시즌 코트를 달굴 수 있을까.
IN
하승우(S), 장지원(L), 안우재(MB), 정성환(MB)
김주영(S), 구교혁(OH), 우병헌(OP) : 신인
OUT
김지한(OH), 오재성(L), 이시몬(OH), 김인균(OH), 조용석(L), 황동일(S)
글_이보미/김하림/박혜성 기자
사진_더스파이크DB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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