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인 셈이죠."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서 뛰고 있는 레오(쿠바)는 V-리그에서 보낸 시간만 7년째다. 그는 2012-13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데뷔했고 2014-15시즌까지 3시즌 연속으로 뛰었다.
이후 중국, 튀르키예(터키)리그를 거쳤다가 2021-22시즌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으며 다시 V-리그로 돌아왔다. 그는 2023-24시즌까지 OK저축은행에서 뛰다 이번 시즌에는 현대캐피탈 소속이다.
이제는 나이도 들었고 배구 경험도 많이 쌓였다. 그리고 현대캐피탈에서는 예전처럼 소속팀 공격을 혼자 도맡아하는 경우가 잘 없다. 허수봉를 비롯해 신펑(중국) 전광인 등이 있기에 공격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레오가 삼성화재 시절부터 갖고 있는 습관 하나는 여전하다. 틈나는 대로 수면을 취하는 일이다.
레오는 지난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삼성화재와 6라운드 원정 경기(현대캐피탈은 이날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고 레오는 1, 2세트만 뛰고 18점을 올렸다)를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잠을 많이 자면 좋은 경기를 치르는 것 같다"고 웃었다.
레오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시절 한 가지 '징크스'가 있었다. 주말이나 공휴일의 경우 대부분 낮에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레오는 평일 저녁 경기와 비교해 유독 낮경기에서 개인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데 현대캐피탈로 온 뒤에는 이런 징크스와는 거리를 두게 됐다. 그는 "저녁 경기를 앞두고 낮잠을 자는 게 루틴이 돼서 그랬던 것 같다"며 "이제는 낮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그런 건 없는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러면서 삼성화재 시절 에피소드도 언급했다. 레오는 "그때는 포스트시즌이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머리를 정말 짧게 다듬었다. 거의 민머리를 하고 경기에 나섰었다"며 "그런데 저녁 경기가 늦게 끝나면 그날 머리를 자르러 갈 시간이 없었다. 당시엔 꼭 경기 후 머리를 정리를 했어야했는데 그래서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감독이 늘 내 헤어 스타일에 신경을 쓰고 챙겨줬었는데 그 생각이 난다"고 얘기했다.
레오는 "지금은 아니다. 징크스는 없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와 다가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팀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하는 게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KB손해보험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다.
5전 3승제인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4월 1일부터 시작되는데 3차전이 예정된 4월 5일은 토요일이라 이날만 낮경기로 열린다.
글_대전/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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