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서영욱 기자] 남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범실을 둘러싼 대한항공의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홈에서 열린 12일 우리카드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5세트 혈투 끝에 승리했다. 듀스도 한 세트 있었고 4, 5세트도 2점차로 끝나는 박빙의 승부였다.
셧아웃 패배를 당한 1차전 대한항공 패인 중 하나는 많은 범실이었다. 대한항공은 1차전 3세트까지 범실 25개를 기록했다. 그중 16개가 서브 범실이었다. 강서브를 구사하는 대한항공 특성상 어느 정도 범실은 감수해야 하지만 1차전에는 그 범실이 지나치게 많아진 탓에 강서브로 얻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2차전은 서브 강도를 조절하면서 얻은 이점과 1차전과 같은 서브 범실이 가져다주는 실, 그리고 강서브 위력이 동시에 드러난 경기였다.
1세트 대한항공은 강서브와 함께 코스와 대상을 노리는 정교한 서브를 함께 구사했다. 우리카드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한성정이 최대한 많은 리시브를 소화하려 했지만 대한항공은 집요하게 서브로 나경복을 노렸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1세트 대한항공은 서브 득점은 없었지만 나경복을 공략해 1세트 주도권을 가져왔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도 서브 범실을 상대적으로 줄여나가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1차전 2세트까지 서브 범실이 12개에 달했지만 2차전에는 2세트까지 서브 범실 8개로 1차전보다 줄였다.
5세트는 강서브 위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11-11에서 요스바니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대한항공은 다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13-13에서 허를 찌르는 진성태 속공과 상대 범실로 마지막 두 점을 채우고 승리했다. 요스바니 서브 에이스가 터지기 전까지 대한항공이 리드를 내주고 동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11-11에서 터진 요스바니 서브 에이스는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4세트는 강서브가 주는 범실의 위험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4세트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유광우, 임동혁 투입 후 격차를 좁히면서 마침내 20-20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20-20에서 임동혁을 시작으로 정지석, 요스바니까지 20점 이후 서브 범실만 세 차례 나오며 흐름이 끊겼다. 대한항공은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에서 서브 범실로 스스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2차전 대한항공 총 범실은 35개였다. 세트당 기록으로 보면 1차전보다 적었다(1차전 세트당 8.3개, 2차전 세트당 7개). 서브 범실도 2차전은 총 22개로 서브 전체 시도에서 범실이 차지하는 비율은 2차전에 줄어들었다(1차전 서브 시도 72회, 범실 16회 / 2차전 서브 시도 115회, 범실 22회).
범실이 여전히 적지 않은 편이지만 대한항공은 강서브를 앞세운 상대 공략을 늦출 생각이 없다. 2차전 종료 후 산틸리 감독은 “서브는 어제보다 좋았다. 우리카드처럼 공격과 수비를 잘하는 팀한테는 어느 정도 리스크를 걸어야 한다”라고 강서브 필요성을 강조했다. 요스바니와 정지석 역시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맞춰 때리기보다는 강서브로 밀고 가라는 산틸리 감독 주문이 있었음을 밝혔다.
물론 범실을 조금은 줄여야 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요스바니는 범실을 줄이는 것과 자신 있게 강서브를 구사하는 것 모두 맞는 말이라고 돌아보며 “범실을 줄이긴 해야 한다. 범실이 너무 많으면 이길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강서브로 분위기를 바꾼 장면과 서브 범실로 세트를 내준 장면이 공존한 2세트였기 때문이다.
산틸리 감독이 자신 있는 서브를 강조한 만큼, 남은 경기에서도 오늘과 같은 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관건은 대한항공이 강서브를 앞세운 공략에서 얼마나 범실을 줄이면서도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지에 달렸다.
사진=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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