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시즌 판도 쥔 외국인 선수, 각자 다른 배경과 함께 맞이할 새 시즌

서영욱 / 기사승인 : 2020-10-14 03: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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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외국인 활약은 필수다. 2020-2021 V-리그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력 핵심인 외국인 선수들도 컵대회보다 나은 몸 상태, 호흡과 함께 V-리그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같은 팀에서 V-리그 치를 '구관'
비예나, 다우디 & 디우프, 러츠, 루시아

2020-2021시즌, 전 시즌에 이어 같은 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총 다섯 명이다.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 비예나와 현대캐피탈 다우디, 여자부에서는 KGC인삼공사 디우프와 GS칼텍스 러츠, 흥국생명 루시아가 해당한다.

비예나는 지난 시즌 남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시즌 전 우려되던 외국인 선수치고 작은 신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비예나는 득점과 공격 성공률 1위, 서브 2위에 오르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두 번의 라운드 MVP(2, 5라운드)와 함께 베스트7 아포짓 스파이커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페인 대표팀 일정 소화로 팀 합류 시기는 늦었지만 한 시즌 호흡을 맞춰봤기에 큰 걱정은 없다. 시즌 초반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 나오더라도 이전보다 성장한 임동혁이 뒤에서 버티고 있기에 대응책도 마련된 상황이다. 두 번째 시즌이기에 상대 팀도 더 많은 대처를 하겠지만 대한항공에는 공격에서 힘을 보태줄 선수들이 워낙 많다.

다시 현대캐피탈과 함께하는 다우디는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서브가 좀 더 보강됐음을 보여줬다(컵대회 세트당 서브 0.33개, 2019-2020시즌 0.153개). 완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도 발전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었다. 높은 타점에서 꽂는 공격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2020-2021시즌에는 어깨가 좀 더 무겁다. 반대쪽에서 함께 공격을 이끌던 전광인이 빠졌고 문성민도 시즌 초반 결장한다. 송준호가 합류했고 11월에는 허수봉도 합류하지만 그전까지는 공격에서 다우디가 좀 더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재계약이 유력했고 예상대로 다시 한번 V-리그를 찾은 KGC인삼공사 디우프와 GS칼텍스 러츠는 지난 시즌 각자 팀에 부족했던 걸 채워줬다. 디우프는 2019-2020시즌 엄청난 점유율(45.33%)에 좋은 성공률(41.31%)을 보여주며 KGC인삼공사 중심으로 활약했다. KGC인삼공사가 지난 시즌 잦은 5세트 승부 속에 좋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5세트면 거의 모든 공격을 소화하면서도 득점을 뽑아낸 디우프 공이 절대적이었다. 여기에 선수들을 다독이는 리더 면모도 보여줬다.

여자부 역대 외국인 선수 최장신인 러츠는 GS칼텍스에 ‘높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더했다. 러츠는 한수지와 함께 강력한 블로킹 벽을 형성했고 GS칼텍스는 2019-2020시즌 팀 블로킹 2위(세트당 2.413개)로 올라섰다. 러츠는 상대 주력 윙스파이커를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공격에서도 득점과 공격 성공률 2위, 블로킹 5위에 오르는 등 자기 몫을 다했다.

디우프와 러츠가 2020-2021시즌에 해줘야 할 역할은 같다. 디우프는 다가올 시즌에도 많은 점유율을 소화하며 승부처에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KGC인삼공사가 공격에서 좀 더 다변화를 추구했던 컵대회에서는 점유율이 약간 떨어졌다(29.7%). 정규시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을 끈다.

러츠는 변화가 생긴 세터진에 적응해야 한다. 차기 시즌에는 안혜진과 더 많은 시간 호흡을 맞춰야 하고 백업 세터로 이원정이 새로 들어왔다. 이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흥국생명 루시아는 컵대회 활약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컵대회 다섯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은 32.81%였다. 결승전 기록은 좋았지만 아직 이다영과 합이 원활하진 않았다. 차기 시즌에는 김연경도 합류하면서 본인에게 오는 부담은 더 줄었다. 지난 시즌 보여준 정도의 기록을 다시 보여줘야 강력한 삼각편대가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다.

돌아온 경력자 – 펠리페, 알렉스
펠리페와 알렉스는 새 팀에서 V-리그 경력을 이어간다. OK금융그룹 펠리페는 다시 한번 대체 선수로 영입되면서 네 시즌 연속 V-리그에서 뛴다. 첫 시즌인 2017-2018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대체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는다.

역시 팀 합류가 다른 선수보다 늦은 탓에 컵대회는 소화하지 못했다. 9월 중순에야 팀 훈련에 합류했고 연습경기를 통해 합을 맞췄다. 석진욱 감독은 펠리페가 보여주는 태도에 상당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국내 리그 경험은 충분하기에 새로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는 게 남은 과제다. V-리그 경력이 쌓이면서 공격 성공률이 매 시즌 상승 중이고(47.16%→50.33%→50.99%) 지난 시즌 세트당 블로킹 0.5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건 또 다른 긍정적인 요소다. 석진욱 감독은 지난 시즌 레오 블로킹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알렉스는 2018-2019시즌 한 경기만을 치르고 부상으로 떠난 이후 2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부상으로 비시즌 고생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컵대회는 거의 원포인트 서버로만 나섰고 컵대회 이후에는 허벅지 부상으로 추석 연휴까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미 V-리그에서 기량은 검증됐지만 하승우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하승우도 주전으로 나서는 첫 시즌이기에 변수가 크기에 부상으로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건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호흡만 어느 정도 올라온다면 우리카드에는 더없이 큰 힘이 된다. 2017-2018시즌 서브 3위에 오를 정도로 위력적인 서브와 함께 훨씬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어줄 수 있다. 리시브 부담도 KB손해보험 시절보단 덜하다. 달라진 우리카드 시스템 중심에 있는 선수이기에 알렉스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중위권 도약을 부탁해’ - 케이타, 바르텍, 러셀
2019-2020시즌 남자부 5~7위를 기록한 세 팀은 모두 V-리그가 처음인 새 얼굴을 채웠다. 컵대회에서 선을 보인 선수도 있지만 정규리그에서 얼마나 활약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러셀은 한국전력을 컵대회 우승으로 이끌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서는 다시 리시브 변수를 최대한 해결해야 한다. 한국전력은 오재성과 이시몬이 리시브 범위를 넓게 가져가면서 러셀을 가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같은 변형 포진이 정규시즌에서 얼마나 버텨줄지는 미지수다. 공격에서는 컵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이어가야 한다. 박철우가 반대쪽에서 버텨주기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건 러셀에게 긍정적이다.

삼성화재 바르텍은 컵대회 기록이 아주 좋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공격 점유율 40.3%를 소화하면서 공격 성공률 45.37%를 기록했다. 컵대회 이후에는 세터진에 변화가 있었다. 호흡을 다시 맞추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일부 관계자는 이승원 합류가 바르텍에게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우가 빠지면서 중요한 순간 한방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도 외국인 선수에게 더 커진 셈인데, 바르텍이 이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할지, 이전보다 많은 점유율에도 일정 수준 이상 효율을 보여줄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라인업이 전체적으로 바뀌면서 변수도 늘어난 삼성화재이기에 이럴 때일수록 한방을 책임지는 주 공격수 역할은 중요하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팀 훈련 합류가 늦어 컵대회는 나서지 못한 KB손해보험 케이타는 연습경기 활약상은 기대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좋은 탄력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높은 타점의 공격은 예상대로 위력적이고 서브 위력도 상당하다. KB손해보험 약점이었던 위기 상황이나 20점 이후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해결해주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한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원래 포지션이 윙스파이커여서 그런지 수비도 꽤 괜찮다고 평가했다.

변수는 역시 체력이다. 젊은 선수긴 하지만 연습경기에서는 경기 초반과 중반 이후 위력에 차이가 있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가 상당한 점유율을 소화하는 와중에 빡빡한 경기 일정도 치러야 한다. 아직 프로 경력이 많지 않은 케이타이기에 이 점은 불안요소가 될 수도 있다.

각기 다른 배경의 뉴페이스 3인방 – 루소, 라자레바, 켈시
여자부의 뉴페이스 3인방은 각 팀에 주어진 배경이 조금씩 다르다. 2019-2020시즌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이다영이 나가고 그 자리를 이나연으로 채우는 큰 변화가 있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로 윙스파이커인 루소를 데려와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컵대회에서는 정지윤이 측면 공격수처럼 뛰는 빈도를 늘리면서 다양한 공격을 전개하려 했다. 루소가 리시브 라인에 가담해도 큰 문제가 없기에 가능한 방향이었다. 공격에서도 네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1.53%를 기록하는 등 드래프트 당시 기대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새로운 팀 색깔을 만들어가는 현대건설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며 열쇠를 쥔 선수가 루소다.

 

 

라자레바는 컵대회에서 두 경기를 소화하며 눈에 보이는 공격 성공률은 저조했지만(32.65%) 실제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대할 만했다. 공격에서 보여준 힘과 타점은 정규시즌에도 위력을 발휘할 만했다. 컵대회 때 입은 복근 부상에서도 이미 복귀해 훈련을 이어가고 있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이 저조한 공격력을 보였기에(팀 공격 성공률 35.47%로 5위) 주포 역할을 맡은 라자레바 역할이 중요하다. 라자레바 화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안정적인 볼이 그에게 갈 수 있도록 리시브 안정화가 선행되어야 할 IBK기업은행이다.

2019-2020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가장 고생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라도 켈시 활약이 중요하다. 그러나 컵대회 기록은 좋지 않았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로 치른 대회이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 28.14%는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수치는 아니다. 도로공사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컵대회 이후 연습경기에서는 컵대회보다 세터와 호흡이 좋아지면서 공격력이 나아졌다는 점이다. 켈시는 드래프트 당시 평가된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만 있다면 지난 시즌 팀 약점도 상당히 지워줄 수 있는 선수다. 공격에서는 박정아 짐을 덜어주면서 지난 시즌 낮았던 도로공사 사이드 블로킹 높이도 확실히 올려준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컵대회와 비교해 얼마나 세터와 나은 호흡을 보여주느냐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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