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대'가 써낸 반전 드라마…세계 8위 오른 U19 男배구 이야기 [발리에서 생긴 일]

송현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4 02: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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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 8위.

김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19세 이하(U19) 남자배구 대표팀이 최근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025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유스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다.

U19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이곳에서 끝난 대회 7~8위 결정전에서 핀란드에 세트스코어 1-3(19-25 21-25 25-21 21-25)으로 졌다.

전날 5~8위 결정전에서 불가리아에 0-3으로 패한 대표팀은 이날 핀란드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노렸지만, 끝내 최종 8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30년 만의 동메달을 따냈던 2년 전 지난 대회와 비교하면 조금 낮아진 순위.

하지만 이번 결과 역시 분명 세계 강호들과 맞서 이뤄낸 값진 성과다.

더욱이 남녀 성인 대표팀 모두 최근 국제무대에서 부진을 겪는 상황이라, U19 대표팀의 이 같은 선전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잃어버린 세대’로 평가받던 U19 대표팀의 이번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지금의 U19 대표팀 멤버들은 배구계에서 그리 주목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기량 자체가 직전 세대인 윤서진(KB손해보험), 이우진(전 베로 발리 몬차), 윤하준(한국전력), 김관우(대한항공), 윤경(인하대)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김종일호는 지난해 마나마(바레인)에서 펼쳐진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를 5위로 마감, 4위까지 주어지는 세계대회 자동 출전권을 놓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년 전(2023년) U19 대표팀이 세계유스선수권대회 3위에 오르며 쌓인 FIVB 랭킹 포인트가 올해 그대로 적용됐고, 그 덕에 김종일호는 가까스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인 만큼, 김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결연한 각오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김 감독은 밤낮없이 상대 분석에 몰두했고, 선수들은 그런 김 감독을 보며 매일 야간 훈련을 자청했다.

이들이 흘린 땀방울은 곧 기쁨의 눈물로 돌아왔다.

대회 초반부터 세계 최강 쿠바와 브라질 등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를 잡아내는 파란을 일으켰고, 중국과의 16강전에서도 셧아웃 완승을 챙기며 당당히 8강 고지를 밟은 것이다.


 

단 1년.

아시아 5위였던 김종일호는 단숨에 세계 8위로 도약했다.

황금 세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한때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이들이 만들어낸 반전의 장면이었다.

소년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급성장은 곱씹을수록 더 큰 울림을 준다.

오랜 시간 부진에 시달려 온 한국 배구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그런 시원한 소식이 간만에 들려온 듯하다.


■ 2025 FIVB 세계유스선수권대회 결과 ■
1위 프랑스
2위 폴란드
3위 스페인
4위 이란
5위 이탈리아
6위 불가리아
7위 핀란드
8위 한국
9위 중국
10위 브라질
11위 벨기에
12위 아르헨티나
13위 파키스탄
14위 우즈베키스탄
15위 미국
16위 일본
17위 쿠바
18위 푸에르토리코


사진. 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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