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와 최약체가 뚜렷하게 정해지는 듯 했지만, 라운드 막바지의 혼전 양상이 모든 것을 뒤섞어버렸다. 결국 전승팀도 전패팀도 나오지 않은 1라운드였다.
15일 펼쳐진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일정이 마무리됐다. 팀별로 6경기를 치르며 일종의 탐색전을 마친 남자부는 16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를 시작으로 2라운드에 돌입한다.
1라운드 종료 시점에서의 순위는 대한항공(5승 1패, 승점 15)이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에 현대캐피탈(4승 2패, 승점 12)가 위치해 있다. 그 뒤를 한국전력(3승 3패, 승점 10), KB손해보험(3승 3패, 승점 9), 우리카드(3승 3패, 승점 8)가 따르고 있으며 OK금융그룹(2승 4패, 승점 7)과 삼성화재(1승 5패, 승점 2)가 하위권에 랭크됐다.
아쉬웠던 마무리, 그래도 순항 중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라운드 초반 연승을 달리며 ‘1강’으로 꼽혔던 대한항공은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덜미를 잡히며 1라운드 전승에 실패했다. 여자부의 현대건설이 전승에 성공하며 압도적 독주 체제를 굳건히 한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아쉬운 1패를 했을 뿐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과 두터운 선수층 등의 장점을 앞세워 ‘1강’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2위에 오른 현대캐피탈 역시 마무리가 아쉬웠다. 대한항공과 같은 5승 1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고자 했지만, OK금융그룹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대체로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오레올이 잘되는 날과 잘 안풀리는 날의 경기력 차이가 꽤 컸다. 2라운드에서도 오레올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나란히 3승 3패! 중위권 팀들의 고민거리
나란히 3승 3패를 기록하면서 승점 차이로 3~5위에 자리한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 우리카드는 각자 고민거리 하나씩을 안고 있다. 한국전력은 리시브가 고민이다. 1라운드 종료 시점 기준 리시브 효율 28.98%로 리그 최하위다. 특히 국가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임성진이 좀처럼 기복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주전 라인업의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인 한국전력이 긴 정규리그 레이스를 소화하려면 임성진의 각성이 필요하다.
KB손해보험은 범실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라운드 종료 시점 기준 201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유일하게 200개가 넘는 범실을 저지른 팀으로, 2위인 대한항공(169개)과도 유의미한 차이가 난다. 특히 서브 범실이 많았다. 137개로 서브 범실 역시 가장 많은 팀이었다. 서브 범실 관리에 신경 써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 레오 안드리치(등록명 안드리치)의 무릎 상태가 걱정이다. 오른쪽 무릎 통증을 계속 호소해온 안드리치는 15일 한국전력전에 나서지 않았다. 신영철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원 포인트 서버로도 나설 수 없다”며 안드리치의 무릎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음을 밝혔다. 대한항공에 첫 패를 안긴 1등 공신이었던 안드리치의 공백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 OH들의 부활을 기다리는 하위권
나란히 하위권에 위치한 OK금융그룹과 삼성화재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부활이 절실하다. 삼성화재의 황경민과 OK금융그룹의 차지환이 그들이다.
비시즌 기간 국가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던 황경민은 개막 후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KB손해보험전에서는 선발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OK금융그룹의 주장이 된 차지환 역시 부상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듯 공수 양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시작 전 양 팀 감독들이 에이스로 점찍었던 선수들인 만큼, 두 선수의 기량 회복이 두 팀의 반등을 위한 첫 퍼즐이 될 것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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