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명→극적 취업’ 현대건설, 황윤성 추가 지명…"미래를 위해"

수원/강예진 / 기사승인 : 2021-09-17 00: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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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미지명 이후 실업 무대에 문을 두드리려는 찰나, 전화 한 통에 극적인 취업이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7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2022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끝난 뒤 수련선수 한 명을 추가로 선발했다.

 

주인공은 제천여고 윙스파이커 황윤성(176.2cm). 그는 드래프트 당시 7개 구단 중 그 어떤 팀에서도 호명되지 못했다. 황윤성은 지명되지 못했던 슬픔을 뒤로한 채 배구 인생을 이어가기 위해 실업팀을 알아보던 참이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구단에 먼저 요청했다. 강 감독은 드래프트가 끝난 후 왠지 모를 아쉬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강 감독은 “끝나고 난 뒤 아쉽더라. 괜찮은 선수였는데, 다른 팀에서 데려가지 않길래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결정하게 됐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윙스파이커 뎁스 보강을 위한 선택이었다. 현대건설은 목포여상 이현지(2R 1순위)와 한봄고 김가영(5R 1순위)에 이어 또 한 명의 윙스파이커를 안았다. 즉시 전력감은 아니더라도 팀 미래를 내다봤다.

 

KOVO 규약 제47조 2항에 따르면 '수련선수는 신인 선수 선발 드래프트 라운드 외에서 지명된 선수 또는 지명되지 않은 선수 중 구단이 수련 선수로 등록한 선수를 말한다'라고 나와있다.

 

연맹은 "수련선수는 신인 선수 등록 기한에 맞춰 선수 등록을 실시하면 된다"라고 했다. 제 6조 1항 '신인선수를 지명 선발한 구단은 드래프트 지명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지명선수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연맹에 선수등록을 실시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드래프트가 끝난 15일 이내, 즉 신인선수 등록 기한 마감 전까지 각 구단은 수련선수를 추가로 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사례로는 2018-2019시즌 한국전력 손주상이 있다.

 

현대건설은 황윤성의 신장에 주목했다. 강 감독은 “윤성이는 신장이 좋은 선수다. 당장 쓰긴 어렵겠지만, 훈련을 통해 다듬다 보면 발전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만난 황윤성은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엔 마음이 좋진 않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엔 배구를 하기 위한 다른 길을 찾고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극적인 취업이다. 드래프트가 끝난 7일, 그리고 다음 날이었던 8일 전화 한 통이 황윤성에게 걸려왔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나와보라고 하시더라. 말씀을 해주셨고, 그때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뒤늦은 선발이지만 주눅 든 모습은 없었다. 본인의 강점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황윤성은 “모든 면에서 부족하겠지만, 이단 볼이나 어렵게 올라오는 볼은 자신 있게 때릴 수 있다”라며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은 안 됐지만, TV에서만 보던 언니들과 운동하는 게 신기하다. 배울 점도 많다”라고 덧붙였다.

 

후회 없는 프로 생활을 다짐했다. 황윤성은 “운동할 땐 활기차고 진지하지만, 평소에는 밝고 재밌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면서 “목표는 나 자신과 싸워서 이기는 거다. 한계를 넘어서 더 성장하고 싶다”라고 했다.

 

사진_수원/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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