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화성/서영욱 기자] 2년차에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는 육서영. 그의 목표는 확고한 주전이었다.
IBK기업은행 육서영은 11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 선발 윙스파이커로 출전해 팀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특히 1, 2세트 활약이 빛났다. 육서영은 1세트에 무려 공격 성공률 63.64%에 7점을 올렸다. 한 세트 7점은 육서영의 통산 한 세트 최다득점 기록이었다.
2세트에는 1세트만큼 공격을 시도하진 않았지만 3점을 추가했고 공격 성공률은 100%였다. 2세트까지 10점, 공격 성공률 71.43%를 기록해 IBK기업은행이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후 세트 활약에 따라 지난 12월 1일 한국도로공사전에 기록한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15점)도 갈아치울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3, 4세트에 걸쳐 3점 추가에 그쳐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최종 기록은 13점에 공격 성공률 43.33%로 3세트 이후 떨어진 페이스가 아쉬웠지만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공격 성공률 43.33%는 육서영이 10점 이상 기록한 경기 기록 중 가장 좋은 수치다. IBK기업은행은 육서영 활약과 함께 각각 34점, 13점을 기록한 라자레바, 김희진 등을 앞세워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4연패를 끊었다. GS칼텍스전 4연패 역시 끊어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육서영은 “연패 중에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홈에서 연패를 끊어 더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아쉽게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놓쳤다는 이야기에는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지은 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팀이 이겼다. 제 기록보다는 연패를 끊은 것과 승점 3점을 챙긴 것에 만족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육서영은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려는 마음가짐 덕분에 1, 2세트 선전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장에 오기 전부터 오늘은 아쉬운 것 없이 공을 때리고 나오자는 생각만 했다. 그 생각이 1, 2세트에 잘 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3세트 이후에는 체력도 조금 떨어지고 부담도 생긴 것 같다. 듀스를 거치면서 잠시 집중력이 떨어져서 1, 2세트만큼 못한 것 같다”라고 3세트 이후 주춤했던 원인도 덧붙였다.
공격과 달리 리시브는 이날도 쉽지 않았다.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시도(31회)를 기록한 육서영은 리시브 효율 19.35%로 좋지 않았다. 연차가 길지 않은 윙스파이커들이 가장 고전하는 부분 중 하나가 리시브다. 언제든 상대 서브 집중 견제에 노출되고 이를 견뎌야 한다. 고등학교와 비교하면 서브의 힘과 정교함도 훨씬 좋기에 적응에는 시간이 걸린다.
육서영은 “리시브가 불안할 때도 있고 잘할 때도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한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고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라고 리시브에 대한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어 “고등학생 때도 리시브를 많이 받아서 목적타 서브를 받는 부담은 별로 없지만 서브가 그때보다 강하다. 그에 대한 대비가 아직 부족하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육서영은 정규리그 개막과 함께 꾸준히 주전 기회를 받고 있다. 시즌 전 김주향과 윙스파이커 한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지금까지는 육서영이 좀 더 앞서가고 있다(육서영 12경기 38세트, 김주향 8경기 18세트). 이미 지난 시즌 출전 세트(30세트)를 넘어선 육서영이다.
이처럼 기회를 받는 것에 대해 육서영은 “많은 팀원 중에 리베로를 제외하면 여섯 명이 코트 위에서 뛴다. 그 안에 제가 들어가 있는 것 자체로도 뜻깊다. 기회를 주시는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2년차에 기회를 받는 원인으로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을 들었다. 신인 시즌과 비교해 어떤 점이 나아졌는지 묻자 육서영은 “공격이 나아졌다. 신인 때는 멋모르고 때렸다면 지금은 좀 더 생각하고 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답했다. 이어 “언니들 도움도 크다. 신인 때는 조금 못해도 잘했다고 하지만 2년차에는 그게 아니다. 안될 때는 알려주면서 같이 도와준다. 거기에 더 힘을 받는다”라고 주변 도움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3라운드 초반까지 더 많은 주전 기회를 얻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육서영은 더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고 싶다는 의지도 보였다. 육서영은 “아직 완벽하게 제 자리라고 할 수 없다. 여전히 주전 경쟁을 하고 있다. 그 자리를 제 자리로 만들고 싶은 책임감도 있고 그런 부담을 이겨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며 “경쟁하고 더 발전하면서 나중에는 완벽한 주전으로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화성/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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