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가 더 좋아졌어요" 황연주가 말하는 해설, 유튜브 그리고 은퇴

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2 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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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테이너’라는 말이 있다. 운동선수지만 연예인처럼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갖추며 방송 활동을 하는 선수. 현대건설 황연주에게 가까운 말이지 않을까 싶다. 황연주는 ‘선수’라는 직업 외에 유튜브, 그리고 잠깐이지만 객원 해설위원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도쿄올림픽을 뜨겁게 달궜던 ‘눈물좌’ 황연주의 뒷이야기 그리고 ‘배농부부’로 유튜브까지 섭렵하고 있는 황연주. 하지만 그의 머릿속엔 ‘배구’ 생각뿐이다. 프로 18년 차지만 배구에 애착이 더 강해졌다는 황연주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러 현대건설 체육관으로 향했다.

 



2015년 12월호, 2018년 1월호 그리고 2021년 10월호. 황연주는 어쩌다 3년을 주기로 <더스파이크>와 인터뷰를 가지게 됐다. 오랜만이어도 너무 오랜만인 황연주. 그는 “조금 많이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고... 왜 3년에 한 번 오시는지, 좀 더 자주 오시면 좋을 텐데”라고 웃으며 “다음엔 빠른 시일 내에 찾아주세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두 달, 황연주는 바쁘디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2020 도쿄올림픽 MBC 객원 해설위원을 시작으로 2021 KOVO컵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오랜만에 코트에 섰다. 황연주는 “컵대회가 끝나고 시즌 준비 때문에 길게 쉬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휴식도 취하고, 훈련에 몰두하고 있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이번 컵대회는 황연주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준 대회였다.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 자리에 들어선 황연주. “솔직히 외인이 컵대회를 못 뛴다고 했던 이야기를 2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들었다. 걱정도 됐다. 백업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해왔는데, 먼저 뛰어야 한다고 하니까 부담도 됐다. 물론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고 연습을 해오긴 했지만...”


첫 경기는 어색함 그 자체였다. 흥국생명전 초반엔 몸이 덜 풀린 듯 주춤했다. 교체 아웃되면서 웜업존에서 대기했다. 다시 투입됨과 동시에 백어택, 블로킹, 오픈 공격 등 자신만의 기량을 십분발휘했다. 황연주는 “아무래도 처음엔 경기 감각이 없다 보니, 훈련했던 느낌과는 달랐다. 코로나19로 연습경기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없다는 게 느껴졌고, 코트 안에 있다는 것 자체가 낯설기도 하면서 어색했다. 뭔가 불편한 게 있었지만 경기를 하다 보니 조금씩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교체된 상황에서 3세트 다시 코트를 밟았다. 황연주는 “선수는 코트 안에 있을 때 가장 빛나고 신난다. 내가 느끼기엔 오랜 시간 밖에 있었다. 그렇게 뛰다 보니 멘탈적으로 상처를 받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힘들었다. 몸이 힘든 것보다는 마음이 그랬다. 경기장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컸다. 내가 이걸 했을 때 ‘황연주 잘한다’는 생각보다는 ‘오랜만에 뛰는 데 한 번쯤은 잘할 수 있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오늘은 좀 하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뒤에 있다가 뛰니까 남들 시선을 의식하게 되더라. 익숙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강성형 감독의 믿음이 자리했다. 황연주는 경기를 뛰면서 그에 보답하고자 했다. 수훈 선수로 인터뷰를 가졌던 황연주는 “안 됐을 때 나를 다시 투입해준 감독님의 믿음이 변화의 포인트였다”라면서 “감독님이 믿음을 줬을 때 무조건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라면서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황연주는 “그날 몸 상태가 나쁘진 않았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팀 전체적으로 꼬였던 부분이 있었고, 나도 어색했다. 그래도 다시 들어와서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연습할 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고, 코치님들도 마찬가지였다. ‘네가 오른쪽 들어가서 공을 때려줘야 한다’라는 이야길 하셨다. 자신감은 있었는데 코트가 어색할 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7점→11점→18점. 황연주는 매 경기를 치르면서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준결승에서도 위기 순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많은 득점을 낼 때마다 팀에서, 프런트에서 ‘연주가 이만큼이나 득점을 냈네’라며 장난스런 말도 들었다고.


황연주는 “코치 선생님들이나, 프런트에서 그렇게 장난식으로 이야기를 하셨다. 프런트는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하는 모습을 많이 보시지 못해 그런 장난을 치신 듯하다. 조금 서글프기도 했다. 점수를 내고 못 내고를 떠나서 ‘내가 이렇게 경기 뛰는 걸 처음 보셨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뒤에 좀 오래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GS칼텍스에 3-0 완승을 거두면서 2019년 이후 2년 만에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황연주는 결승전 당시 스타팅으로 코트를 밟았다가 교체됐다. 코트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을 터. 황연주는 “아쉽다기보다는 내가 팀이 결승까지 오는 데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기쁘기만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연주는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냈다.

 


“그날 이상한 장면이 방송에 나갔다고 하더라. 유튜브에서도 오해라고 말하긴 했지만, 절대 경기를 못 뛰어서 그런 게 아니다. 그런 일로 화내고, 짜증 낼 사람이면 2년 전 코트 밖에 나와서 자존심이 상했을 때 은퇴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코치님과 다른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애매하게 잡혔다. 꼭 해명하고 싶었다. 다른 일로 인해 짜증이 난 거였고, 그 뒤로는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 물질적으로나 기분으로나 우승을 싫어할 선수가 어디 있겠냐. 내가 지금껏 배구를 해오면서 인성적인 부분에서 한 번도 논란이 되거나, 그런 성격도 아니다. 만약 기분이 나빴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티 내는 것 자체가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억울했다. 우승하고 그 이야길 전해 들었을 때 상처를 받았다. 공인이니까 여러 사람이 나를 보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속이 상했다. 크게 이슈화되진 않았지만 마음이 아팠다. 어쨌든 오해한 사람들에게 오해를 풀어준 거면 된 거고, 나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기나긴 말을 끝마친 황연주는 “오늘 했던 이야기 가운데 텐션이 가장 올라가 있었는데요? 꼭 내보내 주세요”라며 속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해설 준비를 하느라 중간에 빠진 시간이 많았다. 올림픽과 컵대회 중간에 시간은 2주 정도였다. 그래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랜만에 코트 안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 팬분들이 많이 좋아하셨을 거고, 기다리셨을 것 같은데, 이번 컵대회를 통해 만족시켜드린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배구가 더 좋아졌어요”
황연주는 2020 도쿄올림픽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황연주가 해설 제안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부터 꾸준히 해설 제안을 받아왔지만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처음 연락이 오셨다. 그때는 생소하기도 했고, 해설을 하게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은퇴 시기가 앞당겨지는 느낌이 들어 거절했다. 해설 때문에 훈련에서 빠지게 되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남편 박경상과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황연주는 “사실 이번 올림픽에도 하지 않으려 했다. 솔직히 자신 없었다.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내가 연락을 피하니까 방송국 PD님이 구단에 연락하셨더라(웃음). 팀과 이야기를 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다. 은퇴 후에 여러 방향을 생각할 수도 있고, 남편도 이것저것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적극 권유를 하길래 내 의사보다는 ‘아 진짜 그런가?’라는 마음이 들었고,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걱정 가득이었다. 황연주는 “첫 경기 해설하기 전까지 ‘큰일 났다. 망했다’는 생각과 함께 너무 걱정 되더라. 긴장도 됐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익숙한데, 즐기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그랬다. MBC에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는 생각도 들었고, 다른 방송사 해설 언니들과 비교도 될 것 같은데, 나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내가 욕먹는 건 괜찮은데, ‘나 때문에 섭외한 PD님이 잘리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했었다”라며 웃었다.


긴장이 풀리고, 경기에 몰입하자 대표팀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감정이 이입됐다. 황연주는 작전 타임 때 김연경이 하는 이야기에 감정이 북받쳤다. 눈물을 조용히 닦아냈지만, 그 장면이 이슈가 됐다.


황연주는 “보통 이기고 나서 우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중간에 울었다. 연경이의 간절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선수라 그런지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했을 때 다르게 다가왔다. 내가 울지 않았다면 흐름상 그냥 지나갈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눈물로 인해 포인트가 된 느낌도 들었다”라며 웃으며 “MBC에서 귀신같이 그 장면을 편집했더라. 조회수가 어마어마했다. 그걸 보고 남편이 부러워하더라. 연경이의 멋진 행동과 말이 나오는 상황에 내가 소스를 좀 뿌리지 않았나 싶다. 사실 숟가락을 얹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김연경과 유쾌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황연주는 “올림픽 기간에는 선수들이 수많은 연락을 받게 된다. 여러 가지가 궁금하긴 한데, 연락을 자주 하진 않고 연경이한테 수고했다는 문자 하나를 남겼다. 그러니까 왜 울었냐고, 울지 말라고 하더라. 올림픽이 끝나고 연경이가 체육관에 훈련을 하러 왔는데 나를 보더니 ‘이 언니 울어서 유명해졌잖아’라고 하더라. 이제 내가 뭐만 하면 ‘눈물좌’라고 한다”라며 웃었다.


해설을 하면서 보고 듣고 배운 점이 수두룩하다. 그중에서도 황연주는 배구에 대한 애착이 좀 더 강해졌다고 한다. 그는 “내가 소속 팀에서 경기 뛰는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처음 경기를 볼 땐 나도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배구를 하면 지겨울 때도, 힘들 때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는데 중계를 하면서 배구에 대한 애착이 좀 더 생겼다고 해야 하나? 나도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하게 됐고, 보는 입장에서 정말 재밌었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구가 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깨달은 부분도 있다. 황연주는 “외국 선수 플레이를 보면 신장은 크지만 전혀 느리지 않다. 아시아배구보다 더 스피드하다. 그걸 보면서 내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빠르고 날카롭게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장이 180~190cm인 선수도 저렇게 움직이는데 나는 더 빨리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배구를 보더라도 경기만 봤는데, 요즘엔 해설이 어떤 말을 하는지도 듣고 보게 되더라”라고 했다.

티격태격 ‘배농부부’
황연주의 또다른 모습

‘배농부부’ 황연주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다. 남편 박경상과 함께 하는 일상 콘텐츠를 6월부터 시작했다. 평소 보지 못했던 운동선수 부부, 그리고 황연주의 자연스러운 일상까지 공개되면서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구독자는 1만 명을 넘겨 2만 명을 향해가고 있다.


황연주는 “내가 까부는 성격이 아니다. 처음엔 어색해서 못하겠다고 했는데 남편이 1년 전부터 하고 싶다고 했다. 남들을 앞서가야 하는데 우리가 한발 늦게 시작한 거라고 말하더라. 남편이 너무 하고 싶어 하니까 되든 안 되든 추억 남기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남편이 너무 열정적으로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유튜브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내가 ‘자기야 농구를 열심히 해야지’라고 웃으며 말하곤 한다. 혼자 컴퓨터 하면서 조회수를 보고, 남녀 성비가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보고 있더라. 아직 시즌이 아니라 괜찮다면서 말이다. 너무 열심히 하니까, 그렇게까지 진심인데 와이프인 ‘내가 그거 하나 못 해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하고 싶긴 하다”라고 말했다.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남편 박경상은 장난기 가득한 모습과 황연주의 반응이 꽤 흥미롭다. 황연주는 “연애할 때부터 그랬다. 싸웠다가, 화해했다가, 웃었다가… 거의 일상이다”라고 했다.


여기서도 김연경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황연주는 “남편이 연경이 섭외를 원한다. 연경이가 그 영상을 보더니 ‘언니 나는 문자밖에 안 했는데, 나를 너무 써먹는 거 아니냐’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남편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그래도 연경이한테 한 번 나와달라는 말은 못 하겠더라. 워낙 바쁜 친구니까. 둘 성격을 생각했을 때 만나면 많이 싸울 것도 같은데 재밌을 것 같다. 남편도 연경이 같은 성격을 처음 겪어보지 싶다. 놀랄 것 같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은퇴? “원하는 시기에”
프로 원년인 2005년부터 18시즌째를 맞이하게 된 황연주에게 부여된 역할은 많다. 해설위원,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선수로서 황연주까지. 은퇴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올 수 있는 시기다. 이에 황연주는 이렇게 답했다.

 


“나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매번 말하긴 하지만 은퇴가 쉬운 게 아니다. 여태껏 해왔던 걸 한순간에 끝낸다고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아직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생각을 아직 하지 않은 것 같다. 만약 너무 아프고, 체력이 안 되고, 점프가 안 돼서 배구가 어렵다면 당연히 은퇴해야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보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어머님께서 물어보셨을 때도 대답하기 힘들었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선 확실하게 정해둔 게 없다. 황연주는 “해설을 하고 난 뒤로 주위에서는 해설 쪽으로 해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줌마 같을 수 있지만(웃음), 결혼했기 때문에 아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해설도 그렇고 2세 계획도 그렇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곤 있지만 쉽지 않다. 내가 엄마가 될 자격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누구를 낳자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생기면 낳는 거고, 아니면 우리끼리 살자는 주의다. 그래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순 없으니 준비는 해야 할 듯하다”라고 이야기했다.


2세 이야기가 나오자 궁금증이 생겼다. 자녀를 낳게 되면 배구를 시킬 것이냐 농구를 시킬 것이냐는 물음에 황연주는 “아무 생각 없다. 나는 아이가 하고 싶으면 생뚱맞은 종목이라도 시킬 생각이다. 남편은 남자면 농구, 여자면 배구를 시키고 싶다고 하더라. 어차피 할 거면 최고가 되면 좋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시키는 게 맞다”라고 답했다.


황연주는 2018년 1월호 <더스파이크>와 가진 인터뷰 당시 “한 4세트쯤 와 있지 않을까요? 4세트 중반을 넘어가고 있겠죠”라면서 지나온 시간을 이렇게 빗댔다.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황연주에게 물었다. 그러자 황연주는 “5세트 8점, 코트 체인지까지는 오지 않았을까…5세트는 이미 시작하지 않았나 싶어요”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일 년 단위로 목표를 세운다. 황연주는 미래를 길게 내다보지 않지만, 세워둔 일년 계획은 꼭 지키려고 하는 편이다.


황연주는 “일 년씩 계약을 하고 나면 ‘올해는 열심히 해보자’는 각오를 다진다. 다른 것보다는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별 탈 없이 내가 원하는 만큼 배구를 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시기에 은퇴하는 게 큰 목표다. 원하지 않게 은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고 싶진 않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지키면서 은퇴를 차차 생각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랜 세월만큼 별명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꽃사슴’을 시작으로 ‘기록의 여왕’ ‘찡찡이’ ‘얀주’ 그리고 최근에 생긴 ‘눈물좌’까지. 황연주는 그대로 ‘꽃사슴’이란 별명이 가장 좋다고 했다.


“요즘은 눈물좌로 많이 불리는데, 꽃사슴이 제일이지 않을까 싶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는 눈물좌로 불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야 유튜브도 더 잘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황연주는 인터뷰하는 내내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솔직담백하게 쏟아냈다. 그는 선수로서 남은 기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팬들에게 전했다.


“해설도 많이 봐주시고, 컵대회 응원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시즌도 곧 치르게 되는데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유튜브 ‘배농부부’도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다. 남편이 어디 가면 이 이야기를 꼭 해라고 한다(웃음). 배구를 얼마나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는 시간 동안에는 좋은 모습, 끝날 때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글. 강예진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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