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훈의 인생 제2막 이야기 #우리카드BJ #직장인 #유튜버

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6 22: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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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 잘 정도로 바쁘지만 지금이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모든 선수들은 은퇴 후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꾸려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하지만 김시훈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돌려 여러 분야에 발을 내디뎠다. 우리카드 편파중계 BJ, 투자회사 이사, 유튜버까지 몸이 세 개여도 모자를 정도로 바쁘다. 선수 때보다 더 바쁘다. 김시훈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기쁨과 삶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은퇴 후를 고민하는 선수라면 김시훈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아, <더스파이크>가 11월 중순 김시훈을 만나고 왔다. “선수 때도 <더스파이크>와 못 했는데, 은퇴 후에 하게 되네요”라며 환하게 기자를 반긴 김시훈과의 이야기를 전한다.


“원래 말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알렉스 국적을
스페인이라고…”

Q__은퇴 후 만나는 건 처음이네요. 잘 지내고 있었나요.
제가 사회생활은 처음인데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나 모를 정도예요.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죠?(웃음) 이것저것 다 해봐야겠다 싶어 다 해보고 있어요. 다른 스포츠도 하고요. 강원도 양양에서 서핑도 배워보고요.

Q__먼저 우리카드 BJ 이야기부터 하고 싶어요. 어쩌다 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우리카드 원년 멤버로 11년을 있었어요. 우리카드 변우덕 국장님과도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었고요. 국장님께서 전화로 ‘시훈아, 아프리카TV랑 네이버스포츠에 편파중계하는데 네가 해설해라!’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감사합니다‘라고 했죠. 우리카드가 너무 좋아요. 지난 시즌에는 잠시 다른 팀에 있었지만 장충으로 다시 돌아와 행복해요. 우리카드 팬 여러분께 이렇게 다시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Q__원래부터 해설, 중계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았는지요.
배구를 했던 선배, 후배, 동기들은 누구나 관심이 있을 거예요. 선수 시절 타팀 배구 경기 중계를 보잖아요. 보다 재미가 없을 때도 있어요. 재미있게 보기 위해 동료들이랑 장난으로 해설하며 보곤 했죠. 은퇴를 하고 나서도 ‘나도 해설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왔네요.

Q__어떤 위원의 중계를 참고하곤 하나요.
SBS스포츠 해설위원이자 인하대 감독님이신 최천식 위원님이요. 말도 조리 있게 하시고, 디테일 있게 설명하시는 게 멋있으세요.

Q__편파 중계하면서 준비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자료를 엄청 준비했어요.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개막전 때 A4 100장 정도는 준비했어요. 저 나름대로의 팀 기록, 개인 기록 등 이것저것 다 체크했거든요. 그런데 준비한 멘트, 자료를 하나도 말로 설명을 못했어요(웃음).

아프리카TV 플랫폼 자체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송이잖아요.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답변해드리다 첫 방송은 끝이 났네요. 계속해서 배구 전문 지식들을 알려드리고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__팬들은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던가요.
홈 어드벤티지부터 해서 선수들의 성격은 어떤지 등 정말 많은 사소한 부분을 궁금해하셨어요. 기록이랑 전혀 상관이 없었죠(웃음).

Q__원래 말하는 걸 좋아했나요.
원래 수다쟁이고 팀에 있을 때도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맡았어요. 평소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중계하면서 느낀 게 ‘아, 나는 말을 못 하는구나’였어요. 꼬이고, 헛 나가고 그러다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요. 지금껏 말을 잘 했다고 봤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아닌 것 같아요(웃음). 평상시에는 비속어도 가끔 섞어가면서 대화를 하는데, 방송은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제가 고향이 광주여서 사적인 자리에서는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나오는데, 방송할 때는 사투리도 쓰면 안 되고요.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Q__실수나 기억나는 순간이 있나요.
첫 중계 때가 가장 떨렸어요. 첫 경기 중계 중에 (김)범용이 형이 저에게 알렉스 국적을 물어봤어요. 포르투갈인데, 제가 순간 스페인이라고 한 거예요. 말하고 나서 곧바로 제 머릿속에 ‘아, 아닌데…’ 머리가 하얗게 변했어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조차 안 났어요(웃음). 또 1라운드 KB손해보험전을 이길 줄 알고, 지면 다음 경기에 여장을 한다고 했는데 져서 태어나 처음 여장을 했고요. 뭐든 쉽지가 않아요(웃음).

Q__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다들 축하해 주고,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제가 말하기를 좋아하는 걸 다 알고 있어요.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은 잘 맞는 직업을 얻었다고 축하해 주었어요. 첫 방송 실수 때도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딨냐’라고 격려해 주셨고요.

Q__김범용 BJ와 호흡은 어때요.
범용이 형과의 첫 만남은 신인시절이었어요. 그 뒤로도 쭉 좋은 인연으로 지내고 있었고요. 지금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범용이 형은 재미 위주, 저는 배구 전문지식 위주로 설명하고요. 서로 파트가 나뉘어져 있잖아요. 티키타카도 잘 되고 케미도 잘 잡고 있고요. 재미있게 방송을 잘하고 있어요.

Q__유튜브 채널도 개설했어요. 이유가 있나요.
채널 이름은 ‘쉬운 남자 시훈’입니다. ‘쉽게 도전하는 남자 김시훈’이라는 뜻이죠.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심심할 때 한 번씩 들려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한평생을 배구만 하고 살았잖아요. 사회에 나와보니 제가 해본 것이 아예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리고 이왕 도전하는 거 영상으로 남겨두면 좋을 거 같아 시작을 하게 됐죠. 유튜브도 도전이잖아요. 해보고 싶은 건 다해보면서 영상 업로드도 하고, 편집도 직접 다 직접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을 못 잡니다(웃음).


“내가 떠나야 후배들도 뛸 수 있어 은퇴 선택”
“두 번째 회사에서는 홍보이사 업무 맡아”

Q__다른 주제로 가보고 싶어요. 지난 시즌 은퇴를 선언했어요.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은퇴가 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이런저런 이유가 존재하죠. 정확한 은퇴 이유를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제가 프로에 12년 동안 있었거든요. ‘더 발전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후배들에게 양보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후배들이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엔트리는 한정되어 있잖아요.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번 비시즌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죠. 또한 다른 부분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컸고요.

Q__우리카드에서 뛰다가 지난 시즌은 삼성화재에서 뛰었는데, 우리카드에 대한 서운한 감정은 없었나요.
‘우리카드 원클럽맨’으로 은퇴를 하는 게 저의 목표 중 하나였죠.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서운한 감정은 없었어요. 당시에는 욕심이 있었고, 또 우리카드가 새로운 길을 열어준 거잖아요. (신영철) 감독님이나 국장님도 ‘가서 아프지 말고, 잘 하라’라고 덕담을 건네주셨어요. 삼성화재 가서도 국장님, 감독님이랑 계속 전화 통화를 했고요.

Q__감독님이 방송 보고 어떤 이야기해 주시던가요.
웃으면서 ‘이왕 할 거면 제대로, 잘 하라’라고 하시더라고요.



Q__은퇴 선언 후 게임회사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셨는데,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 궁금해요.
‘나인조이’라는 게임회사에 있다가 지금은 본사라고 할 수 있는 투자회사 ‘제이솔루션’에 있어요. 그전에 지인분들이랑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 왔던 사람이 ‘나인조이’ 박제혁 대표에요. 제가 게임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박제혁 대표는 배구를 좋아하고요. 그때부터 서로 맞는 게 있어서 자주 보고 그러다가,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하는데 저에게 함께 해보자고 제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손을 잡아 게임회사 홍보, 마케팅 쪽을 맡았는데 와~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기자님들에게 보낼 보도자료부터 시작해 인터뷰도 준비해야 했고요. 또한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할 때는 광고대행사랑 미팅하고, 끝나고 들어오면 PPT 만들고, 엑셀 자료 준비했고요. 정말 쉽지 않았어요.

Q__현재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요.
홍보이사를 맡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직을 한 거죠. 방송 준비도 해야 하고 하니 ‘나인조이’나 ‘제이솔루션’에서 이해를 해줘서 여기서는 마케팅 업무는 안 하고 홍보만 맡고 있어요. 홍보의 전반적인 부분을 맡고 있어요.


김시훈의 꿈이자 바람
“남자배구가 흥행하고
스타 선수가 나왔으면”

Q__되돌아보면 배구 인생에 아쉬움은 없나요.
아쉬운 건 없어요. 최선을 다했어요. 미련도 없고요. 다만 성인 국가대표를 한 번도 못 달고 은퇴를 하게 됐어요. 그게 아쉽죠. 아, 우리카드에서 우승을 못 한 것도 아쉽고요. 2018-2019시즌 처음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는데, 그때도 우승 욕심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잖아요. 만족합니다.

Q__후배들이 우리카드의 ‘V1’을 이뤄주길 간절히 바랄 듯합니다.
솔직히 지난 시즌에 우승하는 줄 알았어요. 챔프전 2승 1패가 됐을 때, ‘아 끝났구나’ 했어요. 3차전 끝나고 (신영철) 감독님에게 ‘한 경기 남으셨네요’라고 문자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4차전 지고…미리 설레발친 거죠. 그 뒤로 연락을 못 드리겠더라고요. 괜히 저 때문에 진 거 같아서요.

Q__은퇴 후 바라본 배구는 어떤가요.
신인 때부터 봐온 형들이 많아요. (박)상하(현대캐피탈) 형, (신)영석이 형, (박)철우(이상 한국전력) 형도 있고요. 훌륭한 선수들이지만 아직도 그들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냉정하게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이 없다는 거예요.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 풀이 얇아지는 것 같아요. 항상 봐왔던 선수들이 똑같이 나오다 보니 팬분들의 흥미가 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팬들과 대중들은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다리고, 그 탄생을 보며 환호하는데 지금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전 유소년 배구 쪽에 애정이 많아요. 조만간 우리카드 유소년 배구교실 강사로 활동하게 될 텐데, 거기서 유소년 육성에 힘을 다하고 싶어요. 저 어렸을 적에는 즐기며 배구를 했던 적이 없어요. 지금 어린이들에게는 배구의 재미를 느껴주고 싶어요. 배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나중에 프로 선수가 되어 새로운 스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__눈여겨보는 신예 선수가 있나요.
우리카드 미들블로커 이상현 선수요. 배구 한 지 5년 밖에 안 됐는데 감각이 있어요.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조금 더 즐기며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신영석, 박상하의 뒤를 잇지 않을까 생각해요.

Q__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항상 유쾌하고 즐겁고 코트 위에서는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장충 공유’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웃음).



Q__지금이 즐거운가요, 배구할 때가 즐거운가요.
지금이 너무 재밌어요. 최근에는 춤도 배우고 있어요. 평소 유튜브에서 춤추는 영상을 보곤 했는데 최근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 보고 더 빠지게 됐어요.

Q__은퇴 후에도 쉼없이 달리는 이유가 있다면요.
사회에 나와 보니 해본 게 없더라고요. 일반인들이 ‘이것도 안 해봤어’라고 할 정도예요. 겨울에 즐길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맛집 이런데도 안 가봤고요. 처음에는 쉴까도 생각했는데 알아보고,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지금 내가 쉴 때가 아니고 더 경험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잠을 못 자긴 하지만 지금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해요.

Q__지금 하고 있는 거 외에 또 다른 목표가 있나요.
목표라기보다는 안 해본 거 다 해보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스키, 스노보드도 타보고 싶어요. 스키장 출입을 해본 적이 없어요. 선수는 몸이 재산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더 조심을 해야 했어요. 수상레저도 즐겨보지 못했고요. 앞날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Q__저도 일반인 김시훈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겠습니다. 어느덧 인터뷰 막바지로 향하고 있어요. 어땠나요. 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할 수 있는 시간 드리겠습니다.
여자 배구 인기가 정말 높아요. 시즌 초반에 남자부 몇 경기는 TV중계가 아예 안 나갔어요. 충격이었어요. 앞으로 남자 배구 많이 사랑해 주시고,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지금 순위 싸움이 치열하고요. 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Q__김시훈에게 우리카드는 어떤 팀인가요.
집이죠. 지난 시즌에도 우리카드가 그리웠어요. 고향 같은 곳이죠. 전신인 우리캐피탈 때부터 힘든 생활을 다 했잖아요. 프로 초창기는 저에게 대학 생활의 연장선이었어요. 안방에서 세 명이 자고, 빨래도 직접 다 해야 했고요. 그래서 더 저에게는 각별한 팀이죠.

Q__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지금까지는 배구 선수로 팬들을 찾아갔는데 은퇴 인사도 못 드리고 배구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가 생겨 우리카드 편파 중계 MC로 팬들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돌려줄지는 계속 고민하겠습니다. 또한 우리카드 배구단 많이 많이 사랑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글. 이정원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우리카드 제공


(더 자세한 내용은 <더스파이크> 12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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