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매우 좋다. 정규리그를 승점3을 얻고 시작해서 더 그렇다." 브라질 출신 명장이자 V-리그 역대 외국인 감독 중 커리어가 가장 화려한 헤난 대한항공 감독이 정규리그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상대로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팀의 첫 경기이자 홈 개막전을 치렀다.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러셀(미국) 쌍포를 앞세워 베논(캐나다)과 김정호가 버틴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헤난 감독은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좋은 출발이다. 확실히 정규리그는 컵대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달(9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에서 대한항공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헤난 감독은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공식 대회를 치렀다.
그는 "정규리그는 역시 분위기가 다르다"며 무엇보다 체육관 시설과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만족해했다. 대한항공 구단도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트 안팎을 새단장했다.
헤난 감독은 "오늘 경기를 브라질에서 온 아들도 체육관을 찾아 지켜봤다. 내게 '마치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과 같다'고 얘기하더라"고 웃었다. 헤난 감독의 아들(지안루카)도 배구 선수 출신이다. 헤난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리베로로 뛰었는데 지금은 배구를 안한다.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난 감독은 "이렇게 체육관을 잘 꾸민다는 건 선수들과 스태프 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분위기가 업(UP)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홈 개막전 승리 주역으로 정지석과 한선수를 꼽았다.
헤난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오늘(22일) 경기 준비를 잘했고 코트 안에서 플레이를 잘했지만 정지석은 역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제몫을 했다. 한선수는 세터로서 공 배분이 좋았고 특히 전술을 잘 풀어갔다"고 얘기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헤난 감독을 선수들은 체육관 라커룸이 아닌 인터뷰실 앞에서 기다렸다. 정규리그 홈 개막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헤난 감독에게 물을 뿌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헤난 감독은 물벼락을 맞으면서 연신 미소를 지었다. 선수단 주장을 맡고 있는 정지석은 "헤난 감독님이 많이 놀라셨다"고 웃었다.
정지석은 "일단 내일(24일)은 선수단 휴식일인데 25일부터 다시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대한항공은 26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팀의 1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KOVO·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