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의 '아름다운 실패' [PS 결산]

송현일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2 10: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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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24~2025 V리그가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우승팀의 빛나는 피날레에는 그들의 호적수가 되며 봄배구를 함께 수놓은 팀들도 함께 했다. 봄배구 여정을 마친 팀들의 이야기를 돌아본다.

2023~2024시즌 창단 첫 최하위를 기록한 KB손해보험. 하지만 2024~2025시즌엔 달랐다. 에이스 안드레스 비예나가 여전한 기량을 뽐낸 가운데 천군만마 나경복과 황택의가 합류한 것. 여기에 현대캐피탈 출신 전현직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박상하, 차영석까지 데려오면서 '전혀 다른 팀'이 된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과 더불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B손해보험의 봄은 생각보다 짧았다. PO에서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에 뼈아픈 역스윕을 허용한 것. 1차전을 3대0으로 가져오며 쾌조의 출발을 끊었지만 2·3차전을 잇따라 내주고 말았다. 특히 강점인 서브가 좀처럼 터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반면 서브와 리시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대한항공은 V리그 남자부 PO 사상 3번째 역스윕을 만들며 환호했다. 챔피언결정전 탈락이 확정된 직후 KB손해보험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봄의 초입까지 들어섰지만 결국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GOOD – 봄 배구 경험, 새 시즌 큰 자산
KB손해보험의 이 같은 행보를 실패보다는 성공으로 기억하는 이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직전 시즌 꼴찌 팀이 단 한 시즌 만에 우승 후보로 탈바꿈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다. 더욱이 새 시즌 KB손해보험은 전력 누수가 다른 팀들에 비해 비교적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쿼터 살림꾼 모하메드 야쿱과도 최근 재계약을 마쳤다. 전력만 놓고 보면 이미 우승 후보다. 이번 PO 경험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BAD – 우승 DNA가 필요해
앞서 얘기한 내용이 곧 이번 PO에서 KB손해보험이 보완해야 할 숙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대한항공에 앞섰지만 '우승 DNA'의 무서움을 경험했다. 2차전부터 대한항공은 중원 자원을 적극 활용해 KB손해보험의 블로킹 조직력을 무너뜨린 한편, 촘촘한 전진 수비와 사이드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 코스를 차단했다. 1차전 패배 후 과감하게 전술을 수정·보완한 것. 대한항공의 이 같은 결단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반대로 KB손해보험은 이 부분에서 확실히 미숙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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