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는 코치답게"…'새내기 지도자' 박철우의 코치학개론

송현일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1 09: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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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 레전드 박철우(40)가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11일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을 보좌할 신임 코치로 V리그 레전드 박철우 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2005년 V리그 원년 멤버인 박철우는 현대캐피탈에서 선수 커리어를 출발해 2010년 삼성화재를 거쳤고, 2020년 커리어 마지막 팀인 한국전력으로 옮긴 후 2023~2024시즌까지 총 19시즌 동안 프로 무대를 누볐다.

현역 시절 7개의 우승 반지를 끼며 '우승 청부사'로 불리기도 한 그는 개인 통산 6623점을 남겨 이 부문 국내 선수 역대 1위(전체 2위)에 올랐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등 국가대표로서도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선수 은퇴 후에는 KBS N 해설위원으로도 활약했다. 2024~2025시즌 V리그 중계를 맡아 현장 감각을 유지하는 동시에 배구 시야를 넓혔다.

그러나 평생 배구와 함께한 박철우에게도 지도자는 전혀 새로운 길.

박철우는 8일 본지 통화에서 "팀에 외국인 감독님이 계시다 보니 일단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 어쨌든 나도 국내에서 계속해 온 배구가 있는데, '한국 배구가 낫다, 외국 배구가 낫다'를 떠나서 새로운 배구를 가까이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렘이 있다. 어떻게 보면 해외 연수를 한국에서 하는 느낌 아닌가"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결국 내가 먼저 열려 있는 자세로 있어야 새로운 걸 받아들일 수 있다. 예전부터 오랫동안 쌓아 온 배구 스타일이 있지만 그걸 지금부터 완전히 내려놓고자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코치 생활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철우는 또 "선수 위에 지도자가 있는 게 아니다. 선수가 있어야 지도자도 있는 거다. 선수들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코트에선 선수가 주인공이고, 팀을 이끌고 방향을 잡는 건 감독이다. 코치는 가운데서 자기 본분에 최선을 다하되, 정해진 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치가 혼자 튀어선 안 된다는 주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선수는 선수답게, 코치는 코치답게, 감독은 감독답게'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박철우는 "기본적으로 코치의 역할이라고 하면 전력 분석이나 선수 기량 발전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구단에선 내게 여기에 더해 선수들과 감독 사이 '가교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 거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훈련 중 가끔 불만 같은 게 생기면 국내 지도자들은 먼저 알아채는 게 있는데, 외국인 지도자들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약할 수밖에 없다. 국내 코치로서 그 부분에 신경을 쓸 계획이고, 선수 생활할 때도 거기에 자신 있었기 때문에 구단도 이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나를 영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카드는 남은 코치 한 자리에 또 다른 '젊은 피' 수혈을 고려하고 있다. 팀 내 선수들과 잘 융화할 수 있는 이 구단 출신 인물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복수의 배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집 토끼' 단속도 일부 마친 상태로, 발 빠르게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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