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하며 함께하는 배구' 7명 소수 인원이 똘똘 뭉친 대전석교초 배구부

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3 06: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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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는 선수 7명이 전부인 초등학교 배구부가 있다. 바로 2007년 창단한 대전 석교초 남자 배구부다. 석교초는 사실 초등 배구의 강호 울산 언양초, 서울 면목초에 견주면 강호라고 부를 수 없는 팀이다. 내세울 수 있는 성적 역시 2019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동메달이 전부다. 하지만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7명의 소수인원이 똘똘 뭉쳐 배구를 즐기고, 배구 자체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대전 석교초. 초여름 날씨가 물씬 풍기던 5월 중순, 대전 석교초에 다녀왔다. 아이들의 파이팅과 배구에 대한 열정이 날씨 만큼 뜨거웠다. 

 

 

성적에 관계없이 분위기는 밝게!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표본 지향

석교초는 유성초 남자배구부, 배울초 여자배구부, 신탄진초 여자배구부와 함께 대전광역시를 지탱하는 초등학교 배구부 중 하나다. 2007년 11월 9일 3학년 4명, 4학년 7명, 5학년 5명 등 모두 16명의 선수들로 배구부를 창단했다. 

 

올해 선수단은 단 7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선수 수급이 어려웠던 탓이다. 김주성 감독, 전기화 코치가 선수단을 이끈다. 선수단은 주장 정민재(153cm, 6학년, MB)를 중심으로 모현수(151cm, WS), 배하율(153cm, WS), 김도현(150cm, S), 김태중(149cm, MB), 오승현(145cm, OPP)이 5학년 5인방이다. 막내 3학년 노웅찬(152cm, OPP)을 더해 7명의 정예 인원이 꾸려진다. 

 

석교초는 전문에서 언급했듯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2019년 전국소년체육대회 3위 입상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 4월 충북 단양에서 열린 제2회 단양 소백산기 전국 초등학교 배구대회, 5월에 열린 제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선 모두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석교초 관계자 및 선수들, 전기화 코치는 실망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 역시 지금 하고 있는 배구가 그저 재밌고 좋다. <더스파이크>가 현장을 찾아갔을 때에도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어색함을 바로 털어내고 열띤 훈련을 펼쳤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억지로 배구를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배구를 사랑해서, 친구들과 하는 배구가 재밌어서 배구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장을 지켜보는 모든 관계자들 역시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석교초 박현수 교장은 “이 학교는 배구부가 교기다. 아이들이 배구를 통해 단결하고 학교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있다. 선수들끼리 협력하고 감싸주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비록 지금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미래가 밝다는 걸 항상 느낀다. 일반 학생들도 배구를 좋아한다. 난 우리 배구부가 자랑스럽다. 코치 선생님도 어머니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품어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석교초의 모토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다. 학교 스포츠를 정상화하고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강조하자는 이야기다. 석교초 역시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는 배구의 재미를, 학생들의 인성 및 필수 교양 습득에 더 힘을 쏟고 있다. 

 

박현수 교장은 “대전광역시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특별한 사업이 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키우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운동 끝나고 저녁을 먹고 수업을 진행한다. 이때 저녁 식비도 교육청에서 모두 지원해준다. 매일 2시간씩 국어, 영어, 수학을 공부한다. 또한 우리는 다른 학교와 다르게 본교에서 교사진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름대로 개별화 수업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선수들의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이번에 대전광역시교육청에서 진단평가를 실시했는데 ‘올백’을 맞은 친구들이 많다(웃음). 우리 선수들이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표본을 잘 보여주고 있어 흐뭇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전기화 코치 역시 “우리 제자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성적 중심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배구를 즐기고, 공부를 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공부에도 충실하니 학교 관계자들이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예전에는 석교초 배구부에 말썽꾸러기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배구를 통해 바른 인성을 가지게 됐고, 공만 보면 순수한 표정을 지었다. 성격까지 확 바뀌어 주위 사람들을 흐뭇하게 했다고 한다. 석교초에게 성적은 첫 번째 과제가 아니었다. 배구를 즐기고, 배구를 통해 성장하길 바라는 게 그들의 꿈이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선수가 부족해요”

공부도 잘하고, 배구도 즐기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분명 있다. 선수가 모자란다. 현재 인원 7명. 6명이 코트에 출전하는 배구 경기를 소화하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 한 명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체력 문제뿐만 아니라 대회 출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사실 2019년까지는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2020년도와 올해,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면서 배구를 하려는 꿈나무가 크게 줄어들었다. 석교초에만 해당되는 고민이 아니다. 전국 초·중·고 운동부라면 모두 겪고 있는 현실이다. 박현수 교장 및 코칭스태프도 선수를 찾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박현수 교장은 “코로나19지만 체육관은 배구부 위주로 쓰기 때문에 방역은 괜찮다. 손소독과 발열 체크도 꾸준히 하고 있다”라며 “사실 이렇게까지 선수 수급이 힘들 줄 몰랐다. 현재 선수단 격려차원에서 배구부 장학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내가 배구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선수 확보다. 12명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늘리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그래서 올해는 대회를 나가더라도 당장의 성적 욕심보다는 선수 부상관리 및 수급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 수급만 된다면 내년만큼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는 석교초다. 현재 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5명의 5학년 선수들 기량이 나쁘지 않다. 특히 이 중 배하율은 탄력이 좋아 타 학교에서도 경계 대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5학년 선수들 모두가 기대된다. 이들은 4학년 때부터 운동을 했다. 기초가 조금 더 다져지면 발전 가능성이 크다.” 석교초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배구부에 열정적인 박현수 교장

“끈기 있고, 성실하게 자라다오”

박현수 교장은 석교초에 부임한 지 5년이 넘었다. 포근한 인상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배구부가 불편함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박현수 교장은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초임 교사 재직 시절, 육상부 지도교사와 유도부 감독 등을 거쳤다.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학생 선수들의 환경이 열악했던 시절이다. 그래서인지 박현수 교장은 자신의 마지막 부임지가 될지도 모르는 석교초 그리고 배구부에 열정을 쏟고 있다. 배구부 이야기가 나올 때면 박 교장의 얼굴은 환하게 변했다. 

 

박현수 교장은 “사실 우리 배구부 선수들의 신체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키 큰 선수가 없다. 수비 위주로 나가야 하는 구조다. 나는 우리 학교를 ‘시골 학교’라고 한다. 학교 주위에 아파트가 없다. 변두리에서도 아이들의 순수함, 맑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나는 석교초에 내 한 몸 다 받쳐 힘을 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박 교장은 학교장으로서 뒤에서 든든하게 석교초 배구부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예정이다.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든든하게 힘을 주려고 한다. 선수 수급, 지원금 확보 등을 약속했다. 박 교장은 “나는 항상 잘 한다고 칭찬만 해주면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나. 우리 선생님들이 ‘교장선생님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 나는 ‘당신의 칭찬과 감사로 인해 이 돼지도 웃는다’라고 말한다”라고 했다. 

 

학생들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랄까. “우리 선수들 중에 프로로 가는 선수도 있고, 그만두는 선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배구를 하면 인내심이 길러진다고 생각해요. 어디 가서든 인성 좋고, 끈기 있고 성실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석교초 교장, 감독, 코치,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석교초 배구부는 함께하는 배구, 협력하는 배구를 꿈꿉니다.” 이들의 이야기처럼 배구는 ‘함께’와 ‘협력’이라는 단어가 가장 필요한 운동이다. 소수의 인원 속에서도 언제나 환하게 웃고 서로 도와가며 최선을 다하는 석교초 배구부. 대한민국 배구계를 밝게 하는 꿈나무로 쑥쑥 성장하길 <더스파이크>도 기대해본다. 

 


"7명의 제자들, 정말 착해요"

전기화 코치

Q__코치님 소개와, 석교초 배구부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려요. 

저는 실업 효성 배구단에서 뛰다가 은퇴 후 초등학교 지도자로 넘어온 전기화 코치입니다. 석교초 온 지는 9년 정도 되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환경도 열악하고, 선수들 신장이 작아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힘든 건 선수 수급입니다. 7명입니다. 

 

Q__말씀처럼 7명만으로 배구 경기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볼 줍는 거부터 해서 모든 게 어려워요. 하지만 부모님들도 도와주고 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잘 극복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Q__선수 수급 외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신장이 작아요. 요즘 신장이 큰 애들은 배구를 안 하려고 해요. 지금 5학년 위주로 팀을 꾸리고 있는데, 내년을 바라보고 있어요. 전관왕이 목표죠. 현실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더해야죠. 

 

Q__석교초를 빛낸 배구 선수는 누가 있나요. 

현재 인하대에서 뛰고 있는 신호진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실력이 굉장히 좋죠. 올해 대학교 3학년인데, 아마 얼리 드래프티로 신인 드래프트에 나올 것 같아요.  

 

Q__코치님이 기대하는 선수가 있다면요. 

5학년 선수들이 5명 정도 있거든요. 6학년 되면 더 잘 할 거라 봐요. 이 중 두세 명은 대학을 거쳐 프로까지 갈 정도의 실력이 돼요. 

 

Q__석교초 배구부가 꿈꾸는 배구 스타일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우리는 서브 위주의 빠른 플레이를 하려고 해요. 대한항공을 닮고 싶어요. 끈끈하면서도 파이팅 넘치는 배구를 선보이고 싶어요. 

 

Q__2021년 목표가 있다면요. 

올해 두 개 정도 대회가 남았거든요. 올해는 8강을 목표로 하고, 내년에는 전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__우리 제자들이 어떤 선수로 자랐으면 하나요. 

우리 아가들, 인성도 좋고 정말 착해요. (울먹이며) 모난 애들이 없어요. 저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어요. 이대로 변하지 않고 잘 컸으면 해요. 그러면 뭐든 다 잘 할 거라 믿어요. 제가 더 열심히 가르쳐야죠. 

 


"대한항공 정지석 선수 닮고 싶어요"

주장 정민재

Q__자기소개를 부탁해요. 

저는 석교초 주장이자 미들블로커로 뛰고 있는 6학년 정민재입니다. 배구는 3학년 때부터 시작했으며, 미들블로커는 코치님의 권유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Q__민재 선수가 생각하는 배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빠른 공격과 수비가 좋아요. 그리고 블로킹했을 때 짜릿함이 있어요. 

 

Q__배구부에 7명 밖에 없는데 주장으로서 힘든 점은 따로 없나요. 

주장으로서 힘든 점은 별로 없어요. 동생들이 워낙 잘 따라와 줘요. 단지 우리가 7명밖에 안되잖아요. 대회 나가면 일일이 볼을 주우러 다녀야 하거든요. 그때 조금 힘들어요(웃음). 

 

Q__자신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장점은 파워라고 생각해요. 또래보다 힘이 좋아요. 단점은 점프가 더 좋아져야 해요. 점프를 잘 하려면 살을 빼야 해요. 한 10kg 정도 빼야죠(웃음). 식단 관리를 잘 해야 돼요. 

 

Q__우리 주장이 기대하는 선수가 있다면요. 

6번 달고 있는 배하율이요. 점프도 좋고 스윙이나 이런 게 나쁘지 않아요. 

 

Q__민재 선수의 꿈은 무엇인가요. 

프로배구 선수가 꿈이죠. 나중에 대한항공에서 뛰고 싶어요. 

 

Q__민재 선수 롤모델도 있나요.

대한항공 정지석 선수요. 공격도 잘 하고, 서브도 세요. 지금은 미들블로커로 뛰고 있지만 나중에는 정지석 선수처럼 윙스파이커 자리에서도 뛰어보고 싶어요. 저 역시 정지석 선수처럼 대학 안 거치고 바로 프로로 가고 싶어요. 

 

Q__2021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대회가 두 개 남았어요. 두 대회에서 최소 8강, 높게 바라본다면 동메달을 따고 싶어요. 

 

Q__주장으로서 동생들에게 한마디 남겨보면 어떨까요. 

내가 졸업해도 열심히 하길 바란다. 그리고 하율아, 나 졸업하더라도 열심히 해주렴. 네가 미래의 석교초 에이스야. 

 

글. 이정원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6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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