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목표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대학 무대 외국인 선수들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3 00: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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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배구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를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생 신분으로 대학 배구부에 소속되어 대학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해외에서 건너와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대학 외국인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풀어본다.
 

사진_인하대 바야르사이한


꿈을 찾아 밟은 한국 땅

2021년 기준 대학 무대에서 뛰고 있는 외국 국적 선수는 총 네 명이다. 인하대 바야르사이한(이하 바이라, 198cm, 3학년, MB/OPP)이 3학년으로 그중 가장 고학년이고 경희대 유하(198cm, 2학년, WS)와 성균관대 에디(197cm, 2학년, OPP), 명지대 우량성(187cm, 1학년, S)이 뒤를 잇는다. 네 선수 모두 배구선수로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조국의 배구 관련 환경도 한국 땅을 밟게 한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바이라는 2016년 몽골에서 자신을 눈여겨본 순천제일고 이용선 감독의 제안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몽골에서 농구와 배구를 겸하고 있었는데, 농구에서도 청소년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운동능력이 좋았다. 2017년 한국에 들어온 바이라는 순천제일고에서 1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2019년엔 인하대에 입학했다(본래 2018년 입학해야 했으나 선수등록에 필요한 한국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입학이 1년 늦어졌다).

바이라와 함께 한국에 온 선수가 에디였다. 에디는 바이라와 같은 순천제일고, 경북체고, 인하사대부고를 거쳐 바이라보다 1년 늦은 2020년 성균관대에 입학했다. 함께 넘어온 덕분에 바이라와는 서로 의지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에디 역시 이용선 감독 제안과 함께 바이라와 함께 한국행을 결심했다.

유하는 중국 산둥성에서 비치발리볼 선수로 활동 중이었다. 그러던 중 경희대 김찬호 감독이 유하 신체조건에서 가능성을 보고 한국행을 제안했고, 유하는 2019년 6월 한국에 입국했다. 대한항공 진지위에 이어 경희대 외국 국적 선수 계보를 이은 유하다.

네 명 중 가장 후발 주자는 명지대 우량성이다. 앞선 세 선수가 짧게나마 대학 무대에서 자기 기량을 선보인 적이 있는 것과 달리 우량성은 아직 대학 무대에서 기량을 보여준 적이 없다. 2021년 명지대 선수로 등록됐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명지대 일원으로 대학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_경희대 유하


유하를 제외한 세 선수 공통점은 고국에서 프로 선수로 활약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배구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스스로 기회를 찾아야 했다. 대만 출신 우량성은 대만에 프로배구가 없기에 배구선수로 생활을 이어가고자 일본과 한국을 놓고 고민한 경우다. 그중 한국을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우량성은 “배구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이 일본보다 좋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몽골 출신 에디와 바이라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좀 더 배구선수로서 명망을 높이기 위해서는 몽골보다는 한국이 나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코리안 드림’을 찾아 한국 땅에 몸을 실었다.

네 선수 모두 프로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V-리그 입성이 한국에 온 목적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우선 프로에 가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는 바이라는 “은퇴하는 그 날까지 한국에서 배구를 하는 게 꿈이다”라고 과거 본지와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유하 역시 지난 2020년 6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프로팀에 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프로선수로 뛰겠다는 목표는 확고한 만큼, 앞으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 무대서 그들이 보여준 가능성

네 선수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는 프로 무대에서 뛰기에 충분한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네 선수 중 가장 많은 걸 보여준 건 바이라다. 바이라는 2019년 인하대에 우승 트로피를 한 차례 안긴 바 있다(인제대회). 바이라는 미들블로커지만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도 종종 소화했다. 팀원이 많지 않고 로테이션상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오는 신호진이 리시브를 받는다는 점을 활용해 바이라가 후위에 있을 때 일부 로테이션에는 다른 윙스파이커가 리베로와 교체되고 바이라는 후위 공격을 시도한다. 198cm 신장에 탄력이 나쁘지 않고 힘이 좋다. 바이라를 두고 일부 프로팀 관계자는 신체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진지위보다 더 높게 평가할 부분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하대 최천식 감독은 올해는 미들블로커로 역할을 고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천식 감독은 “신장이 큰 편은 아니지만 점프가 좋다. 하지만 스윙 타법이나 블로킹 손 모양은 좀 더 고쳐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사진_성균관대 에디


에디는 2020년 11월에 열렸던 2020 KUSF 대학배구 U-리그에서 성균관대 4강을 이끌었다. 본래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던 오흥대가 임성진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윙스파이커로 자리를 옮기면서 에디가 아포짓 자리를 채웠다. 활약은 준수했다. 해당 대회에서 공격 성공률 3위, 공격 효율 4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결정력을 보여줬다. 웨이트가 조금 부족한 외관이지만 탄력과 빠른 스윙이 인상적이다. 올해도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공격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유하는 경력이 조금 독특한 만큼 검증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6인제 배구가 아니라 비치발리볼 선수로 활동하다가 6인제 배구로 넘어온 경우라서 좀 더 실전을 통한 적응이 필요하다. 김찬호 감독이 가장 우려한 면도 이 부분이다. 게다가 유하가 한국에 온 이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연습도 원활하게 할 수 없었고 리그도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실전 경험을 쌓기도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하는 그만의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장이 198cm로 측면 공격수 기준으로 좋은 편이고 점프가 상당히 좋다. 김찬호 감독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도 뛰어난 탄력에서 오는 높은 타점이다. 6인제 배구 실전 경험과 함께 윙스파이커로 뛰기 위해서는 리시브를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공격에서도 좀 더 힘을 실어서 때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주문을 받는다. 두 가지 모두 실전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회 출전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선수가 유하다.

올해 기량을 보여줘야 하는 우량성은 가장 베일에 싸인 선수지만 기대할 부분은 분명 있다. 세터 기준 신장이 나쁘지 않고 패스워크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청소년기에 자신이 주축이 돼 성과를 올린 대회도 있다. 대만 청소년대표팀 일원으로 2018년 제12회 아시아유스남자배구선수권에서 4강에 올랐다. 중앙 활용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명지대 류중탁 감독은 “욕심도 많고 열심히 한다. 탄력이 좋아서 블로킹도 괜찮다. 세터로서 자질, 센스가 충분하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전부터 세터 자리에 아쉬움을 여러 차례 내비친 류중탁 감독의 아쉬움을 채워줄 선수로 선택된 게 우량성인 셈이다.


‘코리안 드림’으로 가는 길
관건은 역시 귀화 문제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최종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 국적 취득이라는 중요 관문을 넘어야 한다. 어쩌면 기량 문제보다 중요한 게 이 귀화 문제이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면 V-리그에서 활약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귀화에는 특별귀화와 일반귀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특별귀화는 대한항공 진지위가 거친 길이다. 진지위는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 대상자로 선정돼 김호철 전 남자배구대표팀 추천서를 받고 특별귀화를 신청했다.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하고 법무부로부터 최종 귀화 승인 결정을 받아야 한다. 진지위가 선례를 만들었지만 특별귀화는 그만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길이다.  

 

사진_명지대 우량성


일반귀화는 특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5년 이상 한국에 연속해서 거주하는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5년 이상 한국에 머무는 것 외에도 여러 조건이 있고 한국어 시험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등의 변수가 있다.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다양해 일반귀화만을 고려하는 것도 안전하진 않다.


물론 소개한 네 선수 모두 아직 귀화 문제를 앞다퉈 다뤄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간이 있다. 일반귀화를 고려 중이라는 바이라는 내년에 한국 거주 5년을 채운다. 학년도 내년에 딱 4학년으로 맞춰진다.

다른 세 선수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제 대학에서 첫 시즌 혹은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기에 시간적 여유도 있고 어느 방향을 고려할지 생각할 시간이 있다. 이 선수들은 우선 꾸준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남기면서 귀화와 관련한 미래를 생각하면 된다.

꿈을 찾아 한국으로 향한 네 선수.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바라보는 곳은 같다. 이 네 선수가 앞으로 대학 무대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들이 목표한 곳에 이를지 지켜보는 것도 배구 팬들에겐 흥미로운 관심사일 것이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경희대 제공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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