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와 디그로 'One Team' 지켰다! GS칼텍스 한다혜×한수진

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2 00: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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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숨은 MVP로 언급되기도 했던 한다혜와 한수진은 리베로라는 포지션 외에도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 시즌 GS칼텍스가 트레블을 달성하는데 헌신한 ‘수다 자매’ 한다혜와 한수진의 팀으로서 또 개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인터뷰는 4월 초 진행됐습니다).

 

 

“감독님이 One Team 만드느라 힘드셨어요”

두 선수가 말하는 GS칼텍스는?

 

Q__먼저 호칭부터 정리하고 갈게요. 서로를 어떻게 부르나요.

한다혜(이하 다혜) 전 느낌 있게 수진이를 ‘수잔’이라 불러요.

한수진(이하 수진) 저는 다루꿍, 다혜 언니라고 해요. 다루꿍에 큰 의미는 없어요. 

 

Q__두 선수를 함께 불러야 한다면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다혜 한씨 자매?

수진 한씨 자매 좋은데, 아 그런데 (한)수지 언니가 없잖아. 

다혜 음…수다 자매?

수진 수다 자매 좋은 것 같은데(웃음).

 

Q__GS칼텍스 하면 ‘One Team’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혜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허물없이 다가오려고 하세요. 우리 팀은 감독님 놀리는 데 특화된 팀이 아닌가 생각해요. 

수진 신입 때부터 쭉 느꼈던 게 GS칼텍스가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데에는 감독님 역할이 컸다고 봐요. GS칼텍스를 ‘One Team’으로 만드는데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만드는 건 오래 걸리는데 유지하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잖아요. 우리 팀이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기까지 감독님께서 정말 고생하셨어요.

 

Q__‘One Team’을 유지하는 과정에 있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나요. 

수진 특별한 건 없어요. 예를 들면 원정을 가잖아요. 매번 같은 사람하고 방을 쓰지 않아요. 무조건 번갈아가며 써요. 끼리끼리 노는 게 아니라 모두가 다 친해질 수 있게 서로 노력을 했죠. 사소한 일들이 다 기억에 남아요. 

 

Q__차상현 감독님이 평소엔 인자한 아저씨지만 훈련 시간에는 무서운 아저씨로 변한다고 들었어요. 훈련이 굉장히 타이트한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가요. 

다혜 진짜 너무 힘들어요. 많이 힘들어요. 

수진 아직 다른 팀에 가보지 않았고, 어떻게 운동 하는지는 몰라요. 그래도 프로에 오면 ‘고등학교 때 했던 빡센 운동을 벗어나겠구나’라고 하잖아요. 근데 여기는 GS 고등학교 같아요(웃음). 

다혜 진짜 맞는 말이야(웃음).

수진 (이)원정이랑 (유)서연이가 지난해에 팀에 새로 합류했잖아요. 애들 말 들어보면 ‘GS칼텍스 왜 이렇게 힘들어’라고 하더라고요.

 

Q__벌금 제도도 있다면서요. 

다혜 아파서 훈련을 빠지면 3만 원을 내야 해요. 또한 경기 도중 포지션 폴트가 나왔다? 그러면 포지션 폴트를 범한 선수들은 각각 5만 원씩 내야죠. 

수진 그래도 감독님이 주실 때도 있어요. 경기 중 서브 에이스를 하면 통 크게 그 선수에게 돈을 주세요.

다혜 우리에게 주는 건 모두 감독님 사비에요. 

 

Q__두 선수에게 차상현 감독은 어떤 존재인가요. 

수진 아빠 같은 존재죠.

다혜 옆집 아저씨. 자주 보는 아저씨 같아요.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그래서 올 시즌이 더욱 뜻깊다

 

Q__두 선수 모두 데뷔 초반엔 빛을 못 보다 최근에서야 빛을 봤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데뷔 초반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혜 데뷔 시즌 개막 일주일 전에 손가락 부상을 입고 수술을 했어요. 그땐 ‘1~2년 내로 배구를 그만두지 않을까’라고 스스로 생각도 했죠. 수술하고 재활까지 하다 보니 운동도 많이 못 했잖아요.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버티고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힘들 때 친언니가 많이 도와줬어요. (강)소휘도 도와줬고요.

 

Q__수진 선수는 2017-2018시즌 1라운드 1순위 출신이잖아요. 솔직히 1순위의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어요.

수진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제가 못 잡았죠. 신인 시절에는 제가 어느 정도 실력인지도 몰랐고 제 스스로 자신이 없었어요. 항상 ‘자신 있게 하라’ 했는데도 스스로 멘탈을 잡지 못했어요. 그러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적도 있고요. 그래도 항상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려고 했어요. 감독님이 ‘기회는 찾아올 때 잡는 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재작년? 작년부터 해서 ‘그냥 몸이라도 열심히 만들어보자’하면서 배구 생각 안 하고 웨이트 훈련에 집중했죠. 몸이 좋아지면서 뭔가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지난 시즌부터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자신 있게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Q__차상현 감독이 올 시즌 GS칼텍스 선수 중 폭풍 성장 선수로 한수진 선수를 지목하기도 했어요. 감독님이 ‘아픈 손가락‘이라는 단어도 꺼냈습니다. 

수진 저도 답답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배구가 있는데 그 느낌, 그 감정을 잊어버려 찾는데 힘들었죠. 예전에는 정말 감독님 눈도 못 마주쳤어요. 잘못한 게 없는데도 감독님을 볼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요즘은 기회를 잡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거든요. 감독님 방에 가서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감독님과 더욱 친해졌고요. 

 

Q__두 선수가 빛을 볼 수 있었던 요인에는 뭐가 있을까요.

다혜 꾸준한 연습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찔려서…(웃음).

수진 전 아무 생각 없이 운동하면서 버텼어요.  

 

 

Q__올 시즌은 두 선수에게 특별한 한 시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라는 변수 속에서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는데 많이 힘들었잖아요. 

다혜 ‘길었던 시즌’이라고 요약하고 싶어요. 올해 유독 길었던 시즌인 것 같아요. 

수진 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다혜 그래도 코로나19 속에서 리그가 중단되진 않아 다행이에요. 전 중단되지 않을 거라 믿고 있었어요.

수진 저는 팬분들의 응원이 그립더라고요. 예전에는 체육관을 꽉 채운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했잖아요. 지금은 팬들이 경기장에 안 들어오다 보니 응원을 까먹은 것 같아요. 

다혜 챔프전 때 10% 정도 오셨는데 적응이 안 되는 거예요. 박수만 치면서 보고 있는 데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미래의 김해란, 임명옥을 꿈꾸는

한다혜와 한수진

 

Q__이번 시즌이 뜻깊다 보니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았을 듯합니다.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요.

다혜 조완기 선생님(IBK기업은행 수석코치)이요. 아직도 제가 힘들어 보일 때마다 전화해 격려해 주세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이죠. 자기 자식처럼 제자들을 챙겨주셨어요. 선생님 사비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고요. 어떻게 보면 차상현 감독님이랑 비슷해요. 운동은 정말 힘들어도 그 외 시간만큼은 선수들에게 많은 힘을 주시죠.

수진 초등학교 때 문혜숙 선생님(현 수일여중 코치)을 만났어요. 처음에 어떤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문혜숙 선생님이 기본기나 여러 부분을 잘 가르쳐주셨어요. 고등학교 때 올라와서는 박기주 선생님(현 한봄고 감독)이요. 그때는 선생님의 어떤 이야기도 와닿지 않았는데 요즘은 선생님이 그때 그런 말을 왜 해주셨는지 이해가 가요. 

 

Q__두 선수는 어떤 선수를 닮고 싶나요.

다혜 (임)명옥 언니요. 리시브와 기본기도 좋고 실력이 워낙 뛰어나시잖아요. 못 하는 게 없는 언니인 것 같아요. 전 명옥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수진 예전에 (김)해란 언니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해란 언니가 수비하는 모습을 보는데 제가 공격수였어도 화가 났을 것 같더라고요. 못 잡을 것 같은 공도 다 잡아내니 ‘언제 나도 언니처럼 폭넓은 수비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잘 해서 부러워요. 

 

Q__1위라는 자리는 도달하는 것보다 지키는 게 힘들기 마련입니다. 비시즌 보완해야 될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혜 리시브 안정감을 키워야죠. 그리고 순발력도 키우고 싶어요. 

수진 제가 아직 정확한 수비 위치를 잡지 못해요. 확실한 저만의 것을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시간 날 때 틈틈이 리시브 연습도 해야죠. 

 

Q__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이 되고 싶나요. 

다혜 안정감 있는 리베로. 팀에 힘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수진 어떤 팬분이 저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준 적이 있어요.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졌는데 저를 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메시지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다른 분들도 제 긍정의 에너지를 받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Q__앞으로 목표도 궁금합니다. 이제 한 발짝 걸은 만큼 큰 목표를 잡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수진 저는 아직 제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이후 목표를 만들고 싶어요. 

다혜 학생 때도 그렇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렇고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어요. 태극마크를 한 번 달아보고 싶어요(한다혜는 2021 VNL 명단에 대체 선수로 선발되며 그 꿈을 이뤘다).  

 

Q__팬 분들에게도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요. 

다혜 이번 시즌을 통해 팬 여러분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 다음 시즌에는 경기장에서 뵙고 싶습니다.

수진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져 경기장에서 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번 시즌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Q__앞으로의 포부 한 마디 들으며 인터뷰 마무리할까요.

다혜 언제나 그랬듯이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수진 오늘 인터뷰 떨리고 재밌었어요. 다음 시즌에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글. 이정원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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