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소개로 만나 5년 교제 끝 결혼
나와 다른 성숙함과 활발함에 끌려
코로나19로 신혼여행은 미뤄
몸관리 잘해서 다음 시즌 명예회복 각오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경상이에게 의지하고 있더라고요. 고민도 잘 들어주고 믿음직스럽죠."
'꽃사슴' 현대건설 황연주(33)가 5월의 신부가 된다. 해피메리드컴퍼니는 "황연주가 오는 5월 1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현대모비스 농구선수 박경상(29)과 결혼식을 올린다"라며 웨딩화보를 공개했다.
두 사람은 5년 전에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고, 이후 친한 누나-동생 사이로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오랜 기간 배구와 농구계 커플로 자리매김했던 5년의 길고 긴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20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황연주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행복함으로 가득찼다. 황연주는 "결혼 소식만 전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기사가 많이 나가 쑥스럽다"라고 웃었다.
황연주는 박경상이 KCC 소속 시절 현대건설 숙소가 위치한 용인 마북리에서 그와 함께 생활을 하긴 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지나가는 동료 중 한 명이었다. 황연주는 서로 눈이 맞아 연애를 시작한 게 아니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숙소가 같았던 용인 마북리에서 눈이 맞았다고 생각하는 데 정말 아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게 맞다. 숙소에서는 서로 대화를 할 시간도 많이 없었다. 사귀고 난 이후에도 숙소에서 대화를 조금 할 정도였다."
2015년 첫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 황연주는 박경상의 활발함과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에 끌렸다고 한다. 그녀는 "서로 운동을 하니까 나를 많이 이해해 준다. 내가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나는 무뚝뚝하고 내성적이다. 그런데 경상이는 활발하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나랑 달라서 그랬는지 더 끌렸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경상이는 세게 말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힘들면 그만두던지?',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고 말하면서 나를 자극한다. 그럼 나는 화도 나고 오히려 더 오기가 생긴다"라고 웃었다.
그런 두 사람은 지난해 결혼을 결심했다. 조금씩 경기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힘들어하던 황연주.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박경상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때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경상이에게 의지하고 있더라. 고민도 잘 들어주고 믿음직스럽다. 작년에 결혼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미래 계획을 세웠다. 아무래도 운동선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은퇴를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을 생각하면 올해가 가장 적당했다."
결혼은 결심했으나 올해 두 사람의 결혼식에 한 가지 방해물이 있었다. 바로 코로나19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이들의 일상생활이 지장을 받고 있다. 황연주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황연주는 "많이 걱정됐다. '6월로 미뤄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둘 다 운동선수다 보니 시간이 한정적이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힘들다.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지 못하더라도 지금 이 시기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더 미루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혼여행도 미뤘다. "이런 상황에 가면 욕먹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들의 웨딩 화보에는 염혜선, 김주하, 김세영 등 황연주의 배구 동반자들이 함께 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서로 운동선수다 보니 어떤 팬분들에게는 즐거운 소식이 될 수도 있지만 소수의 팬들에게는 공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즐거운 소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황연주는 결혼식을 올린 후에는 다음 시즌 대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황연주에게 다가오는 시즌은 중요하다. 2019~2020시즌에 그녀는 데뷔 후 가장 적은 8경기 26점에 그쳤다. V-리그 살아있는 전설인 황연주다. 명예 회복이 절실하다.
황연주는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 아팠던 부위도 많이 좋아졌다"라며 "이제는 선수 생활을 1년 단위로 생각 하고 있다. '내년에도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뛰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연주는 이제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 박경상에게 한 마디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냥 고맙다. 당연하다는 듯이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맙다. 앞으로 나에게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서로 지혜롭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아직 결혼 소식을 많이 알리지 못했지만 기사가 나면 많이 알 것 같다. 앞으로 평생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황연주의 목소리에는 기쁨과 웃음이 가득했다.
사진_해피메리드컴퍼니 제공, 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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