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감독과 흥국생명 동생들이 말하는 김해란…"든든한 리더였다"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04-14 0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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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희 감독, "리베로 그 이상 보여준 든든한 선수"
이재영, "자기관리 정말 잘해. 본받을 게 많다"
박현주, "나를 이끌어주셨던 정이 많은 언니"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김해란의 주위 선수들이 말하는 김해란은 어떤 선수였을까.

대한민국 국가대표이자 흥국생명 전설의 리베로 김해란(36)이 지난 10일 은퇴를 선언하고 코트를 떠났다.

김해란은 2002년 드래프트 2라운드 5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뒤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리베로로서 리그에서 수많은 기록을 써내려왔다. V-리그 통산 424경기에서 디그 성공 9,816개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2007~2008시즌, 2008~2009시즌, 2011~2012시즌에는 여자부 수비상을 수상했고, 지난 2014년 선정한 V-리그 10주년 올스타 리베로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로도 명성을 날렸다. 2012 런던올림픽 4강 주역이었으며,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

김해란은 타고난 리더이자 든든한 언니였다. 동생들이 힘들 때는 다독여주고, 느슨해지는 모습을 보일 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리베로라는 빛나지 않는 포지션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소화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를 가장 옆에서 지켜봐 온 박미희 감독과 흥국생명 동생들은 김해란을 어떻게 생각할까. 모두 각기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지만 하나같이 공통된 단어를 꺼냈다. 바로 든든함이었다.


먼저 박미희 감독은 "코트에서 리베로 포지션 그 이상을 보여준 든든한 선수였다. 워낙 실력이나 본인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뛰어난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박미희 감독도 김해란이 떠나는 게 내심 아쉬웠다. "관리가 뛰어나기에 조금 더 함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김해란 선수의 앞날이 더 행복하길 바란다."

김해란과 함께 비시즌마다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재영은 "해란 언니는 흥국생명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까지 같이 뛰면서 봐왔지만 자기 관리를 정말 잘 한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 있어서도 언니의 든든한 커버와 분위기가 우리를 이끌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본 받을게 많다. 함께 더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쉽다는 말로는 너무 짧다"라고 이야기했다.


2017년부터 김해란과 함께한 조송화도 김해란과 함께 뛴 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해란 언니와 함께 경기를 뛸 수 있어 좋았다. 언니가 있었기에 지난 시즌 통합우승이라는 좋은 경험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마지막 시즌이 갑작스럽게 종료되어서 아쉬움이 더 크지만, 언니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김해란과 한 시즌밖에 호흡을 맞추지 못했지만 박현주는 김해란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박현주는 "입단했을 때부터 나를 이끌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처음에는 무서운 언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정이 많은 언니였다"라고 울먹였다.

박현주가 데뷔 시즌을 치르면서 힘들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도 김해란이었다. 김해란은 박현주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현주는 김해란의 조언 하나하나를 기억하면서 플레이에 임했고, 결국에는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해란 언니는 선수들이 힘들 때마다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자기 관리도 뛰어나고 어린 선수들이 모르는 걸 잘 알려줬다. 나의 프로 적응을 도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김해란은 200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배구 코트를 지켜온 살아있는 전설이다. 종횡무진 뛰어다녀야 하는 리베로 포지션에서 그많은 세월을 견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흥국생명은 언제나 김해란을 믿었고, 동생들은 언제나 해란 언니를 믿고 원없이 공격하며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김해란은 기나긴 선수 시절을 마쳤다. 이제 박미희 감독 그리고 흥국생명 동생들의 감사한 마음과 응원을 가득 안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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