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6일 경기를 끝으로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여섯 팀들은 정규리그를 21경기씩 소화했다. 각 팀별로 6라운드 30경기를 치르는 리그 일정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3강 체제가 굳건하던 분위기가 조금은 흔들리고 있다. 1, 2위 팀들은 연승을 이어가며 승점 레이스를 계속하고 있지만, 3위 흥국생명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 이재영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서 5연패에 빠졌다. 승점 37, 10승 11패로 어느덧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게 됐다.
흥국생명과 4위 KGC인삼공사와 차이는 승점 11로 여전히 꽤 난다. 그래서 다가오는 한 주 결과가 중요하다. 자칫 승점 차이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게 된다면 봄 배구 구도는 누구도 확답을 내리기 어렵게 된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있었던 경기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하고, 8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경기를 통해 다가오는 한 주를 내다본다.
(모든 기록은 6일 경기종료 후 기준)

1위 현대건설 (승점 45, 17승 4패, 연속 4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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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vs 흥국생명 3-2 승
현대건설은 지난주 한 경기만 치렀다. 4라운드 내내 빡빡한 일정을 치르다가 5라운드 들어서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한 경기 뿐이었지만 할 말은 많은 그런 경기였다.
상대편에 전력의 절반인 이재영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는 현대건설 몫이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26점), 헤일리(20점), 황민경(20점) 무려 세 명이 20점 이상 득점하면서 극적 승리 주인공이 됐다. 1, 2세트를 내주고 나머지 세트를 모두 따내는 대역전승이었다.
현대건설은 초반부터 상대의 적극적인 연타 공략에 애를 먹었다. 수비 불안을 이겨낸 힘은 화력이었다. 중앙 양효진과 좌우에서 헤일리-황민경 쌍포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다. 모처럼 왼쪽 공격옵션이 가담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황민경은 공격성공률 42.86%로 뛰어났다.
불안요소라면 리시브였다. 현대건설은 팀 리시브효율 21.21%로 낮았다. 시즌 팀 리시브효율(33.33%)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올 시즌 현대건설이 고전하는 경기를 보면 대부분 리시브부터 무너진 경기들이었다.
당분간 이 문제는 더 커질지도 모른다. 리베로 김연견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검진 결과 수술 후 회복에만 12주가 소요되는 큰 부상이었다. 다행히도 7일 수술은 무사히 끝나 현재 회복 중이다. 문제는 지금부터 어떤 선수가 리베로로 뛸 것인지 하는 문제다. 김연견은 지난 몇 시즌 동안 홀로 팀 리베로 포지션을 지켜왔다. 그 공백을 남은 선수들이 어떻게 채울 것인지가 관건이다. 리시브가 좋은 고유민과 발이 빠른 이영주가 리시브-디그 상황에 맞게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최근 현대건설의 걱정이라면 정지윤이다. 시즌 초 좋았을 때와 비교해 최근 흔들리고 있다. 다행히 신인 이다현이 그 대안이 되고 있다. 최근 정지윤 대신 이다현이 들어와 다른 공격패턴을 선보여 공을 세웠다. 그렇지만 남은 정규시즌,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서는 정지윤 역할이 팀에게 꼭 필요하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요즘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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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vs 한국도로공사 (수원 실내체육관)
현대건설이 일주일 만에 나서는 경기. 그 상대는 한국도로공사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 상대로 4전 전승 중이다. 재정비 후 치르는 경기인 만큼 확실하게 잡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전력은 현대건설 쪽이 크게 앞선다.

2위 GS칼텍스 (승점 42, 14승 7패, 연속 5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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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vs IBK기업은행 3-0 승
5일 vs IBK기업은행 3-1 승
완전체 GS칼텍스가 좋은 리듬을 되찾고 상승세에 한창이다. 에이스 이소영 복귀 이후 팀 경기력에 안정감이 생겼다.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2대2 트레이드 이후 첫 맞대결이 이슈가 됐지만, 경기력은 GS칼텍스 쪽이 우월했다.
이소영은 후위에서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의 부담은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단순히 기술적인 범주를 떠나 이소영은 팀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코트에 있다는 건 큰 힘이다.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건 강소휘였다. 5일 경기서 강소휘는 17득점, 공격성공률 46.88%, 리시브효율 44%로 수준급 기록을 선보였다.
이로써 GS칼텍스는 1라운드 전승을 달릴 당시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GS칼텍스의 최고 장점은 외인+윙스파이커 2인이 이루는 삼각편대다. 중앙 공격 점유율이 낮다는 단점은 이 세 명이 정상 가동되기만 한다면 어느 정도 상쇄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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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vs KGC인삼공사 (대전 충무체육관)
13일 vs 흥국생명 (서울 장충체육관)
5라운드 출발을 승리로 장식한 GS칼텍스의 다음 상대는 KGC인삼공사다. 시즌 상대전적은 3승 1패로 GS칼텍스 우위다. 그 다음 경기는 순위 싸움에 한창인 흥국생명과 맞대결이다. 아무래도 무게는 이쪽에 더 쏠린다. 흥국생명은 현재 이재영이 빠져 리시브가 불안한 상태다. GS칼텍스 특기인 강서브만 효과적으로 들어간다면 경기를 유리하게 풀 수 있다.

3위 흥국생명 (승점 37, 10승 11패, 연속 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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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vs KGC인삼공사 2-3 패
4일 vs 현대건설 2-3 패
날개 잃은 흥국생명의 후반기 행보는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이재영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팀 연패가 생각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5세트 승부가 많았다. 5연패 중 무려 4패가 5세트 끝에 패한 것이다. 꾸준히 승점 1점씩은 챙겼지만 선수들에게 체력적, 정신적으로 데미지가 될 수 있는 문제다.
지난 현대건설전은 연패를 끊을 기회였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면서 승리에 다가갔다. 그 속에는 루시아의 맹폭이 있었다. 1세트 8득점(성공률 75%), 2세트도 8득점(성공률 44.44%)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의 공격가담도 적극적이었다. 김세영-이주아 두 중앙 선수들이 열심히 득점에 가담했다.
3세트부터 준비된 패턴에 문제가 발생했다. 중앙, 날개 공격이 몇 차례 막히면서 팀 전체가 위축됐다. 공은 루시아 일변도였다. 루시아는 3세트와 4세트 팀 공격의 60%를 홀로 담당했다(3세트 점유율 61.11%, 4세트 60.53%). 결국 지친 루시아는 5세트 공격성공률 20%로 떨어졌다.
날개에 다른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연패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루시아가 39득점을 한 것과 달리 다른 선수들, 특히 날개 공격수들 공격가담은 부진했다. 김미연이 9점, 이한비가 3점, 신인 박현주가 2점에 불과했다.
공격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투입하는 이한비의 부진이 아쉽다. 리시브에서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점이 공격력 저하로 이어지는 상황. 둘 다 안 될 경우 투입 의미를 찾기 어렵지만, 당장 대체선수가 마땅치 않다. 본인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때다. 불안한 리시브를 스스로 인정하고 자신감 넘치는 공격을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팀에는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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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vs IBK기업은행 (화성 실내체육관)
13일 vs GS칼텍스 (서울 장충체육관)
더 이상 연패는 4위 KGC인삼공사에게 등을 내보이는 일이 될 수 있다. 리그는 아홉 경기가 남았고 승점 차이는 11점이다. ‘산술적’으로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기에 방심할 수 없다.
8일 상대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이 후반기 유일하게 승리했던 팀이다. 그러나 그 때는 IBK기업은행도 국가대표 없이 경기를 치렀다. IBK기업은행은 김수지, 표승주가 합류한 뒤 나름 경기력에 틀이 잡혔다. 이재영이 없는 가운데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위 KGC인삼공사 (승점 26, 9승 12패, 연속 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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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vs 흥국생명 3-2 승
6일 vs 한국도로공사 3-1 승
하향세인 3위 흥국생명과 달리 4위 KGC인삼공사는 만족스런 한 주를 보냈다. 흥국생명과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6일에는 한국도로공사를 제압해 연승을 달렸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 상대로 다섯 번 싸워 모두 이겼다.
주전 윙스파이커 최은지가 1일 경기에서 근육 경련으로 인해 도중 교체됐다. 이후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었지만 6일 경기 직전 갑자기 다시 근육이 올라오면서 결장했다. 이에 KGC인삼공사는 고민지-지민경 조합을 꺼내들었다. 둘은 리시브를 악착같이 버텨내고, 공격에서 일조하며 팀 에이스 디우프를 도왔다.
리시브효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팀 리시브효율은 28.36%, 고민지가 26.32%, 지민경이 33.33%였다. 그러나 흔히 표현하는 것처럼 ‘띄워놓는’ 리시브는 문제없었다. 세터에게 정확하게 가지 않더라도 오픈 공격에 탁월한 디우프가 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아직 정규시즌은 아홉 경기가 남았다. 흥국생명과 승점 차이가 꽤 나지만, 아직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참고로 여자배구는 준플레이오프가 없다. 4위와 3위 간 승점 차이가 3점 이내라도 열리지 않는다. KGC인삼공사가 따라잡기 위해선 흥국생명 승점을 제쳐야 한다.
고민지 활약이 좋다. 173cm 단신 윙스파이커지만 공격에 일가견이 있다. 단점도 확실하다. 단신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을 느껴 점프가 줄어든다면 한계가 온다. 또 코스만 제대로 막는다면 블로킹으로 차단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몇 경기 고민지가 좋았기 때문에 상대하는 팀들 입장에선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그 계산을 뚫어내야 한 단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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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vs GS칼텍스 (대전 충무체육관)
12일 vs IBK기업은행 (화성 실내체육관)
GS칼텍스와 경기는 고민지-지민경 조합이 시험에 드는 때다. GS칼텍스는 팀 서브 1위, 블로킹 2위 팀이다. 고민지와 지민경이 그런 팀을 상대로 리시브를 버텨내고, 공격에서 뚫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GS칼텍스 기세가 뛰어나 쉽지 않은 한 판이 될 전망이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유독 IBK기업은행에 약한 면모를 보인다. 상대전적 1승 3패로 밀린다. 재미난 점은 두 팀이 펼친 네 차례 맞대결 모두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맞대결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5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21, 7승 14패, 연속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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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vs KGC인삼공사 1-3 패
지난 KGC인삼공사전은 한국도로공사가 스스로 무너진 경기였다. 이날 한국도로공사 범실은 30개로 세트 당 7.5개였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범실이 단 12개에 불과했다. 무려 18개 차이가 났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문정원 대신 전새얀을 선발로 투입했다. 문정원보다 공격적인 전새얀을 활용해 세 공격수가 함께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길 바란 것이다. 리시브 안정감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겠지만, 이를 공격력으로 보완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수많은 범실 탓에 이는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세트부터 무려 9개 범실을 했다. 흐름은 자연스럽게 KGC인삼공사 쪽으로 넘어갔다. 2세트 한국도로공사는 다시 문정원을 투입했다. 이후 한 세트를 만회하면서 희망을 높였지만 결국 3, 4세트 또 다시 범실 늪에서 허덕이며 무너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세터 이효희, 이원정에 이어 신인 안예림까지 총동원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세 명 모두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새 외인 산체스는 15득점, 성공률 33.33%에 범실 8개로 효율이 다소 떨어졌다. 결국 이날도 코트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고 3세트 교체 아웃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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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vs 현대건설 (수원 실내체육관)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다양한 이슈로 신음하고 있다. 이전까지 한국도로공사 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관록의 팀 이미지가 강했다. 베테랑들이 많은 것도 이유였지만, 단순하면서도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통해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중후함은 사라졌고 산만한 분위기가 아쉽다. 지난 경기는 이런 한국도로공사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한 판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현대건설 상대로 승리가 없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여자부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그런 현대건설 상대로 한국도로공사가 보여줄 경기력은 어떤 모습일까.

6위 IBK기업은행 (승점 18, 6승 15패, 연속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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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vs GS칼텍스 0-3 패
5일 vs GS칼텍스 1-3 패
IBK기업은행은 GS칼텍스와 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상대가 최근 분위기를 타고 있는 팀이기에 쉽지 않았다. 전반적인 수준 차이를 보였던 두 경기였다.
2일 경기에서는 리시브부터 시작해 힘없이 무너졌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백목화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날개 공격수로 뛴 백목화는 11득점, 공격성공률 22.22%, 리시브효율 20.83%를 기록했다.
주목해야 할 건 백목화가 서브에이스를 무려 6개나 해낸 점이다. 백목화는 이전부터 서브가 최고의 강점이었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점은 분명 있지만 서브로 팀 분위기를 가져올 줄 아는 선수다. 올 시즌 들어 그 강점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는데, 간만에 제대로 발휘했다.
올 시즌 다양한 변화를 택했던 ‘김우재 감독’의 IBK기업은행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전 형태로 회귀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날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백목화의 경기력은 또 한 번 그런 아쉬움을 들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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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vs 흥국생명 (화성 실내체육관)
12일 vs KGC인삼공사 (화성 실내체육관)
갈 길 급한 두 팀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고 있는 흥국생명, 그리고 그런 흥국생명을 넘어 봄 배구에 진출하고픈 KGC인삼공사다. 애석하게도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 상대로 승리가 없다. 이번이 절호의 찬스다. 상대는 이재영이 없는 가운데 연패로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 상대로 첫 승리를 얻는다면, 3강-3약 리그 구도에 금을 가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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