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길었던 휴식 끝, 반환점 돌아 후반기 돌입한 여자부

이광준 / 기사승인 : 2020-01-18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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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14일, 긴 브레이크타임이 끝나고 드디어 도드람 2019~2020 V-리그 4라운드가 시작됐다. 총 6라운드로 진행되는 이번 2019~2020시즌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여자부는 14일부터 16일까지 세 경기가 열렸다. 부득이하게도 3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붙었던 상대와 그대로 재대결을 펼쳤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국가대표 선수들이 합류한 가운데 싸웠다는 점이다. 재밌는 점은 3라운드 막판 세 경기서 이겼던 팀들이 이번 4라운드 시작 세 경기서도 모두 승리했다는 점이다. 승리 팀은 연승을, 패한 팀은 연패로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여기서는 지난 세 경기를 돌아보고, 나아가 18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있을 경기들을 각 팀별로 미리 확인한다.

(모든 기록은 17일 기준)




1위 현대건설 (승점 36, 13승 3패, 연속 6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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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vs GS칼텍스 3-1 승리

선두다운 행보다. 지난 16일 완전체가 된 현대건설은 GS칼텍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3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쳤던 현대건설은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국가대표를 거쳐 오면서 한층 성장한 이다영과 여전히 최고 미들블로커인 양효진은 곧바로 선발 출장하며 실력을 뽐냈다. 이다영은 유려한 경기운영으로, 양효진은 무려 9블로킹을 포함한 17득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날 가장 주목해야 할 건 현대건설 외인 헤일리였다. 헤일리는 이날 25득점, 공격성공률 46.67%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전까지는 주로 후위득점 위주였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전위 득점이 더 많이 나오기도 했다(전위 12점, 후위 9점).

브레이크 기간 동안 헤일리는 체력운동에 집중했다. 헤일리는 브레이크에 돌입하기 직전 발목 부상을 당했다. 부상은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정말 다행히도 시기가 좋았다. 헤일리는 여유를 갖고 몸 회복에 집중할 수 있었다.

컨디션 관리가 굉장히 잘 됐다. 이도희 감독에 따르면 회복세가 좋아 예상보다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해 몸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효과는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시즌 도중에 합류한 헤일리는 갈수록 한국에, 그리고 현대건설 배구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헤일리가 4라운드 첫 경기서 보여줬던 결정력 정도만 보여준다면 당분간 현대건설은 걱정 없이 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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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vs IBK기업은행 (화성종합실내체육관)
23일 vs KGC인삼공사 (수원 실내체육관)

현대건설의 다음 상대는 하위권 팀들이다. 19일에는 최하위 IBK기업은행, 그 다음 설 연휴 하루 전날에는 KGC인삼공사와 승부한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두 팀에게 아직 패한 적이 없다. 승점을 더 쌓아 1위를 굳힐 기회다.


2위 흥국생명 (승점 33, 10승 6패, 연속 4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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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vs IBK기업은행 3-0 승리

4라운드 시작을 가장 걱정한 건 흥국생명이 아니었을까. 국가대표팀이 귀국한 바로 다음날 경기가 열렸다. 상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한 와중이기 때문에 매 경기가 소중한 상황. 흥국생명은 팀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에이스 이재영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큰 대회를 치르고 온 선수들에게 최소한의 휴식을 줘야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은 이재영 없이 해냈다. 두 날개, 이한비와 김미연이 나란히 공격성공률 52.94%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여기에 전반기 좀처럼 풀리지 않던 루시아의 활약이 더해졌다. 루시아는 이날 22득점, 성공률 52.5%로 뛰어났다. 올 시즌 경기 중 가장 가벼운 모습이었다.

사실 루시아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서 대회를 치르고 돌아왔다. 아르헨티나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다만 한국 선수들보다 하루 먼저 입국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좋은 결과를 얻고 온 덕분인지 플레이에 자신감이 보였다. 남은 경기서 루시아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이재영과 함께 쌍포를 이뤄 팀 전체 공격력이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귀중한 승리로 흥국생명은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현대건설과 승점 간격을 3점으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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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vs 한국도로공사 (김천 실내체육관)
21일 vs GS칼텍스 (인천 계양체육관)

21일 GS칼텍스전이 좀 더 중요한 경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도 만만히 볼 순 없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6일 새 외국인선수 다야미 산체스(등록명 산체스)를 등록해 공시했다. 낯선 상대가 출격하는 만큼 긴장해야 한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게 1승 2패로 열세다. 다만 최근 경기였던 3라운드 맞대결에선 3-0으로 이겼다. GS칼텍스와 승점 차이는 3점으로, 맞대결에서 물릴 경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3위 GS칼텍스 (승점 28, 9승 7패, 연속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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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vs 현대건설 1-3 패배

기다리던 에이스 이소영이 돌아왔다. 차상현 감독은 “부상으로 인해 감각이 떨어져 있다”라고 걱정했지만, 이소영은 복귀전부터 이름값을 했다. 14득점에 성공률이 무려 50%로 높았다. 리시브효율은 다소 떨어졌지만(25%), 충분히 제몫은 했다.

문제는 러츠였다. 러츠는 이날 21득점으로 많은 점수를 냈다. 그러나 성공률이 32.73%로 매우 낮았다. 공격효율은 7.27%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상대 양효진과 헤일리 등 장신 블로커 상대로 고전했다. 상대 주포 헤일리(25득점, 성공률 46.67%)와는 대조되는 수치였다.

러츠는 뛰어났던 시즌 초와 비교해 페이스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특히 공격성공률 부분에서 하락세가 보인다. 팀에서 주공격수 역할을 해야 할 이소영, 강소휘가 부상으로 빠지는 가운데 공격 대부분을 홀로 담당했다. 그러는 사이 상대에게 점점 분석이 되면서 생긴 문제다.

러츠 라운드 별 공격성공률
1라운드 공격성공률 44.04%
2라운드 공격성공률 40.67%
3라운드 공격성공률 39.29%

그러나 주축 선수들 부상에도 GS칼텍스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러츠의 수고 덕분이었다. 다시 삼각편대가 갖춰진 만큼 세 명이 함께 비상하는 GS칼텍스가 되어야 한다.

한편 중앙 활용은 여전히 고민이다. 뛰어난 날개와 달리 중앙 공격은 GS칼텍스의 가장 큰 약점이다. 지난 경기서도 한수지가 기록한 공격 3점 외엔 미들블로커의 공격득점이 없었다. 러츠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오픈 공격을 때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속공, 이동공격과는 다른 범주다. 날개 선수들이 좌우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터지는 중앙 속공이 있어야만 사이드 화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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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vs 흥국생명 (인천 계양체육관)

GS칼텍스는 꽤나 긴 재정비시간을 받았다. 21일 상대는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이 한창인 흥국생명이다. 연패 탈출이 시급한 GS칼텍스는 상대를 가릴 처지가 아니다. 직전 경기서 보여준 루시아의 경기력을 볼 때, 지난 몇 차례 맞대결보다 훨씬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이 경기를 좋은 결과로 이어갈 수 있다면, 단숨에 상위권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4위 KGC인삼공사 (승점 19, 7승 9패, 연속 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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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vs 한국도로공사 3-1 승리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가 가장 원망할 상대는 KGC인삼공사가 아닐까.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와 네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천적 관계를 이뤘다.

쉬다 온 디우프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상대 블로커 위에서 고공강타를 연신 때려댔다. 거듭되는 성공에 세터 염혜선의 패스도 거듭 디우프를 향해 갔다. 많은 공이 왔지만 디우프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날 디우프는 40득점, 성공률 49.33%로 활약했다. 본인의 V-리그 한 경기 최다득점 타이 기록이다. 전위와 후위도 가리지 않았다. 전위 득점은 23점, 후위는 14점이었다. 범실이 단 4개뿐이었다는 건 더욱 놀라운 사실이다.

그 외에 국내 선수들 중 두 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는 최은지가 유일했다. 최은지는 12점으로 디우프를 도왔다. 공격에서 디우프를 많이 돕진 못했지만 서브만큼은 훌륭했다. 이날 최은지는 서브에이스로만 3점을 냈다. 그 외에도 박은진이 2점, 염혜선과 이솔아가 1점씩 해냈다.

KGC인삼공사의 서브는 올 시즌 리시브 1위 팀인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흔들기에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팀 리시브효율 37.67%로 올 시즌 리시브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날 한국도로공사의 리시브효율은 25.88%에 불과했다.

단순히 공격만 보면 디우프 역할이 매우 크지만, 국내 선수들은 다른 방법으로 디우프 어깨를 가볍게 한 셈이다. 그 외에도 미들블로커 박은진은 이날 유효블로킹을 무려 11개나 만들어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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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vs 현대건설 (수원 실내체육관)

리그 1위 팀과 경기하는 KGC인삼공사다. 현대건설은 다양한 공격루트가 장기인 팀이다. 날개 공격수 3인과 두 미들블로커, 심지어 세터까지도 공격력이 뛰어나다. 매번 나오는 말이지만, KGC인삼공사가 이런 강팀과 싸워 이기려면 디우프 하나로는 어렵다. 결국 공격에서 역할을 해주는 국내선수가 나와야만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5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16, 5승 11패, 연속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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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vs KGC인삼공사 1-3 패배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른 한국도로공사는 홀로 40점을 몰아친 디우프에게 무너졌다. 하혜진 15점, 박정아 13점, 문정원 정대영 각 9점, 배유나 8점 등 여러 선수들이 득점에 가담했지만 쉽지 않았다.

위기에 빠진 한국도로공사에게 한 줄기 빛이 내렸다. 새 외국인 산체스다. 지난 15일 한국에 입국한 산체스는 정식 등록 과정을 모두 마치고 출격 대기 중이다.

산체스는 1994년생으로 어린 나이에 특유의 타점이 돋보이는 선수다. 산체스가 최소한의 공격력을 발휘해준다면 한국도로공사 라인업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장신 공격수 박정아가 있고 공격 가담에 적극적인 정대영-배유나 미들블로커 라인까지 화려하다. 하혜진, 전새얀, 유서연 등 백업 멤버들도 언제든지 요소요소에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 KGC인삼공사전 패배로 큰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긴 재활 끝에 복귀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뛰어난 공격력을 가진 배유나는 이날 어김없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했다. 배유나는 이날 서브나 블로킹 득점 없이 공격으로만 8득점을 올렸다. 공격 실패는 없었다(성공률 100%). 당연히 경기감각은 좀 더 끌어올려야 하겠지만, 배유나의 복귀는 김종민 감독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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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vs 흥국생명 (김천 실내체육관)
22일 vs IBK기업은행 (김천 실내체육관)

국내 선수들로만 시즌을 치러오던 한국도로공사는 드디어 ‘제대로 된’ 외국인선수와 함께 경기에 나선다. 이전까지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선수들의 발전과 활약이 돋보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적과는 크게 연결되지 못했다. 산체스는 다소 처진 팀 분위기를 바꾸고 한국도로공사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 홈에서 연이어 열리는 두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는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6위 IBK기업은행 (승점 12, 4승 12패, 연속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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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vs 흥국생명 0-3 패배

여전히 갈 길 바쁜 IBK기업은행이다. 위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IBK기업은행은 브레이크타임 동안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했다. 받고 때리기가 가능한 날개 박민지와 미들블로커 김현정이 팀에 합류했다. 아끼던 문지윤을 내줘야 했지만 당장 급한 윙스파이커 자리, 그리고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 곧바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 흥국생명전 패배보다도 주축 김희진 부상이 더 뼈아프다. 검진 결과 종아리 부상이 심해져 4주 정도 결장이 예상되고 있다. 3라운드 당시 얻었던 부상을 안고 계속 경기에 나서고, 이후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부상이 커졌다.

소속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김희진의 공백은 당분간 IBK기업은행을 더 괴롭게 할 문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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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vs 현대건설 (화성종합실내체육관)
22일 vs 한국도로공사 (김천 실내체육관)

이정철 감독 체제에서 김우재 감독 체제로 바뀌고 그 첫 시즌 절반이 지났다. 시즌 출발점에서 팀이 제시했던 ‘분위기 변화’는 저조한 성적과 함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선수 포메이션 변경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이전 시스템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제는 과감히 선택할 때다. 남은 반 시즌 동안 어떤 것을 남길 것인지 결단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더 성적을 노려서 상위 순위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젊은 유망주를 키우는 선택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대로는 그저 ‘잃기만 하는’ 시즌이 될 수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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