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국제공항/서영욱 기자] 주장 신영석은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미래를 걱정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을 모두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3일 귀국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남자대표이은 20년 만에 올림픽 무대 진출을 위해 노력했지만 준결승전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자대표팀은 이란과 5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패했다. 주장 신영석은 이번 대회 총 40점으로 박철우, 전광인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아시아예선에 나서기 전부터 신영석은 이번 올림픽을 향해 남다를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진행된 남녀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서 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예선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이후에도 “간절한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라고 밝힐 정도였다. 하지만 남자대표팀의 도전은 이란에 막혀 좌절됐다.
입국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신영석은 “우리 세대는 멈췄지만 한국 남자배구는 더 전진하리라 믿는다. 4년 뒤 대표팀을 응원해주고 싶다”라며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죄송하다”라고 아시아예선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아쉽게 패한 이란전도 돌아봤다. 신영석은 “어려운 경기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싸웠다. 팬분들도 열심히 싸웠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너무 아쉬운 결과지만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다시 한번 전했다.
신영석을 비롯해 박철우, 한선수 등 30대 중반에 이른 선수들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었다. 다음 세대에게 응원을 보낸다는 신영석은 한국 남자배구를 향해 다시 한번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지금 남자배구가 처한 상황은 많이 열악하다. 세계배구에 많이 뒤처진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만 노력할 게 아니라 많은 배구인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신영석은 이란전 패배 직후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신영석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도 세대교체를 언급했다. “가장 중요한 건 유소년 선수 발굴과 투자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야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
신영석의 말처럼 현재 대표팀에는 30대 초중반 베테랑들이 많다. 이 선수들에게 4년 뒤도 기대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신영석은 “대표팀에 나이 많은 선수들이 많더라. 그 점이 걱정된다”라며 “지금은 잘 못 느끼겠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크게 느껴질 수 있다”라고 말을 이었다.
남자대표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해 귀국 전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 신영석은 “당시 여자배구대표팀 결승전이 있었다. 우리는 실패했지만 여자대표팀은 꼭 올림픽 진출권을 따길 바랐다”라며 “우리가 먼저 경기해 승리하고 그 기운을 여자대표팀에도 전하고 싶었다. 우리가 패해서 여자대표팀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다행히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자랑스럽게도 올림픽에 진출했다. 남자배구도 하루빨리 올림픽에 진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신영석은 아쉽게 패한 것에 대해 다른 이유는 대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실력차, 신장 차이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선수 대 선수로, 국가 대 국가로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라며 “악조건과 무관심, 모두 핑계다. 우리가 진 것에 대해 너무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인천국제공항/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