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12월 19일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경기를 끝으로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일정이 모두 끝났다. 리그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이 끝난 뒤 14일에 다시 시작한다. 남자부 역시 4일 경기를 끝으로 13일까지 휴식에 들어간다.
이 기간을 맞아 <더스파이크>는 여자부 6개 팀, 남자부 7개 팀 감독들에게 전반기를 돌아보고, 나아가 후반기를 전망해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소식이 뜸했던 여자부를 시작으로 남자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여자부 5위 한국도로공사(승점 16, 5승 10패)는 전반기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주포 박정아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 컨디션이 시즌 시작부터 저조했다. 그런 가운데 대체 외인으로 합류했던 테일러가 우려했던 대로 팀을 떠나면서 또 한 번 흔들렸다. 그런 가운데 전새얀, 유서연, 하혜진 등 백업 선수들이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희망을 보였다.
“낮은 성적은 아쉬움, 백업 3인방 활약 만족”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평가하기 무색한 전반기였다”라며 아쉬워했다. “외국인선수 문제로 삐걱거리면서 시작했다. 지난 시즌 끝나고 수술을 했던 박정아가 긴 재활기간을 가졌다. 예상했던 대로 어려운 전반기였다”라고 지난 경기들을 돌아봤다.
이어 “점점 박정아가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그러면서 백업들 활약이 쏠쏠했다. 좋은 경기를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선수 공백은 쉽게 극복하기 힘든 것이었다. ‘이기는 경기’가 많지 않았던 건 결국 그 이유가 가장 컸다.
여기에 이효희-정대영 두 베테랑 선수들의 부침도 아쉬움이었다. 이전 시즌과 비교해 확실히 떨어진 경기력이었다. 김종민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김 감독은 “본인들 역할보다는 떨어진 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효희, 정대영 두 선수 부진이 핵심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 선수들 뒤를 이어 해줄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원정, 정선아 등 젊은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엉뚱한 플레이로 오래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터 이원정과 미들블로커 정선아는 김종민 감독이 비시즌부터 활약을 기대했던 선수들이다. 둘은 나이가 있는 이효희와 정대영의 뒤를 이어줄 선수들로 꼽힌 선수들이다. 그러나 기대완 달리 실수가 잦아 믿음을 사지 못했다.
김 감독은 “연습할 때도 충분히 기회를 줬지만 코트 위에서 엉뚱한 플레이가 자주 나왔다. 이럴 경우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가 깨질 수 있다. 범실이 나오더라도 공격적으로 하면서 나와야 한다. 이 부분은 여전히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좀 더 천천히 올라올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할 것 같다. 코트 안에 들어가면 더 자신 있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다 보여줘야 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과감해야 한다. 조심스럽게 하면서 범실을 하면 팀 전체 흐름이 깨진다. 올 시즌이 이 선수들에게 발전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백업들의 활약이었다. 전새얀은 외국인선수가 빠진 자리에 나서 공격력을 선보인 알짜 자원이었다. 하혜진은 신장을 활용해 미들블로커로 출전하기도 했다. 비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던 유서연은 3라운드부터 서서히 살아나면서 팀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
김 감독은 “세 명 활약이 가장 큰 소득이다. 이들은 항상 본인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들어가서 정말 잘 해줬다”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감사”
김종민 감독은 낮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잘 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부분은 정말 선수들에게 고맙다.”
김 감독은 후반기 핵심으로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꼽았다. 다행히도 이효희, 정대영 베테랑 선수들은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컨디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정대영 대각에서 중앙을 지킬 한 명이 절실하다.
김 감독은 “시즌 초에는 정선아나 유희옥을 생각했는데 공격력이 많이 떨어진다. 하혜진 투입은 그런 이유였다. 하혜진은 미들블로커로서는 다소 변칙적이지만 날개 공격으로 활로를 뚫을 수 있다. 하혜진은 브레이크 기간 동안 그 부분 좀 더 훈련하고 있다. 그 자리에 어떤 선수가 나서느냐에 따라 후반기 우리 팀 경기력이 결정될 것 같다”라고 했다.
후반기 역시 전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채로 경기에 나선다. 김 감독은 “전반기에 했던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의지’를 강조한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얼마나 이기고자 하는 의욕을 보일 것인지가 핵심이다.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필요하다. 계속 지는 경기를 하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져도 보여줄 건 다 보여주고 나오자는 걸 많이 강조한다. 강한 정신력으로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뛰는 한 해 되길”
김종민 감독은 지난 2019년을 돌아보며 아쉬워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나름 준비과정도 좋았다. 그런데 외국인선수 선택 과정이 잘못돼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
김 감독은 이어 2020년 새해엔 욕심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욕심내지 않고 하겠다. 우리가 좀 더 분발해야 리그 전체가 재밌어진다. 지금 브레이크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그대로 선수들이 움직여만 준다면 재미있는 후반기 게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끝으로 김 감독은 “올해 부디 선수들이 부상 없이 뛰었으면 한다. 그게 최고 소망이다. 그리고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