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네덜란드에 아쉽게 패한 한국이 더 큰 산, 미국과 만난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오는 11일 오전 2시(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 미국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지난 9일 네덜란드와 첫 번째 경기에서 깜짝 경기력을 선보였다.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통해 홈팀 네덜란드를 거세게 압박했다. 1, 2세트를 모두 한국이 먼저 따내면서 승리 기대를 높였지만 결국 2-3 아쉽게 역전패했다.
네덜란드전 패배, 좌우 공격수 불균형 아쉬웠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첫 경기였다. 마치 지난 5일 열렸던 여자배구 한국과 러시아 간 경기를 보는 듯했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3세트 중-후반까지만 해도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경기를 내줬다.
경기 초반 한국은 윙스파이커 정지석을 적극 활용해 분위기를 주도했다. 정지석은 코스를 예리하게 노리는 공격으로 상대 장신 블로커들을 따돌렸다. 그 속에서 주전세터 한선수와 호흡도 돋보였다. 같은 소속팀에서 뛰는 두 선수는 뛰어난 합을 선보였다.
경기 후반 분위기가 침체되었을 때는 박철우가 힘을 냈다. 경기 초반 박철우는 다소 낮게 공이 와 어려움을 겪었는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위력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결국 그는 19점(공격성공률 60%)으로 팀 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다.
두 공격수, 정지석과 박철우 공격 불균형은 아쉬움이었다. 초반 좋았던 정지석은 지친 탓인지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블로킹에 공이 걸렸다. 반면 갈수록 살아나던 박철우는 경기 초반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둘이 함께 터졌다면, 혹은 경기 후반에라도 함께 공격력을 발휘했다면 기대했던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너무 많은 부상 선수들, 특급 조커 없었다
부상 선수가 많은 점도 문제였다. 아포짓 스파이커 문성민, 미들블로커 지태환은 대표팀 소집 때부터 무릎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여기에 훈련 도중 미들블로커 최민호, 리베로 정민수까지 부상을 당해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3일 연속으로 경기를 치르는 예선전 특성 상 교체 선수는 매우 중요하다. 열네 선수를 고루 써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 필수다.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도 교체선수가 효과적이다. 실제로 지난 경기서 네덜란드는 세터, 주공격수를 교체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문성민 공백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문성민은 백업 선수들 중 가장 공격적인 카드다. 경기가 다소 풀리지 않을 때 문성민이 있었으면 하는 순간이 자주 보였다.
사실상 10명으로 이번 대회를 치러야 하는 한국은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전날 풀세트 경기를 치른 한국은 체력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다. 특히나 박철우, 한선수 등 베테랑 선수들에겐 더욱 치명적이다.
선수가 적다는 건 그만큼 상대가 분석하기에도 편하다는 뜻이다. 첫 경기를 5세트까지 치르며 한국은 전력 대부분을 노출했다. 남은 경기는 더욱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더 높은 벽, 세계 최고 미국과 만나다
세계랭킹 2위 미국은 세계 남자배구를 선도하는 팀 중 하나다. 넓은 선수 폭을 자랑한다. 이들은 지난 10일 새벽에 마무리된 벨기에와 경기에서 3-1(25-20, 25-19, 17-25, 25-18)로 승리했다. 한 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경기였다.
이날 주장 테일러 샌더가 결장했다. 샌더는 뛰어난 공격력과 더불어 기본기도 탄탄한 주축 윙스파이커다. 샌더 없이도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면서 강팀 면모를 또 한 번 자랑했다.
미국은 범실이 다소 많았다. 벨기에가 21개를 할 동안 미국은 31개로 10개가 많았다. 그러나 이를 뛰어난 화력으로 보완했다. 공격득점에서 58-42로 앞선 미국이다.
윙스파이커 애런 러셀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9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66.67%로 높았다. 2019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MVP에 빛나는 아포짓 스파이커 매튜 앤더슨은 17득점(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2개 포함), 성공률 54.17%로 그 뒤를 이었다.
중앙 미들블로커 맥스웰 홀트는 블로킹과 서브 없이 공격으로만 10점을 올렸다. 성공률이 무려 90.90%로 총 11차례 공격 중 단 한 차례 실패했다. 중앙이 다소 약한 한국은 이를 잘 경계해야 한다.
미국은 이번 예선전에서 1위가 유력한 팀이다. 네덜란드, 벨기에보다도 훨씬 높은 벽이다. 이들을 상대로 한국이 선전할 수 있을까. 한국의 두 번째 도전은 11일 오전 2시 SPOTV2에서 생중계한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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