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흥국생명은 지난 2018~2019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러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전 세터 조송화(26)에게 지난 시즌은 고된 시간이었다.
전 2017~2018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흥국생명은 공격적인 FA 영입과 더불어 외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베레니카 톰시아를 뽑아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시즌 시작 전부터 흥국생명이 우승 전력이라는 말이 나왔다. ‘세터’만 잘 받쳐주면 된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훌륭한 공격수들이 많아 세터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다분히 주전 세터 조송화를 겨냥한 말이었다.

주위의 부담감, 거기에 시즌 중반 발생한 어깨 부상까지 겹치면서 조송화는 난관에 부딪혔다. 가장 큰 장점이던 안정감도 떨어졌다. 흔들리는 와중에도 조송화는 묵묵히 버텨냈다. 그리고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확정할 때 팀 중심을 지키면서 마침내 웃을 수 있었다.
2011년에 데뷔해 어느덧 9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조송화를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시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서 만났다. 그는 “시즌을 늦게 끝낸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라며 근황을 전했다.
그에게 있어 지난 시즌은 선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라고. “가까운 시즌이어서는 아니고요, 가장 힘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통합우승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떤 점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궁금했다. 조송화는 “직전 시즌 최하위를 해서 올라가야 할 때였어요. 영입도 잘 하고 해서 저만 잘 하면 되는 거였어요.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자주 들렸고요. 그런 게 큰 부담감이 된 것 같아요. 스스로도 ‘공격수 좋으니 나만 잘하면 돼’라는 생각을 해서 부담을 느꼈어요.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즌이에요”라고 말했다.

조송화는 평소 눈물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특히 지난 시즌은 자주 우는 일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안 풀리고 그러면 눈물을 흘리고 했어요. 그러면서 영상을 보며 왜 안 됐는지 돌아보고요. 원래 눈물이 많은데 지난 시즌은 너무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이어 조송화는 “사실 세터라면 대담하게 경기를 운영해야 하잖아요. 실수를 해도 빨리 잊고요. 그런데 성격이 소심해서 그렇게 잘 못해요. 데뷔 초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해요. ‘이번 시즌은 안 그래야지’라고 마음먹어도 잘 안 되더라고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조송화에게 지난 시즌 통합우승은 훨씬 값어치 있게 다가왔다. “다들 원했던 결과였는데 해냈잖아요. 우승을 확정한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러면서 시즌 때 고생이 떠올랐어요. 팀원들과 함께 다 같이 울었어요.”
그러나 우승은 이미 지난 일이다. 챔피언의 영광도 잠시일 뿐, 이제는 다시 새 시즌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조송화는 “다들 자발적으로 쉬는 날도 줄여가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어요. ‘또 우승하자’라는 마인드로요. 목표는 또 한 번 통합우승입니다.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도 흥국생명 기대해주세요!”라며 힘찬 각오를 남겼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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