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란이 우승후 부른 思父曲. “하늘에서 아버지가 도와주신 것 같아요”

이현지 / 기사승인 : 2019-03-29 2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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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출신 부친, 지난해 11월 별세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2018~2019시즌 자신의 배구 커리어에 처음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새긴 김해란(35)이 가장 먼저 찾은 곳, 바로 아버지가 계신 부산이었다.

2002년 실업리그 시절 한국도로공사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해란은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뒤 열다섯 시즌을 모두 치렀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12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2018~2019시즌, 마침내 김해란도 생애 첫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해란은 통합우승을 이뤘던 지난 27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 끝난 뒤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김해란을 지켜보던 그의 어머니는 그보다 많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해란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8일 친정인 부산으로 향했다. 29일 진행된 <더스파이크>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아버지를 보러 왔다”라며 서둘러 부산으로 향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3일, 김해란은 오랜 지병을 앓고 계시던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아버지가 가시는 길을 지키느라 4일 한국도로공사전에 결장하기도 했다. 김해란은 “아버지께서 지병을 앓고 계셨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라며 장례식이 끝난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해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그는 “아버지께는 정말 죄송했지만 ‘우승하고 다시 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배구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아버지가 계신 부산으로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김해란은 배구선수 출신이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배구공을 잡았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 챔피언이 된 김해란의 모습을 보고 싶었을 지도 모르는 사람, 바로 그의 아버지다. 그래서 김해란은 “우승하고 나서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우승을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더 슬펐다. 아마 아버지가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라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 나이로 서른여섯 살인 김해란은 V-리그 최고의 리베로인 동시에 결혼 6년차 아내이기도 하다. 서른이 되던 해부터 ‘33살에 은퇴하겠다’라는 생각을 가졌던 김해란. 그는 “2016 리우 올림픽까지 마친 뒤 은퇴를 하려고 했었다. 지금 이 나이까지 하리라고는 생각도 안 했는데 하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라며 웃었다.

김해란은 “우승 경험이 없었을 땐 우승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는데, 한 번 해보니 또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막상 은퇴를 하려니 아쉽기도 하다”라며 “아직은 반반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고민해보려고 한다”라는 말로 그의 2019~2020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libero@thespike.co.kr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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