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V4] ‘무관의 제왕’ 김해란, 15년 침묵 깨고 정상에 서다

이현지 / 기사승인 : 2019-03-27 21:16: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더스파이크=김천/이현지 기자] V-리그 원년부터 활약한 리베로 김해란이 흥국생명에서 생애 첫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1(15-25, 25-23, 31-29, 25-22)로 승리하며 V4 달성, 통산 세 번째 통합우승을 일궜다. 지난 2017~2018시즌 FA(자유계약)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해란은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에서 드디어 최정상의 자리에 섰다.

V-리그 출범 전인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해란은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리베로 활약하며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다. ‘기록의 여왕’ 김해란은 2005~2006시즌부터 디그 부문에서 1호 달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2005시즌을 포함해 무려 열 시즌에서 디그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1월 27일 9,000 디그를 달성한 뒤 “개인 기록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승리를 위한 헌신을 이어갔다.

열다섯 시즌 동안 대한민국 최고의 리베로로 코트를 지켜왔던 그에게 없었던 단 한 가지, 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이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몸담았던 열한 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2회를 비롯해 챔피언결정전을 세 번 치렀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향해 미소 짓지 않았다.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첫 시즌에는 최하위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FA(자유계약)로 김세영과 김미연을 영입하며 단숨에 정규리그 1위로 올랐다. 최정상의 자리는 에이스 이재영, 두 이적생의 활약과 함께 디그 1위, 리시브 2위, 수비 3위 등 흥국생명의 뒷문을 굳게 잠근 김해란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적이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역시 “김해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언니로서 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잘 해주는 것 같다”라며 김해란의 존재를 높이 평가했다.

지난 21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해란은 “이번이 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욕심은 나지만 코트에서 티를 낸다면 선수들에게 지장이 있을 것 같다, 모든 연습, 모든 경기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라며 베테랑다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김해란은 변함없이 몸을 날리는 리시브와 디그를 선보이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때로는 묵묵하게 뒷문을 지키고, 때로는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친 김해란. 길고 긴 도전을 끝에 꿈에 그리던 챔피언의 주인공이 됐다.

libero@thespike.co.kr

사진=김천/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