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이광준 기자] 2년차 이원정이 베테랑 이효희를 대신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경기를 잡아 상위권 추격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경기에서 3-0(25-21, 25-19, 25-18)으로 완승했다.
상위권 GS칼텍스를 상대로 승리한 도로공사는 승점 3점을 온전히 획득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세터 싸움의 승리가 돋보였던 경기였다. 도로공사는 이날 선발 세터로 베테랑 이효희를 대신해 2년차 이원정을 앞세웠다.
이원정은 지난 1월 30일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바 있다. 당시 1, 2세트를 내주면서 닥친 위기를 이원정 가세로 조금씩 추격에 성공했다. 5세트까지 간 끝에 패하긴 했지만 이원정이라는 소득을 본 도로공사였다.
경기 시작 전까지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고민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달린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 이런 경기를 앞두고 베테랑 이효희를 믿을 것인지, 이원정 투입으로 변화를 모색할 것인지에 대해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김 감독은 결국 변화를 택했다. 신인 이원정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원정은 좌우로 가는 공에 힘이 뛰어난 선수다. 이를 바탕으로 날개 공격수 활용에 장점이 있다. 반면 이효희는 도로공사가 자랑하는 정대영과 배유나, 두 미들블로커를 적극적으로 쓰는 스타일이다.
이원정 선발 투입은 상대 GS칼텍스를 당황하게 했다. 경기 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4라운드 맞대결에서 패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 1월 12일 두 팀 맞대결에서 도로공사는 배유나 21점, 정대영 19점으로 중앙에서만 무려 40점을 냈다. 차 감독은 “그 때 중앙에서 너무 많은 점수를 헌납했다. 이번에는 그것을 경계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예상을 깨고 파튜와 박정아 위주 경기운영을 펼쳤고 1세트 초반 7-1로 앞서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로공사는 경기를 3-0으로 마무리지었다.
좌우 타점을 잘 살리는 이원정의 세트는 최근 부진했던 박정아를 일깨웠다. 올 시즌 초 매우 뛰어났던 박정아는 중반부터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1~2라운드 박정아는 경기 당 24점, 성공률은 38.45%였다. 그러나 3~4라운드에는 경기 당 16.7득점, 성공률 34.94%까지 떨어졌다.
박정아는 이날 모처럼 에이스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17득점, 성공률은 53.12%로 순도 높은 활약이었다. ‘클러치박’이라는 별명처럼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하는 클러치 능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타점을 잘 살려주는 이원정의 패스와 합이 잘 맞는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이원정은 177cm 신장을 바탕으로 블로킹에도 힘을 더했다. 이날 블로킹으로 3득점이나 올렸던 이원정이다. 수비 상황에서 몇 차례 좋은 디그도 돋보였다. 비록 경기 막판 흔들리면서 이효희와 교체됐지만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양 팀 감독이 사전인터뷰에서 “올 시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던 이날 경기. 2년차 이원정의 활약은 팀에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희망을 선사했다.
이효희와 다른 장점을 가진 이원정의 등장으로 도로공사는 남은 라운드 더욱 변화무쌍한 배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사진_장충체육관/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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