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감독의 유망주 중용, 인삼공사에 생기 충전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01-04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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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은진 이예솔 하효림 주전 기용하며 팀 리빌딩 모색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긴 어둠의 터널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보다. 7연패 늪에 빠진 KGC인삼공사가 바라보는 희망은 유망주 성장이 핵심이다.

KGC인삼공사는 2018년 11월 29일 현대건설전에서 알레나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일곱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세트 역시 한 번도 따내지 못하며 21세트 연속 패배도 이어지는 중이다.

새해 첫날 치른 IBK기업은행과 4라운드 경기 역시 결과는 0-3 패배였다. 하지만 이날 KGC인삼공사는 한 가지 희망을 봤다. 팀 공격 성공률 35.48%로 알레나 이탈 이후 두 번째로 팀 공격 성공률이 30%를 넘었다. 그간 가장 문제였던 공격력에서 지난 12월 16일 GS칼텍스전(당시 팀 공격 성공률 36.79%) 이후 가장 나은 경기였다.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 역시 경기 후 “이전 경기보다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잘한 경기”라고 돌아봤다.

특히 고무적이었던 건 어린 선수들이 이 흐름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최근 두 경기에서 채선아 대신 선발 윙스파이커로 나선 고민지는 12점, 공격 성공률 34.29%를 기록했고 이예솔과 박은진 역시 각각 11점, 10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이제 프로 데뷔 이후 네 번째 경기를 치른 이예솔은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박은진은 75%의 이동 공격 성공률(3/4)을 보였다. 고민지도 올 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2라운드에 4연패를 겪은 KGC인삼공사는 그때와 다른 방법으로 현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당시 KGC인삼공사는 알레나를 비롯한 베테랑 위주로 경기를 치렀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는 주전 절반 이상을 3년차 이하 어린 선수로 채웠다. 4연패 당시 변화의 갈림길에서 고민 중이라고 밝힌 서남원 감독이 미래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기존 주전이었던 최은지와 한수지, 오지영을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 모두 어린 선수들이 들어왔다. 윙스파이커 한 자리에는 프로 3년차 고민지가,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는 신인 이예솔과 박은진, 세터에는 역시 3년차 하효림이 각각 나선다. 이 주전 라인업으로 KGC인삼공사는 최근 두 경기를 소화했다.



사진: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고민지


물론 7연패 기간 처음부터 서 감독이 이러한 라인업을 꺼낸 건 아니다. 서 감독은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위와 같은 신인 위주 라인업을 꺼냈다가 경기력이 떨어지자, 이어진 IBK기업은행전은 다시 베테랑 위주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돌고 돌아 KGC인삼공사는 유망주에게 더 많은 경험을 주는 쪽을 선택했다.

세 선수 모두 기회를 주기에 잠재력은 충분하다. 박은진은 2018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2018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8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다녀온 유망주이다. 하효림도 2016년 18세이하 세계선수권에 나선 경험이 있다. 이예솔은 서 감독이 시즌 초부터 숨겨둔 ‘비밀병기’였다. 서 감독은 지난 1일 IBK기업은행전 후 인터뷰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2라운드 지명권을 얻은 게 이예솔 지명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민지 역시 IBK기업은행 소속부터 서 감독이 눈여겨본 선수였다. 또한 서 감독은 채선아보다 좀 더 힘있는 공격에 능한 고민지가 현재 팀에 더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인 만큼 고쳐야 할 점은 많다. 여전히 기록에는 잡히지 않는 범실성 플레이가 많다. 특히 콜 플레이 미스와 동선이 겹치는 문제가 자주 나온다. 이는 경험이 모자란 탓이다. 세터 하효림은 20점 이후 상황에서 경기 운영이 아직 미숙하고 종종 공격수와 사인이 맞지 않기도 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7연패 기간 한 세트를 얻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신예 선수를 중용한 용인술이 좀 더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그래서 지금같은 주전 포진이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서 감독은 1일 IBK기업은행전 이후 “알레나가 돌아오면 기존 주전 라인업으로 꾸릴 수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서 감독은 지금 유망주들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향후 로테이션 운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어린 선수들 역시 올 시즌 남은 시간 동안 출전 기회를 더 받기 위해서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서감독은 알레나가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복귀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유망주 위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KGC인삼공사가 패배 속에서도 시도한 유망주 중용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박상혁,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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