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KGC인삼공사의 연패가 길어지는 가운데, 알레나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돌풍의 팀’은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 두 팀이었다. 두 팀 모두 1라운드까지 1패만을 기록하며 선두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어느덧 2라운드도 팀마다 한 경기만을 남긴 시점에서 두 팀의 처지는 상반된다. GS칼텍스가 IBK기업은행에 패하긴 했지만 7승 2패 승점 20점으로 1위에 올라 여전히 선두 경쟁 중인 반면, KGC인삼공사는 2라운드 4연패로 4승 5패 승점 13점으로 5위로 떨어졌다.
어떤 팀이든 연패에 빠졌을 때 그 원인은 단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너무 절묘하게 한 가지 원인이 눈에 띈다. 바로 외국인 선수 알레나의 부진이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5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알레나는 24점 공격 성공률 57.89%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틀 뒤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2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17점 공격 성공률 27.59%에 그쳤다. 공격 효율도 52.63%에서 6.9%로 극과 극을 달렸다. 알레나가 평균치만큼만 했더라면 도로공사전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연패 시작과 너무 절묘하게 맞물리는 알레나의 기록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공격에서 홀로 분전한 알레나를 돕기 위해 최은지를 영입했다. 최은지는 기대에 부응하며 알레나의 뒤를 받치는 제2 공격수로 제 몫을 다했다. 여기에 오지영을 필두로 한 후방 수비와 알레나, 한수지의 높이가 더해지며 KGC인삼공사의 1라운드 돌풍이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최은지는 여전히 분전하고 있지만 알레나가 무너지며 KGC인삼공사도 힘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알레나&최은지 1, 2라운드 기록 비교
알레나: 1R 5경기 130득점 공격 성공률 41.22%(108/262) / 2R 4경기 77득점 공격 성공률 32.24%
최은지: 1R 5경기 62득점 공격 성공률 35.76%(54.151) / 2R 4경기 65득점 공격 성공률 39.74%
득점뿐만 아니라 블로킹 수치도 상당히 떨어졌다. 1라운드에서 블로킹 16개, 세트당 0.842개를 기록했던 알레나였다. 실제로 알레나는 라이트에서 상대 주 공격수를 블로킹으로 효과적으로 봉쇄해 수비에서도 이점을 가져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월 31일 GS칼텍스와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1세트에 활약한 강소휘를 2라운드부터 로테이션상으로 맞물리게 막아내며 봉쇄했다. 하지만 이런 블로킹 수치 역시 2라운드에는 4경기에서 7개, 세트당 0.438개로 급감했다. 후술할 흔들리는 팀 수비력에는 알레나의 감소한 블로킹 위력도 한몫한다.
알레나가 부진이 더 뼈아픈 이유는 알레나 부진에 따른 공격력 저하가 수비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 하락 폭이 크진 않지만, 경기 중 수비에서 나오지 않던 실수가 나오고 선수 간 커뮤니케이션이 엇나가는 장면이 1라운드와 비교해 자주 나오고 있다.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 역시 25일 GS칼텍스전 이후 흔들리는 수비 집중력을 걱정했다. 서남원 감독은 "수비 이후 점수가 나야 하는 상황에서 점수가 안 나오니 수비도 힘이 빠진다"라며 안 풀리는 공격이 수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진단했다.
공·수 양면에서 흔들리는 KGC인삼공사가 연패 탈출을 하기 위해서는 알레나의 부활이 최우선 과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연패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우선 알레나가 살아나야 다른 문제의 해결을 노려볼 수 있다.
서남원 감독은 알레나의 부진을 두고 완벽히 치료되지 않은 허벅지 근육통을 들었다. 1라운드 막판 빡빡한 일정 속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쌓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KGC인삼공사로서는 지금처럼 알레나에게 간간이 경기 중 휴식을 주면서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리는 데 전념할 필요가 있다.
4연패에 빠진 KGC인삼공사는 자신들보다 더 분위기가 안 좋은 현대건설과 2연전을 치른다(11월 29일, 12월 5일). 이 두 번의 연전에서 한 번이라도 삐끗한다면, KGC인삼공사의 시즌 역시 더 힘든 길로 빠질 수 있다. KGC인삼공사는 이 2연전에서 분위기 반전과 함께 알레나의 부활이 절실하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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