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최원영 기자]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주포 이강원에게서 희망이 느껴졌다.
제19회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7/24~8/1 인도네시아)에 출전했던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3일 오전 8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최종 성적 3위(7승 1패)를 기록했다.
그중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았던 이강원이 3일 오후 곧바로 KB손해보험을 찾았다. 소속 팀 권순찬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이강원은 그 뒤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KB손해보험과 세계유스남자(U19)선수권대회(8/18~27 바레인) 대표팀 연습게임을 관전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시작에 앞서 이강원에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친 소감을 물었다. “아쉬움이 무척 크다.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에 2-3으로 역전패한 게 내내 마음에 걸린다. 8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겼던 팀이라 더 아쉽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방심했던 것은 아니다. 카자흐스탄이 대회를 치르며 범실도 줄이고 점점 성장하더라. 그 기세에 우리가 당황했던 것 같다. 김호철 감독께서 나를 믿고 기용해주셨는데 내가 못했다. 팀에 마이너스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김호철 남자대표팀 감독은 이를 알아차린 듯 카자흐스탄 전이 끝난 후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의기소침해지면 안 된다. 이미 지나간 것은 잊어버리자”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녹였다.
이강원은 김호철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대표팀에 뽑아주신 것부터 시작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셨다. 스스로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감독께서 키워주신 덕분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 명의 이름을 더 언급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뛴 주장 (문)성민(현대캐피탈)이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함께 훈련하며 형의 좋은 점을 본받고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덕분에 큰 도움이 된 듯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 이강원은 국제무대에서 본인 활약이 ‘실력’이 아닌 ‘운’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감을 어느 정도 충전한 모습이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을까?’가 아닌 ‘해내고야 말겠다’라는 의지가 생겼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남자대표팀은 4일 저녁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소집된다. 일정이 빡빡한 만큼 체력 운동 및 보강에 신경 쓸 예정이다. 이후 6일 오후 11시 5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란 아르다빌로 출국한다.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8/10~14)을 치르기 위해서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에서 이란, 중국, 카타르, 카자흐스탄과 함께 A조에 속해있다. 세계선수권 대회는 본선 진출만으로도 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목표는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이강원은 “만만한 팀이 없다. 우선 중국과 카자흐스탄 전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듯 하다. 조 2위 안에 들어 본선에 나가고 싶다. 순위도 중요하지만 매 경기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자신 있게 펼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사진/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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