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파이크=인천/정고은 기자] 신영석의 블로킹이 득점이 되는 순간 전광판은 25점을 가리켰다. 현대캐피탈이 10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섰다.
현대캐피탈이 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7-25, 25-22, 25-20)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 감독. 첫 해부터 성적을 냈다.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것. 그러나 아쉬움은 있었다. OK저축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 역시도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준비과정에서도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년 만에 우승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최태웅 감독은 “2년 만에 우승을 할지는 몰랐다. 선수들이 큰 선물을 줬다. 그리고 선수들이 좋아하는 걸 보니 너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1세트를 내줬을 때 3차전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선수들은 4차전도 그렇고 5차전 역시 이렇게 즐길 수 없을 텐데 이상 하리 만큼 즐기더라. 선수들이 잘 이끌어나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지만 사실 시즌을 치르면서 고민도 많았던 최태웅 감독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가 그를 괴롭혔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중간 톤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대니 역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대니는 최태웅 감독을 흐뭇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나 발목 부상임에도 끝까지 코트를 지킨 점이 그의 마음을 울렸다. “발목이 돌아가는 걸 봤는데도 참고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프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잠시 울컥했다.”
우승 축포가 터진지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최태웅 감독의 눈은 벌써 다음 시즌을 좇았다. 그는 “올해 안 된 부분들을 보완해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내년에는 좀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는, 그런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사진_ 신승규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