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박미희 감독, 백업선수들에게 보내는 박수

정고은 / 기사승인 : 2017-03-09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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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비록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을 비추지 않았지만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는 그들도 있었다.


지난 7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는 두 번의 축포가 터졌다. 흥국생명과 대한항공이 오래도록 염원했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것. 뜨거운 눈물과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두 감독은 5개월여 간 함께 고생했던 선수들을 떠올렸다.


특히 그들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던 백업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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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화가 빠져있을 때 김재영이나 김도희가 잘 버텨줬다. (이)재영이가 발목부상을 당해 자리를 비웠을 때는 이한비가 자기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공백을 메워줬다.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우승을 하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 기회를 기다리는 건 사실 쉽지 않다. 백업선수들은 매번 같이 연습을 하지만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 기회가 왔을 때 1-2점을 올리기 위해 그들은 훈련을 반복한다. 이 선수들이 지치지 않고 잘 버텨줬던 덕분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박미희 감독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조송화가 무릎 부상을 당하며 결장했던 지난 1월 17일. 이날은 흥국생명에게 있어 중요했다. 2위 IBK기업은행과 선두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된 것. 조송화 대신 코트에 나선 건 이전 까지 3경기에 나서 3세트를 소화했던 것이 전부였던 김재영과 심지어 올 시즌 단 한 번도 코트를 밟지 못했던 김도희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흥국생명은 상대를 3-1로 물리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박미희 감독도 “잇몸이 잘 버텨줬다”라며 주전 세터 조송화의 공백 속에 선수들이 버텨준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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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도 마찬가지. 올 시즌 잘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 명을 집어내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다 잘해줬다. 신영수나 곽승석을 보더라도 언제든 코트에 들어 설 때 팀에 도움이 되게끔 자기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부분들에서 특정선수를 꼽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우승을 확정지었던 날, 그들의 활약은 더 두드러졌다. 신영수는 3세트부터 선발 출전했지만 알토란같은 10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고 곽승석은 자신의 본래 포지션이 아닌 리베로로 경기에 나서 온 몸으로 리시브를 받아냈다.


박기원 감독은 “리베로가 멘탈적으로 힘들어해서 승석이를 리베로로 출전시켰다. (백)광현이한테도 곽승석이 뒤에 있으니 안심하라고 했다. 신영수도 중요한 경기에서 교체투입 돼 멘탈적으로 견뎌내줬다.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승리하는데 있어 주전 선수들의 활약은 중요하다. 하지만 감독들은 알고 있었다. 팀이 우승이라는 목표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기회가 왔을 때 보여줬던 이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비록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을 비추지 않았지만 우승 현장에는 백업선수, 그들도 있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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