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수 손끝, 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정조준하다

정고은 / 기사승인 : 2017-03-07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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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정고은 기자]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대한항공이 챔프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몇 년 간을 기다려왔던 시간. 한선수의 마음도 뜨거워졌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한선수. 대한항공도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시작은 좋았다.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됐다. 한선수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리고 올 시즌 대한항공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앞선 시즌과 분명히 달라진 모습. 그 중심에는 한선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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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 우승 쏘아 올리다


지난 10월 15일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경기를 시작으로 2016~2017 V-리그가 개막을 알렸다. 대한항공도 우승을 향한 도약에 나섰다. 그러나 한선수의 기복과 맞물려 3라운드를 마칠 때만해도 그들에게 주어진 성적표는 3위였다.


그럼에도 박기원 감독은 그를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최고의 세터고 우리 팀의 붙박이 주전 세터다.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살아남과 함께 대한항공도 4라운드부터 우승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1월 12일 KB손해보험전을 승리로 장식한 후 본격적으로 선두로 치고 나간 것.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있었다. 늘 정상 앞에서 무너졌던 대한항공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상위권 팀들이 흔들리는 가운데서 고공비행을 이어가며 굳건히 순위표 맨 윗자리를 사수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순위에 연연하지 않았다. 한선수는 “그동안 우승 압박이 심했다. ‘무조건 우승해야한다’라고 생각하다보니 흔들렸던 적도 많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저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노라고 했다. “한 경기를 하더라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결과는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이다. 그저 끝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 것 저 것 생각하지 않고 냉정하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임하려고 하고 있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다 같이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


그리고 마침내 삼성화재를 꺾고 그토록 염원하던 정상에 등극했다. 한선수는 “우선 기분이 정말 좋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선수들하고 얘기해왔는데 모두가 열심히 해서 이룬 성과라 생각한다. 챔프전에서도 선수들 모두 잘할 거라 믿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한 경기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 우승의 키는 한선수가 쥐고 있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알게 모르게 성적에 대한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있던 한선수. 이날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조금은 덜어냈다.


170307_대한항공_한선수_02_.jpg롤러코스터 같았던 2015~2016시즌
2015~2016 시즌을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 대다수의 팀들이 대한항공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세터 한선수가 복귀했다. 2013년 11월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한 그는 2015년 8월 ‘선수’한선수로 돌아왔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그간 세터의 부재를 절실히 느꼈던 터였다. 황승빈과 강민웅은 공격수들을 서포트하기에 다소 부족했다. 앞선 시즌에는 정규리그 4위에 그치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좌절을 겪었다. 2006~2007시즌 이후 9년만이다.


한선수가 주전으로 뛰었던 2010~2011, 2011~2012, 2012~2013 시즌 3연속 챔프전에 올랐던 대한항공. 아무래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개막전부터 ‘한선수 효과’는 분명했다.


그의 가세로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선두경쟁에 불을 지피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2라운드 막판 산체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모로즈를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리고 2016년 1월 19일 5라운드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꺾으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그렇게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 만 같았다.


2016년 1월 25일 현대캐피탈전을 기점으로 대한항공의 분위기는 극명히 갈렸다. 하나 둘 씩 쌓인 패배가 어느새 7연패가 됐다, 6라운드 중반이 되어서야 간신히 우리카드를 잡고 패배와의 긴 악연을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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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도 비난도 그의 몫
후유증은 극심했다. 김종민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안고 자진사퇴했다. 성적도 4위로 곤두박질쳤다.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노리던 입장에서 봄 배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한선수 역시 마음고생에 시달렸다.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감수해야 했다.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세터로서 자신의 역할을 못 했다는 자책도 했다. 마음의 상처도 고민도 더욱 깊어졌다. 그는 동료들끼리 서로 믿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가까스로 포스트 시즌 막차에 탑승했다. 막판 4연승을 챙기며 3위 삼성화재와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힌 것. 하지만 봄내음을 만끽하기도 전에 그들의 시즌은 막을 내렸다. 삼성화재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1로 패한 것. 블로킹(4-8)과 서브(2-6) 모두 열세를 면치 못했다. 세터 대결에서도 밀렸다. 유광우의 세트 성공률은 약 65%. 반면 한선수는 56%에 머물렀다. 그들 앞에 놓여진 건 패배였다.


시즌 전 한선수 복귀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대한항공. 실제로 한선수는 정규리그 36경기에서 세트 평균 11.463개 세트를 정확히 배달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진하게 남았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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