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의부터 숙제까지’ 대한항공에 일어난 작지만 큰 변화

최원영 / 기사승인 : 2017-01-05 0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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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최원영 기자] 3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를 탈환한 대한항공(14승 6패 승점40). 그 뒤에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2016~2017시즌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라운드 5승 1패, 2라운드 4승 2패로 꾸준히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3라운드 들어 3승 3패로 다소 흔들렸다.


이중에서도 2승은 5세트까지 간 혈투로 승점을 2점씩 확보하는 데 그쳐야 했다. 때문에 전반기를 마칠 당시(2016년 12월 27일)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악몽이 떠오를 법 했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은 5라운드 첫 경기(2016년 1월 19일 우리카드전)에서 승리하며 선두를 차지한 뒤 7연패에 빠져 4위로 미끄러졌다. 대한항공이 리그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올 시즌에는 3라운드에 비교적 일찍 위기가 찾아왔다. 무언가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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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의’ 통해 해답 찾는 미팅 방식
보통 선수들은 경기 전날 상대 팀 분석을 위해 미팅을 한다. 감독, 전력분석관, 코치들이 1차 회의를 거친 뒤 결론을 도출한다. 이후 선수들과 한 자리에 모여 영상을 보며 미리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략 회의를 한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KB손해보험전(2016년 12월 24일)을 앞두고 미팅 방식에 변화를 줬다. 코칭스태프가 1차 회의를 할 동안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모여 자체 토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편하게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의견을 모으라는 뜻이었다.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토의에 임했다. 1시간은 거뜬히 뛰어넘었다. 상대 분석 결과를 통해 스스로 전략도 짜게 됐다. 이렇게 1차 회의를 마치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전원이 다같이 미팅을 갖는다. 서로의 결과를 놓고 비교해본다. 대개 비슷한 방향으로 나온다고 한다. 조금씩 다른 부분은 대화를 통해 최선책을 찾는다.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은 미팅 방식 변화 후 치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어냈다. 이후 우리카드와 한국전력까지 제압하며 3연승을 달렸다. 모든 것이 이 때문이라고 할 순 없지만, 기분 좋은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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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블로킹 위한 센터들의 숙제
대한항공은 예전부터 중앙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김형우, 진상헌, 진성태, 최석기 등이 돌아가며 코트를 지키고 있다. 센터 출신인 박기원 감독은 이들에게 유독 더 엄하게, 더 많은 훈련을 시켰다.


별도로 숙제도 내줬다. 상대 리시브가 잘 됐을 경우 다양한 공격이 가능하니 사실상 모든 루트를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센터들끼리 각자 확실히 한 곳만은 봉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약속한 자리를 지키라는 것이었다.


물론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약속대로 플레이를 했다면 ‘왜 다른 쪽을 막지 않았느냐’라고 질책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센터들은 공격수들과 견고한 블로킹 벽을 쌓아 올렸다. 대한항공은 어느덧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2.76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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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시간 줄이고 승률은 높이고
한 가지 더. 대한항공 숙소는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해있다. 홈 경기장인 인천계양체육관까지는 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교통체증까지 겹친다면 소요 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홈 경기더라도 체육관 근처 호텔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숙소 대신 호텔을 이용한 것은 총 5경기에서였다. 승률이 1승 4패로 오히려 좋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홈에서 치르는 총 18경기 중 개막 직후 2경기를 제외한 16경기를 호텔에서 머문다. 현재까지 대한항공의 홈에서 성적은 9승 2패다. 이동 시간은 줄어들었고, 승률은 보다 높아졌다.


작은 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했던 대한항공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더스파이크 DB_문복주,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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